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브리핑(1)

브리핑문 작성 준비와 서문

by 김 과장

1. 브리핑 문 작성에 앞서

브리핑(Briefing)은 ‘요점을 간추린 설명’ 정도로 그 뜻을 풀이할 수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언론을 대상으로 국민생활과 밀접한 정책이나 현안에 대하여 직접 설명하고 기자들의 질문에 응답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브리핑의 1차 대상이 언론이고, 적지 않은 경우 그 내용은 TV를 비롯하여 언론에 발언 그대로 보도될 수 있는 만큼 사실관계에 특별히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는 말씀자료입니다.

브리핑에서는 팩트를 엄격히 확인해야합니다. ⓒ 연합뉴스

브리핑에서 발표하게 될 내용은 미리 준비되어 있는 정책이나 현안 보고서를 토대로 작성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준비된 내용에 기초해 작성하므로 브리핑 문 작성 자체에 대한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다만, 앞서 밝힌 것처럼 파급력이 큰 만큼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꼭 필요한 내용을 간추리고 미사여구를 뺀 다소 드라이한 표현들을 사용하여 작성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특정 사안에 대해 관계부처 또는 기관 간 회의를 하고 그 결과를 바로 이어서 브리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회의 결과를 충실히 반영하여 브리핑 문을 작성하되, 기관 간 협의가 확실히 된 내용과 표현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17개 시도지사와 여러 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지자체 지원전략을 논의하고 확정하는 자리였습니다. 회의 후에는 정부의 지원전략을 종합적으로 설명하는 언론 브리핑도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여러 부처를 아우르는 정부 정책의 경우, 통상 최종 장관급 회의 전에 충분한 실무 협의과정을 거쳐 부처 간 역할과 지원 내용을 정하게 됩니다. 본 회의에서는 이를 형식적으로 확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날 역시, 지원전략은 사전에 마련된 상태였고 이를 회의를 통해 확정하고 그 내용을 언론 브리핑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날은 지원전략의 내용이 아닌 브리핑 문안을 두고 부처 간 이견이 있었습니다. 예컨대, 브리핑 문안을 총괄하여 작성하는 소위 '펜자루를 쥔' 부처에서는 '~ 추진'이라는 다소 확정적 표현을 사용했지만, 사업을 직접 추진하는 부처에서는 '~ 추진 검토'라는 표현이 적합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회의 시작 직전에서야 부처 간 입장을 정리하고 최종 문안을 확정했습니다. 하지만, 회의가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행사 담당부서 과장으로 다급한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번에는 또 다른 부처가 브리핑 문안의 추가 수정을 요구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때는 이미 브리핑 문안이 회의에 참석 중인 장관의 손에 들려져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당황스러웠지만, 이견이 있는 문안으로 발표를 할 수는 없었습니다. 문안을 서둘러 수정하고 수정된 문안은 수행비서관을 통해 장관께 쪽지를 붙여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관계되는 기관이 여럿인 경우에는 사전에 브리핑 문안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과정을 충분히 갖는 것이 좋습니다.


브리핑 문의 구성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1. 서두
- 브리핑하는 사항을 제목 정도로 간략히 소개

2. 본문
- 브리핑 주제 관련한 간략한 현황
- 정책 및 대책 마련 배경(필요시)
- 마련된 정책 또는 방안의 핵심 내용

3. 마무리


2-1) 서두

서두에서는 브리핑의 대상이 되는 내용이 무엇인지 간략히 소개합니다. 필요한 경우 브리핑 내용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진 것인지 정도를 간단히 언급할 수 있습니다.


아래 사례에서는 브리핑의 내용이 되는 전략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준비되었는지를 먼저 설명하고 있습니다. 브리핑의 대상인 ‘초광역협력 지원전략’이 ‘대통령 주제로 진행된 시도지사 연석회의’에서 논의되고 확정된 사항이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사례: 초광역협력 지원전략】

행정안전부 장관 김ㅇㅇ입니다.

오늘 대통령님 주재로 진행된 시도지사 연석회의에서 확정된 「초광역협력 지원전략」에 관하여 설명드리겠습니다.

아래에 이어지는 두 번째 사례는 지역 소멸 문제가 국가 사회적으로 핵심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구감소가 심각한 지역에 대한 지원 방향을 설명하는 브리핑 문(원안) 중 일부입니다.


브리핑을 하게 된 배경을 포함하여 서두가 장황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수도권 집중화의 문제, 지역 인구감소 등의 현상은 이미 충분히 알려진 것이므로 핵심위주로 진행되어야 하는 브리핑에서 굳이 다시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례: 인구감소지역 지정 및 지원방향 (원안)】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부는 수도권과 지방이 균형을 맞추어 국가 발전의 양대 축으로 바로 서는 국가균형발전을 국정목표로 정하고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그동안 혁신성장, 지역균형 뉴딜, 자치분권과 재정분권, 최근 초광역 협력 및 경제․생활권역 구축에 이르기까지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쳐 왔습니다.

그럼에도 국토 면적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이 전체 인구의 절반과 1,000대 기업 본사의 75%, 전국 GRDP의 52%를 차지하는 수도권 일극주의를 허물기 위해서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지금 우리는 지방의 인구감소 문제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방의 인구감소는 경제와 산업 침체, 일자리와 소득 감소, 세수 감소와 재정 악화, 다시 인구 유출로 이어지는 인구감소 사이클을 형성해 지방의 발전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지방의 인구감소 문제의 해법을 모색하는 것은 이 시점에서 지방과 국가 발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과업 중 하나입니다.

정부는 지방의 인구감소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법적 지원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관계부처, 국회 등과 공동 노력을 통해 지난해 11월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을 개정하였고 이에 따라 오늘 인구감소지역 지정 결과를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원안에서는 지역 간 불균형 심화로 인해 나타나는 문제들을 설명하는데 적지 않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수정된 문안에서는 브리핑하는 내용은 무엇인지 어떤 과정과 절차를 거쳤는지에 관한 내용만 간결하게 반영되었습니다.

【사례: 인구감소지역 지정 및 지원방향 (수정안)】

행정안전부 장관 김ㅇㅇ입니다.

관계부처 간 협의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 「인구감소지역 지정 및 지원 방향」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다 알고 있거나 공감하고 있는 제의 현황 등을 장황하게 설명하기보다, 필요한 말만 짧게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는 것이 본론에 대한 집중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브리핑에서는 간결함이 특별한 미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