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Of the Best
Hellow, this is an english teacher. I am looking for BOB. This is BOB
11년 전 나의 영어 전화 시작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BOB는 나의 영어 닉네임이다. Best Of the Best 정말 전화영어로 영어회화에서 최고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This is BOB 이후로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분명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외국인의 음성은 알지만 도대체 무슨 말인지 들리지도 이해도 되지 않았다.
알아듣지 못한 내용을 물어보려고 해도 영어로 말해야 해서 물어볼 수도 없었다. 한여름밤의 통화여서 10분간의 통화는 땀으로 나를 채웠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부끄럽고 숨기고 싶은 추억이다. 우리나라의 영어교육을 결석 없이 꼬박 받았지만 영어로 나의 생각은커녕 말 한마디 못하다는 것에 나에 대한 심한 회의감이 들었다. 한 달 동안은 10분간의 영어 통화가 끝난 후 기분이 아주 많이 다운되었다. 언어 때문에 내 기분을 이렇게 상하게 할 수 있구나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지속된다면 더 이상 안될 것 같았다.
난 지금까지 영어를 공부처럼 했다. 단어를 쓰면서 기억했던 습관과 중요한 문장은 내 머릿속에서만 외워져 있을 뿐 표현으로 넘어가기에는 갈길이 멀었다.
바꾸자! 바꾸자! 잘 알지는 못했지만 내 머리 주변을 맴도는 소리를 들었다.
주변에 물어볼 사람이 없다는 게 다행으로 생각했다. 글쓰기 전 예전에 읽었던 내용들이 무의식적으로 내 글에 녹아드는 것과 같이 다들 비슷한 충고와 조언을 해줄게 뻔했고 역시 결과도 뻔해질 것 같았다. 자만 같아 보이지만 더 이상의 관행대로 영어에 대해 접근하기가 싫었다.
나만의 좋은 방법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무모하게도 그땐 나만의 길을 가고 싶었다.
난 무식해서 용감했다
매일 하루 10분의 통화에서 한 단어 또는 한 문장이라도 건지자! 욕심부리지 말자! 어떤 날은 한 단어도 얻지 못한 날도 있었지만 마음은 이미 내려놓아서 일소 일비 하지는 않았다.
영어 전화를 시작했지만 영어 실력보단 마음 컨트롤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는 게 참 신기했다.
모든 공부? 의 기초는 마음 다스림 인가 생각도 해보았다.
그래도 나의 영어 실력은 자동차의 속도계에 나타나지 않은 바늘처럼 제자리걸음이었다. 큰 소득 없이 한 달이 흘렀다. 그때 마침 여름휴가기간을 맞춰 상해를 여행하게 되었다.
상해에 가서 중국말도 못 하고 단어적인 영어 몇 마디만 하다가 돌아왔다. 여행은 좋았지만 소통 부재로 반쪽짜리 여행이었던 것이다. 바꾸자! 바꾸자! 방법이 아니라 나의 생각도 바꾸자!
흩어져 있던 단어들을 머릿속에서 한 문장으로 만드는 대신 일단 입으로 표현부터 했다. 물론 문법적으로 다 틀리게 말하고 있었다. 말하는 사람도 듣는 영어 전화 강사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내가 말한 문장들은 다시 담아서 다시 말로 표현해보았다. 처음부터 잘할 수 없다는 걸 기억하면서 천천히 했다. 사실 나보다 강사가 더 힘들어했을 것이다. 정말 되지도 않은 말을 듣는다는 거와 틀린 말을 바로 잡아주면 또 틀리게 말하는 것이 반복이기 때문이다.
영어를 입으로 내 뱉는는걸? 하다 보니, 내가 참 표현에 서투르다는 걸 알았다. 영어회화를 하고 싶어 영어 전화를 시작했지만 이번엔 표현력이 문제였다. 내가 어디 나가서 말해본 경험도 말이 많은 사람도 아니었다 오죽했으면 초등학교 시절 담임선생이 나에게 “말없는 사나이”이라는 별명을 지었을까!
표현! 기계적일 수 있겠지만 감정적인 건 배제하면, 연습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표현하려고 노력이라곤 안 해본 사람에겐 처음에 힘들었다. 그래도 나의 목표는 BOB이지 않은가!
나의 생각과 달라도 로봇이 말하듯 영어로 표현해보았다.
“It’s awesome”
정말 내가 좋아서 하는 말이 아니다. 연습을 하는 거다.
한국말로도 잘 안 하는 표현을 영어로 표현하려니까 낯 간지럽고 뭔가 어색했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중 인격자가 되자!”
한국어로는 한국인 스타일로, 영어로 말할 땐 네이티브 스타일로 생각도 하고 표현도하고 마치 내가 아닌 다른 인격이 말하듯.
다른 말로 하면 영어 전화 시간엔 난 가식적인 사람이었다. 양심에 걸릴 문제는 아니지만 영어 표현을 위해서는 핑계 같지만 난 그래야만 했다. 그게 최선이었고 최고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