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은 비밀
난생처음 남자들만의 화기 애매한 출사,
궁금하시죠?
모임장소인 운현궁에 도착했다. 치응이가 한옥마루에 앉아 있었고 문종이도 보였다. 잠시 후 우건이도 보였다. 그런데 보여야 할 몇몇 여우들이 보이질 않았다.
얼씨구! 날씨도 더우니 막걸리나 한잔하러 가자고 한다. 어느새 출사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서쪽으로 가면 인사동이요, 동쪽으로 가면 익선동이고, 북쪽으로 가면 삼청동이니 사방이 먹거리 천지다. 가까운 익선동으로 향했다.
고깃집에서 뒤풀이가 시작됐다. 여우들이 없어 이야기가 19금으로 흘렀다.
2차로 내가 아는 순라길로 가자고 했다. 순라길은 조선시대 군인들이 도적을 막기 위해 순찰을 돌던 길이다. 종묘 서쪽의 서순라길이 몇 년 전부터 핫플이 되었다. "이리 가면 카페가 있어?" "응 따라와" 종묘 담벼락을 따라 카페며 술집들이 주욱 늘어서 있었다. "와 !" 탄성이 이어졌다. 우건이는 "내가 종로에서 태어났는데 몰랐네" 감탄 연발 이다. "응 그 땐 없었고 지금은 있어" 커피, 와인, 맥주, 소주, 하이볼 종류별로 다 있었다. 젊은 이들은 담벼락 위 난간에 위태롭게 앉아서와인이나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겨우 빈자리가 있는 카페 겸 술집을 찾아 들어갔다.
스타트는 우건이의 비사 이야기로 시작됐다. 나는 우생학 이야기를 했다. 최근 읽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에 나오는 쇼킹한 이야기다. 책에는, 독일 나치가 불임수술을 자행하기 이전에 이미 미국에서
이런할 일이 합법적으로 만연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지금도 합법적으로 은밀히 이루어지고 있다.
"성일이가 알고 보니 책을 많이 읽는 구나"진선이가 말했다. "응 백수라서 시간이 많잖아, 그리고 책 읽는 기쁨이 유투브 보다 훨씬 크거든, 유브트 보는게 손 잡은 정도라면, 책읽은 기쁨은 키스에 비유할 수 있지!" "말솜씨는 문종이가 좋지, 성일이가 기 죽을 정도야!" 우건이가 말했다. 문종이의 현란한 말솜씨가 이어졌다. 19금이라 여기서 밝히기 어렵다. "이제 우리 나이에는 여우들 있을 때 얘기해도 괜찮아!" 내가 말했다. "아니야 그래도 안돼" 반대가 많다.
인생 영화 얘기가 나왔다. 우건이는 '그리스'를 보고 너무 감동을 받아 거리에서 쓰러질 뻔했다고 한다. 역시 감성이 충만한 이 친구가 나오면 출사가 즐겁다. 나는 '그로잉 업'에서 나쁜 남자가 최후에 여자를 차지하는 걸 보고 '나쁜 남자'되기로 마음먹었다고 하니 다들 나는 '나쁜 남자' 아니라고 한다. 더 나쁜 놈이 되어야 하나?^^ 나이 차이가 많은 커플 이야기, 방북, 걸그룹 이야기, 안타까운 친구의 근황 등등..
자세한 이야기 내용은 다들 비사, 19금이라 상상에 맏긴다. 나중에 만나서 들어보시라!
술과 수다가 주인공인 즐거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