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의 약속이 젤 지키기 어려워

운동 결심, 이대로 와르르 무너지나?

by 아임유어엠버


‘나의 운동생활’이라 적힌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한 지 2주. “매일 30분씩 운동하기”는 설 연휴 기간 이틀 실패했고, “라면 안 먹기”라는 규칙은 어긴 지 이미 오래다.


세상엔 지키기 어려운 수많은 것들이 존재하지만 그 중에서도 ‘나와의 약속’을 제일 지키기 어려운 것 같다. 수험생 때는 졸린 눈 비비고 일어나 책상 앞에 앉는 게 힘들었다. 다이어트를 할 때는 식욕을 참는 게 잘 안됐다. 사회인이 되어보니 초심을 잃지 않고,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일을 열심히 하는 게 어렵다.


다행히도 수많은 유혹에도 “저녁 8시 이후 금식”이라는 규칙 하나만은 잘 지켜내고 있다. 한번 야식을 먹기 시작하면 겉잡을 수없이 절제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매일밤 유튜브 먹방으로 대리만족을 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 5km 조깅’도 올 하반기 ‘바디 프로필 찍기’라는 목표를 세우고 다짐한 것들에 포함돼 있다.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알람은 많이 설정해뒀다. 6시, 6시 10분, 6시 30분... 10번 가까이 울리는데 희한하게 8시가 넘어서야 눈이 떠진다.


어제는 비가 온다는 예보에 아예 운동을 포기하고 늦잠을 자버렸고, 오늘은 눈이 온다는 핑계로 제꼈다. 한 번은 조깅하기 딱 좋은 새벽 6시에 눈을 떴는데 날씨가 맑아보였지만 어두워서 다시 잠을 청했다. 추운 겨울이라 그래, 하며 합리화했다.


몇 시간 후면 춤을 추러 간다. 이 역시 호기롭게 세운 나와의 약속이었으나, 왜인지 ‘귀차니즘’이 도진다. 코로나19로 집합 금지 명령이 가해져 6개월 정도 쉬었다. 그동안 몸이 초기화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안그래도 왕초보라서 연습실 제일 뒤에서 쩔쩔 매는데, 잘 못따라가고 버벅대면 어떡하지 싶다.


땀 흘리는 게 건강에 도움이 되는 줄 알면서도 축축하고 찝찝한 느낌이 싫고, 계속 몸에 자극을 줘야 살이 빠지는 걸 알면서도 그냥 침대에 누워 유튜브나 보면서 빈둥대고 싶다.


아무것도 안하고 있지만 격하게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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