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과정은 3개월의 국내 교육과 1개월의 해외 교육으로 이루어졌다. 과정을 마무리하는 중에 스타 크루즈(현 드림 크루즈) 선사와 면접을 볼 수 있었다. 스타 크루즈는 말레이시안 기업 겐팅 그룹 산하의 홍콩 겐팅에 소속된 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크루즈 선사이다. 나의 첫 배인 스타 크루즈의 슈퍼스타 버고(현 드림 익스프롤러)에서 근무할 때에 취재를 도왔던 기자의 기사 내용이다.
스타 크루즈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대표적인 크루즈 선사다. 홍콩, 싱가포르,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짧게는 1박부터 길게는 5박까지 다양한 운항 일정을 선보인다. 이번 5일간의 크루즈 여행을 함께할 슈퍼스타 버고호는 스타 크루즈가 보유한 6척의 선박 중에서도 가장 특별하다. TTG Travel Awards에서 ‘최고의 아시아-태평양 크루즈 상’을 10회나 받았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7만 5천 톤, 13층으로 이뤄진 선박에는 한 번에 1,870명의 승객과 승무원 900명이 탑승할 수 있다.
- 당시 뚜르 드 몽드 김수현 기자 기사 중 -
첫 배에서 2년 동안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지만, 사실상 급여 및 복지 조건은 좋지 않은 선사였다. 2020년부터 호주와 뉴질랜드 노선을 추가했지만, 당시 운항 노선은 아시아 지역에서만 이루어졌으니 직업이 아닌 여행의 목적이 큰 지망생들에게는 결코 좋은 조건이 아니었다.
지금까지도 크루즈 승무원 지망생의 대부분은 보다 나은 급여 조건과 다양한 운항 노선을 위해 미국, 호주, 영국 및 유럽 크루즈 선사를 선호한다. 하지만 해당 선사와 면접을 보기 위해서는 연락이 올 때까지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런 조건만을 따지면서 기다리기보다는, 어느 선사가 되었든 일단 먼저 승선하는 것이 나 자신을 위해 보다 현명한 선택이라 생각했고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1차 그룹 면접, 2차 개인 면접, 3차 일본어 시험의 과정을 거쳐 최종 합격했다. 굉장히 기뻤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었다. 면접 결과와는 별개로, 실질적인 승선 날짜는 다음 주가 될지 다음 달이 될지 다음 해가 될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크루즈 승무원의 첫 승선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는데, 바로 이런 기약 없는 기다림이다. 선사에서 승선 날짜를 보내올 때까지 그저 기다리는 것이다. 선사에 따라 상이하지만 대부분이 동일하고, 선사를 바꿀 때에는 또다시 동일한 과정을 겪어야 한다.
다행히 감사하게도 나는 3주 뒤에 연락을 받았고 2주 뒤에 승선하라는 내용이었다. 굉장히 갑작스러웠지만 나는 타겠다고 했다. 당시 스타 크루즈 승선을 위해서는 이메일이 아닌 부산으로 직접 가서 계약서를 받아 사인을 해야 했고, 건강검진도 받아야 했다. 해양수산청에서 선원수첩도 발급받아야 했다. 게다가 처음 해보는 뱃 생활을 위해, 그것도 10개월 동안의 짐을 싸야 했다. 10년 동안 해외 생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뱃 생활은 처음이라 괜히 더 마음이 바빴다. 하지만 기약 없이 면접 날짜 및 결과, 승선 날짜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너무나도 감사할 조건이 많은 상황이었다.
그렇게 나는 홍콩에서 인생 첫 크루즈를 만났고, 첫 크루즈 승무원 생활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