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이 정치인을 이끌어야 기후변화 문제 해결
얼마 전 폴란드의 석탄 도시 카토비체에서 24 차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 (COP24)가 열렸다. 이 총회 전 IPCC 기후변화 1.5 도씨 특별보고서가 발표되어 2도씨 이상의 기후변화에 대해 경고하고 급격한 온실가스 감축에 통하여 1.5도씨 이하로 온도상승을 억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일 수많은 연구결과들 (hot house paper, 미경제 GDP10%하락)이 발표되어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끔찍한 미래에 대해 경고하고 뜨겁게 변하는 미래 기후의 공포를 이야기하지만 현실의 우리 변화는 더디기만 하다. 기후변화에 관심있는 개인은 스스로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 콘센트의 전기를 뽑고 아끼려 노력하지만 개인의 노력으로 이 거대한 흐름을 어떻게 바꿀수 있을지 걱정하며 망연자실해 할수 밖에 없다. 이렇게 기후변화 문제가 현실정치와 문제에서 외면 받는 것은 그 이유가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힘든 이유를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첫째로, 기후변화는 현 세대 보다 미래 세대에 더 큰 위험을 가져올 수 있지만 비용은 현 세대가 큰 부담을 지는 비대칭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당장 기후변화 위험이 급하지 않고 해결에 큰 비용이 소요되 이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외면하기 마련이다. 미래에 위험이 발생할테니 당장 그 문제를 해결하라는 경고는 매번 실패한다. 예를들어 담배를 피우면 20년 후에 폐암에 걸릴 위험이 크다는 경고로 흡연자가 담배를 끊게 하기는 힘들다. 현재의 담배를 피우는 즐거움이 미래의 불확실한 위험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화석연료를 소비해야 즐길 수있는 현재의 편리함을 먼 미래의 세대를 위해 온실가스를 줄이는 불편함으로 대체하라는 도덕적 명령으로는 소비자의 행동을 바꾸기 힘들다.
둘째로, 기후변화의 위험은 지리적, 계층적으로 비대칭적으로 위험을 가져온다. 북반구의 선진국이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온실가스를 배출하였지만 초기 기후변화의 피해는 당장 적도 부근의 작은 섬나라 그리고 개발도상국에 자연재해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이 전지구적으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현재까지 선진국들은 기후변화를 당장 자신들의 문제로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 또한 한 국가내에서도 기후변화의 영향은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여 탄소배출이 높은 고소득층 보다 가난하여 자연재해에 취약한 지역에 살고있는 저소득층에게 더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에 큰 책임을 진 계층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현재까지 교묘하게 피해갈 수 있었다.
셋째, 기후변화는 실체가 불명확한 전 지구적 문제라서 해결이 힘들다. 미세먼지는 차라리 대기를 뿌옇게 하고 건강에 치명적인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온실가스 눈에 보이지 않아 개인의 경제활동이 어떻게 기후변화에 기여하는지 식별하기 힘들다. 또한 온실가스라는 오염물질은 특정 장소 또는 시설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전 지구의 공장 및 발전소 굴뚝, 각 개인의 자동차 배기관 등 다양한 지점에서 발생하는 비점오염원 (non-point source)이라는 특성이 있어 전 지구가 함께 온실가스 감축에 참여해야지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폭염,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는 사건의 발생 이후 날씨는 평균 기상조건으로 복귀하며 우리의 기억에서 멀어진다. 하지만 기후변화의 치명적인 위험은 기후 변화는 점진적인 증가가 아니라 비선형적인으로 증가로 진행하며 어느 순간 다시 되돌릴수 없는 비가역적인 (irreversible) 변화를 하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온실가스를 감축한다고 해고 북극의 빙하를 다시 되돌릴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 어떤 과학자들은 이미 티핑포인트 (tipping point)를 지나 되돌릴 수 없다고 보며 50년후의 아이들은 여름에 북극의 빙하를 보지 못하고 자랄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들로 영국의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는 기후변화 문제를 현재가 우리가 해결하기 힘들것으로 내다보았으며 당장 우리가 해결하기 위해 나설 때는 이미 손쓸 수 없을정도로 심각해진 상황이 될것이라고 내다 보았다 (이를 기든스의 패러독스라고 부른다, 영어로 wicked problem 고약한 또는 난해한 문제로 칭한다). 정치인들은 4, 5년 단위로 선거를 치르고 기본적으로 대중이 원하는 문제를 공약으로 내걸로 당선이 된다. 기후변화 문제는 큰 비용과 함께 당장에 효과를 가져올수 없는 인기가 없는 정책이자 공약이다. 이는 대부분의 대중이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대중이 나서고 원하지 않는다면 기후변화 문제는 내일의 문제로만 치부되고 기든스 패러독스에 갇혀버리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