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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민크루 Nov 01. 2020

최선을 다했을 때 따라오는 운


크루즈 업계에 대한 조사를 어느 정도 끝낸 다음에 크루즈 승무원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았다. 지금이야 나를 포함한 전현직 크루즈 승무원들이 인터넷을 통해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제대로 된 정보를 한국어로 찾아보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던 중 해양수산부에서 주관하고 크루즈 선사 취업 연계를 해준다는 국비과정에 대한 정보를 보게 되었다. 당시 지정 교육기관은 서울시 용산구, 경상북도 경산, 제주도에 위치한 3 학교였다. 그중 집에서 통학할 수 있는 용산구에 위치한 학교에 대해서 알아보며 지원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미 마감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순간 크루즈에 대해 선명해지기 시작했던 느낌은, 너무나도 확연하게 또렷해졌고 이게 아니면 안 된다는 확신에 차기 시작했다.


이것이 끝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며 더 정보를 찾아보았고, 경산에 위치한 학교는 당일 2~3시간 후에 지원을 마감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서울에서 태어나 수도권에서만 살아온 나는 경산이 어디인지도 모른 채, 일단 마감 시간을 놓칠 수 없다는 일념으로 지원서를 작성해서 제출했다. 이후 면접을 보라는 연락을 받았다.


당시 나는 엄마에게 회사를 그만둔 것도 모자라 갑자기 생뚱맞게 그리고 또다시 새로운 분야인 크루즈로 뛰어들겠다는 고백을 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그 어떤 부모라도 달갑지 않게 들릴 만한 위험요소들이 충분한 직업으로 뛰어들겠다는 고백을 차마 입에 담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단지 해야겠다 만이 아니고, 뭐라도 손에 쥔 다음에, 적어도 국비과정에 통과되고 나서 밝히기로 했다. 면접 당일, 나는 아침 일찍부터 약속을 핑계로 집을 나선 후, 2시간 반 동안 대중교통을 타고 대구로 가서 1시간 반 동안 렌터카를 운전해서 면접을 보고 늦은 밤 귀가했다. 며칠 후 통과했다는 연락을 받았고, 그날 바로 나는 엄마에게 이 모든 과정을 고백했다.


엄마는 역시 나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해주었다. 그리고 고마운 격려를 받으며 국비과정에 대한 준비를 시작했다. 준비 과정 중에 고용복지센터 담당자의 뜻밖의 권유와 도움으로 용산구에 위치한 아세아크루즈인재양성센터와 별도 면접을 볼 수 있었고, 그 역시 통과했다. 두 기관을 두고 선택을 하는데 앞서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론적으로는 아세아에서 국비과정을 이수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모든 과정 중에 최선을 다한 나에게 보다 나와 인간적으로 잘 맞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도와주셨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나의 크루즈에 대한 도전은 국비과정을 통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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