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들리 수필
좋아하는 마음은 그 크기가 차이 나는 경우가 잦다. 서로 자신이 더 좋아한다고 자부하기도 하고, 상대방의 마음이 나의 마음보다 작지는 않을까 불안에 떨기도 한다. 나도 나만 너무 좋아하 는 건 아닐까, 하며 전전긍긍했던 적도 있었고, 그래서 가끔은 서운하기도, 혹은 슬퍼하기도 했다. 다만 이 감정이 당신을 좋아하 지 않아서가 아닌, 당신을 너무도 좋아하기에 피어오르는 감정임을 똑똑히 인지하려 애쓰고 있다.
당신을 너무 좋아한다는 이유로 이별하고 싶지는 않다. 그건 내가 원하는 결말이 아니다. 싸우고 서운해하는 대신, 차분히 대화하고 조율해 나가며, 더 나은 미래를 함께하고 싶다. 그런 이유로 헤어지게 된다면, 정말이지 오래도록 후회할 것만 같으므로. 나는 당신이 여전히 나를 좋아하고, 우리의 다툼이 서로를 아끼기 에 일어나는 필연임을 이해하려 한다. 당신을 좋아하고 있다.
이제는 불안에 떠는 대신 최선을 다해 좋아하려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치의 표현을 하려 한다. 표현하지 않으면 사랑은 들킬 수 없다. 들켜야 사랑이다. 당장 내일 죽어버릴 수도 있을 삶을 지내며, 표현하지 않는 모습은 미련하다. 나와 당신의 손해다. 내가 최선을 다할 테니, 당신 또한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좋아하는 마음의 크기에 차이가 있을지언정, 그 차이가 크지는 않을 테니까. 차이가 나더라도, 그 차이가 우리 관계의 균열을 만들지는 않았으면 한다.
이전에 내가 당신을 덜 좋아하는 것 같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상당한 충격이었다. 아팠다. 나의 표현이 그다지 예쁘지 않았구나, 하며 슬픈 감정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윽고 안심할 수 있었다. 당신이 나를 좋아하고 있구나, 내게 서운함을 느낄 만큼 나를 좋아하고 있구나. 미안한 동시에 안심할 수 있었다. 그래서 다짐했다, 오래 함께할 수 있도록 애써야겠다고. 나의 꿈은 당신과 오래도록 함께 사는 일상이다. 다른 꿈 따위, 더는 원하지 않는다. 당신이 웃는 모습을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