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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히읗 Jun 06. 2024

입시를 위해 어디로 가야 하나? -2. 학원과 과외

문예창작과 꼭 가야겠니? <25화>

문예창작과나 극작과 입시에 관련된 학원이나 과외를 고르는 것은 다른 과목(국어, 영어, 수학 등)의 학원, 과외를 구하는 것과 비슷하면서 다른 구석이 있다. 


학원은 강사 한 명이 여러 학생을 가르치는 것, 과외는 선생 한 명이 한 명(그룹과외의 경우 두 명 이상의 소수)을 가르치는 것. 여기까지는 다른 과목이나 창작 실기나 다를 것이 없다.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다른 과목들은 정답이 있고, 실기는 확실한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학생이 수학학원을 다닌다면 수학 시험을 보게 될 것이다. 시험에서 틀리는 문제들이 나오면 강사는 그 문제풀이를 학생에게 해주고, 비슷한 문제들을 풀게 하고, 그 문제를 푸는 방식에 대해 가르쳐주며 다시는 그 문제를 틀리지 않게 만들어주면 되는 것이다.

수학이나 국어, 영어 같은 과목은 큰 변화가 없다. 학생들은 꾸준히 공부하고, 학교 시험이나 수능을 통해 다른 학생들과 똑같은 시험 문제를 풀고, 똑같은 기준으로 채점을 하고, 자신의 실력에 따른 점수를 받는다.


문예실기는 어떠한가. 이곳은 정해진 문제도, 답도 없는 세계다. 작년과 똑같은 문제가 절대 나오지 않는다. 작년과 재작년, 그 이전 연도의 실기 문제들을 준비하지만 단 한 번도 그와 비슷한 문제가 나온 적이 없다. 학생은 자신이 정말 글을 잘 썼다고 생각하고, 선생도 그것을 인정하지만 그 학생이 불합격이 될 수도 있다. 반면, 망했다고 생각한 글이 합격이 될 수도 있다. 물론 내신이나 면접은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한 부분이긴 하지만, 학생의 컨디션에 따라, 그날 나오는 글제에 따라 합격과 불합격이 좌지우지되는 불확실성의 세계이다.  


그렇다면 문예창작(혹은 극작이나 스토리창작 등) 실기 학원이나 과외는 어떻게 골라야 할까?

나는 우선 학생들에게 자신의 마음에 드는 곳을 고르라고 말한다.


창작에는 정답이 없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마음이 편하고, 신뢰가 가며, 자신이 자유롭게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해주는, 자신을 성장시켜 줄 수 있는 스승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은 그런 사람이 없지만, 내가 학생일 때만 하더라도 '사랑의 매'라는 관행 하에 폭력과 폭언이 당연시되던 때가 있었다.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가끔씩 그런 사람들이 나타나긴 하는데, 학원이든 과외든 어떤 형태의 수업이든 간에 '폭력'이 동반되는 수업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 창작에는 절대 폭력이 따르지 않는 법이다. 


학원의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각 지역마다 존재하며, 인터넷 강의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좋은 점이다. 내가 학생일 때만 하더라도 유명한 학원들 몇 개만 있었고, 인터넷 강의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지방에는 학원이 몇 군데 없었는데, 요즘은 확실히 학원이 많이 늘어나서 학생들의 선택지도 늘어나서 정말 좋다.

학원은 많은 학생들을 수용하는 만큼 합격생도 많이 배출하며, 그만큼 입시에 대한 정보가 풍부하다. 정답이 없는 실기에서는 합격자 선배가 주는 정보들이 곧 큰 장점이다.

전문학교와는 다르게 학원은 인문계 학생들도 다닐 수 있고, 학교 공부를 함께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입시전형을 준비할 수 있다.


여느 학원들과 비슷하게 창작 관련 학원의 단점도 명확하다. 학생의 수가 많다 보니, 잘못하다 보면 내가 다른 친구들의 들러리가 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학원은 어쩔 수 없는 '단체 생활'이다. 학생들이 선생들에게 상담을 요청하기도 하고, 질문을 하기도 하지만, 학생 개인만을 위한 수업이나 맞춤 학습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단체를 위한 수업이 진행되며, 그 수업을 따라가고 좋은 성적을 스스로 획득해야 한다. 학교와 비슷하다. 1등이 있으면 꼴등이 있는 법. 학원은 그것이 더 명확하게 드러나는 곳이다.   


과외의 가장 큰 장점은 아무래도 '개인 맞춤 학습'일 것이다. 시간도, 진도도, 장소도, 수업내용도, 학생에게 맞춰서 진행할 수 있다. 1:1 수업이 가능하다 보니, 학생의 목표에 맞는 체계적인 수업을 들을 수 있다. 학생이 원하는 수업을 진행할 수도 있고, 학생이 부족한 점을 빠르게 캐치하여 거기에 맞추어 수업을 진행할 수도 있다.


장점이 명확한 만큼, 단점 또한 명확한 것이 과외이다. 특수한 과목인 만큼 좋은 선생을 찾기가 어려우며, 선생마다 다르지만 학원만큼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러다 보니, 학원에서 적응하기 힘들어 과외를 골랐다가 과외유목민이 된 학생들도 많이 만나보았다. 


자신에게 맞는 좋은 과외 선생을 찾으면 완벽하겠지만, 그렇지가 않다면 시간이랑 돈을 가장 많이 낭비하게 되는 것도 과외이다.


지난 글에서부터 창작 관련 학과 입시를 준비하기 위해 학교와 학원, 과외 어떤 것을 골라야 하는지 이야기해 보았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자신에게 어떤 수업이 맞는지 고민이 되는 학생들이 있을 것이다.


나는 이럴 때 '소거법'을 통해서 고르기를 추천한다.

1. 자기가 글을 써주고 학생에게 글을 외우게 시키는 선생이 있는 학원과 과외는 절대 가지 말 것

2. 원래 작가들은 이러는 것이다 라면서 학생을 추행하거나 폭언이나 폭행을 한 번이라도 일삼는 사람은 피할 것

3. 사람이 많은 곳에서 경쟁하는 것이 자신에게 어울린다 싶으면 학원, 경쟁 사회에서 주눅이 들거나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창작에 악영향이 간다 싶으면 과외


이런 식으로 자신이 피해야 하는 것들을 피하기만 해도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혹은 다 다녀보는 것도 방법이다.

당장 전문학교에 입학하기에는 힘들겠지만, 학원이나 과외는 경험해 보고 고를 수가 있다. 한 달만 해보는 것도 방법이고, 시범수업을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보통 학원이든 과외든 학생들이 가장 많이 찾아오는 것은 입시를 앞둔 '고등학교 3학년'때다. 이때 찾아온 학생들은 대부분 '자신이 너무 늦은 것이 아닌지'를 물어본다. 

나는 그런 학생을 볼 때마다 말한다. 그건 해봐야 아는 것이라고. 무책임하게 '무조건 합격이 가능합니다.'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학생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오니까 말이다.


'무한도전'에서 박명수가 말했던 것처럼 '늦었던 때가 정말로 늦었다.' 이 말도 맞다. 최대한 일찍, 시작을 해보되, 끝까지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입시가 목적이라면 시간이 촉박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지만, 작가가 되는 것이 목표라면 '완성'과 '출판'을 목표로, '수익창출'을 목표로 끝까지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우리가 하는 것은 골이 확실히 존재하는 달리기이다. 내가 뛰는 길이 단거리 달리기를 위한 트랙인지, 풀마라톤인지는 모른다. 포기하지 않고 뛰다 보면 어떻게든 목적지에 도착하게 되기 마련이다. 학원이나 학교, 과외는 내가 달리다 지쳐 쓰러지지 않게, 페이스 조절을 할 수 있게, 다치지 않게 도와주는 페이스메이커이자 코치가 되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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