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부터 방송하던 생생 정보통이라는 프로그램은 이제 없고 요즘 KBS 2TV에서 오후에 방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의 이름이 사실은 '2TV 생생정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2015년부터 이름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여전히 나를 포함한 많은 시청자들은 생생정보통으로 기억한다. 이 프로그램 얘기를 하려고 한 건 아니고 오늘은 내가 일하는 시골 카페가 어떻게 생생한 정보를 전달하는 장소가 되었는지를 소개하고자 하는데 왜 생생정보통 얘기를 하고 있는지 원. 그냥 거볍게 흘려 읽어주십시오.
내가 사는 지역에서 시골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님은 이 동네에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지역 정보에 느릴 수밖에 없다. 매일 여는 가게라면 가게에 머무는 시간이 기니까 정보력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공교롭게도 금토일만 여는 가게인지라 더욱 그렇다. 하지만 사장님의 든든한 뒷배가 있었으니 바로 건물주님. 사장님을 낳고 길러주신 건물주부부가 이 카페에 딸린 집에 거주하고 계시므로 (아니지, 집에 카페가 딸려 있다고 해야 더 맞겠다) 그 누구보다도 지역 사정에 밝으시다. 같은 동네라고 해도 깊은 산 속에 지어진 집에 동리와는 멀찍이 살고 있는 나와는 확실히 다르다. 이 카페의 위치는 우리집과 달리 동리에서 가까운 평지에다가 마을회관도 가까운 곳이라 정보력의 속도가 빠른 것이다. 내가 이 카페에서 알바를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전혀 모르고 지내고 있었을 것들이 수십가지는 될 것이라서 건물주님의 정보력에 항상 감사하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사장님의 뒷배는 바로 나. 건물주 부부님이 어르신 통신에 특화되어있다면 나는 이 시골 동네의 학부모로서 알게 되는 동네 정보들을 사장님과, 손님들과 나눈다. 예를 들면 주말에 어디에서 무슨 수업을 한대요(사장님이 주말마다 카페에 데리고 오는 자녀를 위한 정보), 저희 단골 손님인 그 학부모님이 어디를 다쳐서 요즘 못 오시는 거래요(왜 요즘 안 오실까 궁금해하는 사장님을 위한 고급 정보), 그 가게가 며칠 동안 문을 닫은 이유는 이거래요(경쟁업체 소식)와 같은 것들인데 실제로는 잔잔한 시골 생활이 심심한 내가 말하고 싶어서 먼저 하는 말들이랄까.
마지막으로는 카페를 찾아주시는 손님들이다. 따끈한 꽈배기를 들고 입장하시는 손님을 보면 '아 오늘이 장날이었구나, 시간 가는 줄도 몰랐네' 싶고 요즘 도시에서 유행한다는 두쫀쿠를 먹어보라며 사다 주시는 단골 손님을 보면 '와 오픈런해도 사기가 쉽지 않다는데! 뭘 이런 걸 다!'하며 덥석 맛을 보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이 지역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사장님과 나의 일이라 생각한다. 이곳은 여름마다 물놀이를 하는 곳으로 유명한 관광지이다보니 겨울에는 여름에 비해 손님이 많지 않다. 그럼에도 겨울에 놀러오는 분들이 여기서 할 게 뭐가 있냐고 물으시면 있는 정보, 없는 정보를 다 쥐어짜서 제공하는 것이다. 눈썰매장도 있고요, 작은 동물원도 있고요, 흑백요리사2에도 나온 이 지역 특산물은 어디서 사실 수 있고요, 펜션에 가시는 거면 이 동네 고기는 무슨 요일이 소 잡는 날이고요 과일은 어디가 좋고요...
인터넷 검색도, 챗GPT도 다 편리하지면 무엇보다도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우리 동네 생생 정보는 시골 카페에서 얻어가시는 게 어떨까. 거기엔 연예인과 전문가 섭외를 수 년 동안 해 온 현직 방송작가가 대단한 정보력을 탑재한 채 알바를 하고 있을 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