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함은 러너의 필수조건!

1인 러닝 크루의 달리기

by 아임유어엠버



비대면 대회는 이래저래 묘하다.


나 혼자 하는 도전이면서도 나 혼자의 도전이 아니다. 바로 옆에서 달리는 사람은 없지만 어디에선가 나와 같이 달리고 그 기록을 인증한다. 다독여야하는 것도 나이고, 완주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도 나뿐이다.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대회 참가이다보니 인증 절차는 꽤나 엄격하다. 기록 측정 시 주최 측에서 제시하는 러닝 앱만 사용해야하고, 기록을 인증할 때 제출하는 화면에는 날짜와 거리가 필수로 들어가야 한다. 그 뿐만이 아니고 자정 전까지 올린 기록만 인정된다.

어느 날, 달리기를 할 때 깜빡 잊고 앱을 안켰다는 사실을 뒤늦게야 알았다.


밤 11시쯤이 되어서야 다시 달리기를 시작했다. 8km 달리기를 하는데 드는 시간은 평균 1시간이 넘는데, 12시 안에 달리기도 완주하고 기록도 업로드할 수 있을까.


영화 ‘미션임파서블’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떨리는 마음으로 달렸다.


아니나 다를까, 시간부족으로 그날의 미션을 수행하는데 실패했다.


그날 하루 실패한다고 전체 도전이 실패하는 것도 아닌데 속상했다. 계획대로, 뜻대로 안되는 게 다반사인 게 인생이다.


‘내가 조금만 꼼꼼히 확인했으면 두 배로 에너지를 쓰지도 않았을 텐데’


땀에 흠뻑 젖어 상심에 젖어있는 나를 보고 엄마가 말씀하셨다.

“어휴, 정말 대단하다. 아무도 못하는 걸 넌 그렇게 매일 하고 있니?”


그 말에 오버랩이 되면서 한 장면이 떠올랐다.


지난해 바디프로필을 찍기 위해 헬스장을 거의 매일 다니던 시절, 누워서 레그프레스 40kg를 하다가 그만 울고 말았다. 누구도 내게 상처를 준 일이 없었다. 그냥 몸이 힘드니까 자연스레 나온 눈물이었다.


수건으로 땀을 닦는 척하고 눈물을 닦았는데, 그새 눈물을 봤는지 트레이너가 당황하며 나를 구석으로 데리고 갔다.


“회원님, 왜 우세요?”


“아니에요. 쌤 때문에 그러는 게 아니라 그냥 제가 너무 힘들어서요. 엉엉”


외로운 싸움을 한다는 기분에 울었던 것 같다. 어린아이처럼 훌쩍이는 내게 트레이너는 엄마같은 따스한 말을 무심하게 투척했다.


“회원님, 지금 정말 잘하고 계세요. 이렇게 열심히 해주시는 분 거의 안계셔서 저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은 당장 변화가 없는 것 같아도 매일의 노력이 헛되지 않을 거라고 믿어요”


누군가의 한마디에 마음이 풀리던 그때처럼, 엄마의 위로를 들은 지금에도 외로웠나보다. ‘1인 러닝 크루’의 달리기는 고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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