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달별꽃 Oct 27. 2022

"기본의 중요성을 잊으면 안돼요"

잘 달리는 법3

몸의 중심을 앞으로 두고 발바닥 전체를 땅으로 짚는다고 생각하고 발을 찬다. 양팔은 팔은 뒤로 민다고 생각하고 엇갈리며 움직인다. 등 가슴은 어깨가 안으로 말리는 라운드숄더가 나오지 않을 정도의 자세로 펴면 된다. 상체가 뒤로 가지 않도록 몸의 중심을 앞쪽으로 둔다고 생각하고 달려야 한다. 언덕이나 계단을 올라가는 상체느낌을 생각하면 좋다.      


이것이 러닝의 기본 자세다. 일반적인 달리기와 별반 차이가 없어보이지만, 바른 자세를 유념하고 달리는 것과 생각없이 막 달리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무슨 일을 할 때든 기본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 인사 잘하는 직원은 남녀노소에게 예쁨 받으며, 출근 때 지각안하는 직원은 상사에게 성실함을 입증한다. 이런 사람들은 업무 능력이 뛰어나지 않더라도 ‘기본빵’으로 중간 이상의 인정을 받는다.      


러닝에서 기본은 호흡과 스트레칭이라고 생각한다.      


마라톤 대회 전 준비운동을 하는 모습


나는 무엇보다도 호흡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다. 더위에 지친 강아지처럼 입을 ‘헤’ 벌리고 빠르게 숨을 쉬었는데, 쉽게 어지러워졌다. 그래서 택한 첫 번째 방법이 규칙적으로 숨 쉬기였다. 군인들처럼 마음속으로 ‘왼발, 왼발’하면서 박자를 맞춰 뛰되, 왼발에 숨을 들이마시고 왼발에 숨을 내뱉는 것이다. 불규칙적으로 숨을 쉬었을 때보다 훨씬 편했다.      


문제는 뛰다가 박자를 놓치거나 다리 움직임에 맞춰 나도 모르게 호흡이 빨라지는 순간이 생긴다는 거였다. 몸과 머리를 동시에 쓰는 멀티 능력을 갖추지 못한 나한테는 불리한 호흡법이었다.      


또 습습하하 또는 습하습하 이렇게 자주, 짧게 호흡하는 것도 어지러움을 유발했다. 선수들은 이렇게 많이 뛴다는데 호흡 횟수가 늘어나다보니 숨소리만 거칠어졌다.


역설적이게도 내게는 호흡을 천천히 하는 게 도움이 됐다. 다리는 빨리 움직이되, 호흡은 천천히해서 뇌를 속이는 작전이었다. 호흡을 천천히하기 때문에 뇌는 지금 힘든 상황이 아니라고 인식하게 되고, 숨도 덜 가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예상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코와 입을 모두 사용해서 많이 마시고 많이 뱉어주는 게 포인트! 산 정상에 올라 숨을 쉴 때처럼 깊게 호흡을 했더니 오래 달려도 크게 벅찬 느낌이 없었다.     


스트레칭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실감한 일도 있었다. 내가 스포츠맨이었다면 모르겠지만 운동을 안하던 상태에서 갑자기 러닝을 열심히 하다보니 다리 근육들이 놀란 것이다.      


어디 부딪힌 곳도 없는데 하루 아침에 고관절이 아파서 아예 걷거나 뛸 수가 없었다. 엄살이 아니라 정말 절뚝이면서 걸어야 했다. 재활의학과에서 도수치료를 받고 와도, 마사지 기계로 아픈 부위를 풀어줘도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다.      


고관절의 통증은 허벅지와 무릎으로 점점 내려왔다. 심지어는 통증 때문에 불면증까지 생겼다. 아프니 몸이 며칠 쉬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운동을 안했다. 대회가 코앞인데, 절망스러웠다. 러닝을 쉬는 기간에 우연한 기회로 50분짜리 요가 수업을 들었는데, 놀랍게도 아팠던 부위에서 통증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기적이야 이건!”      


러닝을 만만하게 생각한 나의 안일함이 문제였다. 이전까지는 국민체조 하듯이 숫자 8까지 세는 4분의 4 박자에 맞춰 머리부터 발까지 풀어줬었는데, 시간을 다 합쳐도 5분이 채 안됐다.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스트레칭을 정말 제대로 하려면 30분은 해야한다고 한다. 옆구리, 햄스트링, 아킬레스건, 고관절 등 사소한 부위라도 빼먹지 않고 풀어줘야 몸이 러닝할 준비를 한다. 동료 중에는 일부러 몸에 열을 내기 위해 가볍게 뛴 후에 러닝 모임에 나타나는 사람도 있다.      


날씨가 추울 경우엔 평소보다 10분 더 뛰고. 더울 경우엔 평소보다 조금 덜 뛰는 것도 몸을 보호하는 방법이다.     

이전 06화 "함께 달려야 끝까지 간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