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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하는 이모씨 Aug 18. 2023

6-3. 지금 필요한 건 행동이다.

자기 확신을 갖는 좋은 방법이라는 게 정말 존재할까?


내가 지금 이 글을 쓰기까지 나에게는 지난 1년 간의 몸이 데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코로나와 함께 시작했던 그보다 앞선 2년 동안 완전히 동면상태였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모든 세상이 멈춰 버렸을 때, 나는 나쁘게도 안도했다.

영화판이 얼어붙고 찍어놓은 영화가 개봉을 못하고 모든 투자 검토는 홀딩되었다는 소식이 반가웠다.

4년을 붙들고 있던 영화가 제작 목전에서 주저앉았을 때 하늘이 나에게 미안해서 코로나로 퉁치려나 싶은 마음도 들었다.

빈손의 무력한 감독의 졸렬한 자기 위로였다.


당시의 나에게 자기 확신을 가지고 글을 쓰라는 말은 거의 지금 당장 부산까지 뛰어서 24시간 안에 도착해! 정도의 말이다. 거의 폭력이다.

그만큼 자기 확신을 가지고 글을 써나간다는 것은 정말이지 엄청난 에너지를 요구하는 일이다.


그래서일까?

많은 작법서들이 지점에만 오면 방법보다는 자기 최면법을 가르치거나 정신승리, 멘털 케어, 초심 찾기 등의 방법을 말한다. 그런 말들은 하는 저자도, 읽는 독자도 참으로 고급스럽지만 실상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다소 고급스럽기보다는 번거롭고, 시작할 때는 아주 쓸데없는 짓인 거 같아 의심스러운 방법!

바로 피칭 원고를 작성하는 것이다.

에이~ 피칭할 것도 아니고 이거 쓰는데도 공력이 드는데 어따 써먹을 때도 없는 글을 또 쓰라고?

공감한다. 그러나 한 번만 속아보시라~


피칭원고란 자신의 이야기의 핵심적인 요소들을 소개하는 원고로 대략 7분~10분 정도 말 할 수 있는 분량의 글을 말한다. 말 그대로 말하기 위한 원고이기 때문에 장황하게 늘어지기보다는 핵심을 전달하되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순서로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7~10분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굉장히 긴 시간으로 당신이 핵심에서 벗어나는 순간 앞에 앉은 사람은 핸드폰을 켤 것이다.

그럼 어떤 것들로 채워나가야 할까?


막상 자리에 앉으면 뭐부터 써야 할지도 막막할 것이고 어떤 내용들로 구성해야 할지도 난감할 것이다.

내가 권하는 가장 실질적이고 확실한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공모전'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공모전은 말 그대로 아이템 자체로 지원하는 기획개발공모부터 완성된 작품으로 지원하는 공모전까지 정말 다양하다.

물론 공모전에 참여해서 수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도 좋겠지만 꼭 공모전에 도전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럴 필요도 없고 그렇게 작가가 되는 것만도 아니기 때문이다.

공모전을 활용하라는 의미도 출품을 하라는 것이다.

목표를 가지고 나아가면 훨씬 수월하게 목적지에 닿는다고 화이팅을 외쳐주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잠깐 공모전 이야기를 하고 가면. 개인적으로 나는 무턱대고 공모전에 지원하는 것을 그리 찬성하지 않는다.

나도 비슷한 수상경력이 있어 나를 아는 사람이라면 저만 해 먹으려나 싶을 수 있지만 그 문제가 아니다.

혹은 공모전에 내면 아이디어만 뺏긴다더라.

혹은 공모전에 내봤자 별거 없더라.

뭐 이런 차원의 말이 아니다.

이 모든 것은 다 쓸모 있다. 하지만 내가 공모전을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 것은 시작작가들은 떨어질 가능성이 너무 많은데 떨어질 때마다 스스로의 능력을 의심하고 원망하는 과오를 저지르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모전을 활용하라고 조언하는 이유는 공모전에서 요구하는 항목들이 바로 당신의 피칭원고에 들어가야만 할 핵심요소이기 때문이다.


기획의도 1/2페이지 이내
줄거리 또는 트리트먼트 또는 시놉시스 또는 구성안 3페이지 이내
등장인물 소개 1페이지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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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항목들이 우리가 상상도 못 한 엄청난 것들이 있는 게 아니다. 줄거리라던가 인물 소개 등 몇 번 경험해 보면 대충 알법한 것들이다. 그런데 공모전마다 요구하는 글자수가 정해져 있다. 아니면 하다못해 페이지라도 정해져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내 이야기를 그 분량 안에 넣는 연습을 해보는 것이다.


이 과정은 자신의 스토리가 어떤 모양인지 이해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걸 작성하다 보면 거의 90% 확률로 자신의 스토리가 지금 굉장히 이상하다는 걸 알게 된다.

왜냐하면 이 과정은 스스로에게 이 작품을 시작할 때 전달하고 싶은 것이 뭐였는지 깨닫게 하기 때문이다.

지금 얼마나 멀리와 있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그럼 거길 손대면 된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지금 쓰고 있는 걸 내려놓기보다는

자신의 행동으로 길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후회도 원망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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