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을 깨뜨린 날, 인생 목표를 쥐는 법을 깨달았다

by 행부

최고의 아침식사는 뭘까요?

제가 직접 실험해 보았답니다.

삶은 달걀 두 개와 사과 하나.

혈당도 체중도 공복도 해결되는 딱 좋은 아침.


프라이는 써니사이드업,

찜은 반숙만 먹는 사람으로서

달걀 찜기는 전자밥솥보다 놀라운 발명품이에요.

간편하고 정확하게

반숙을 뚝딱 쪄주거든요.


그럼에도 가끔 예외가 있는데, 어제가 그랬어요.

냉장고에 있던 달걀은 찌는 동안 깨지지 않게 구멍을 내야 하거든요.

핀으로 콕 하면 뽁하고 뚫리죠.

그런데 어제는 잘 안되더라고요.

나도 모르게 입술을 앙다물고 힘을 줬더니

퍽, 달걀이 깨지면서 바닥으로 흘러내렸어요.

“어허이!”


바닥을 닦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목표라는 게 꼭 이 달걀 같다는 생각.

너무 꽉 쥐면 깨져버리니까요.


목표에만 집중하면 지금 이 순간을 놓치게 되거든요.

무언가에 집중할 때 현재에 머무를 수 있는데

자꾸 생각이 미래로, 결과로 가버리는 거예요.


"얼마를 벌어야 하는데..."

"합격해야 하는데..."

"성공해야 하는데!”


목표에게 마음은 쫓기고, 점점 쪼그라들어요.

목표를 이루면 괜찮다고 힘내보지만

안 좋은 결과라도 나오면 퍽,

달걀 깨지듯 목표도 깨지고 마음도 깨져요.


그럼 목표를 놓아버리면 어떨까.

이것도 위험한데요.

내려놓고 되는대로 살아보자 해본 적이 있거든요.

그랬더니 이상하게 점점 불안해지는 거예요.

방향을 잃고 둥둥 떠다니는 느낌.

인생에서 방향을 잃는다는 건,

의미를 잃는다는 거더라고요.

의미를 잃으면 무기력해지고,

결국 삶의 활력마저 사그라들고요.


그래서 목표를 절묘하게, 살포시 쥐어야 해요.

얼마나 살포시?

달걀에 구멍을 낼 때만큼 살포시요.


"목표를 이뤄야만 해" 대신

"지금에 충실하자”라는 마음으로.


징검다리를 건널 때도 그렇잖아요.

강을 건넌다는 목표가 있지만,

중요한 건 발밑 돌에 집중하는 거니까요.

한 발 한 발, 지금 이 돌에 확실히 발을 딛는 거죠.


오늘은 확실히 지금의 달걀에 집중했어요.

깨뜨리지 않고 떨어뜨리지도 않고

아름답게 반숙을 완성했죠.

아주 적당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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