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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쁜 그미 Aug 30. 2024

새로운 나를 찾는 7주차의 기록

나의 의식이 나라는 존재를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받다.

매주의 루틴 - 모닝페이퍼(매일), 아티스트데이트(1시간), 산책(20분×2회)

모닝페이퍼를 쓰다보니 명상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아차림'에 적절한 도구랄까. 내가 생각하는 '명상', '알아차림'은 나, 특히 나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인데, 모닝페이퍼를 쓸 때는 유독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내 머릿속에 드는 생각들을 그냥 써내려가면서 흘려보내게 된다. 뭐라 표현하기 어렵지만, mind가 body의 뇌를 훑으면서 느껴지는 느낌과 생각들을 적는 활동같다고나 할까. 아주 묘한 느낌이다. 자다 깨서 현실 감각이 돌아오지 않아 그런 것일까. 때로는 집중해서 파고드는 주제도 있지만, 다 써내려가고나면 그걸로 끝이다. 그 생각이 현실로 이어져도, 대개 긍정적이고 유익한 주제가 된다. 원래 12주의 아티스트웨이를 다 끝내고 나면 모닝페이퍼는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 한 장이라도 쓰면 좋을 것 같다.

아티스트데이트는 시청으로 갔다. 시청 건물을 새로 올릴 때 이 도시에 살았었는데. 다시 이 도시로 이사를 와서 보니 시청 주변에 상가도 주택도 많아졌다. 공무원들이 일하는 건물이라 시민의 신분(?)으로 구경할 곳이 많지는 않았다. 대신 각종 정책을 홍보하는 포스터 구경을 실컷 했는데, 그러다 시립교향악단에 대한 문구를 보게 되었다. 나는 3주차에 회고록을 쓰다가 음악과 유대감에 대한 생각 때문에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를 보았고, 이어서 리버설 오케스트라(2023)라는 일본 드라마를 보는 중이다. 두 작품 모두 지역 교향악단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시향의 연주가 궁금해졌다. 비록 공연 일정이 얼마 남지 않아 잔여석은 없었지만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이번 주 산책은 회사의 점심 시간을 이용했다. 일하다가 나가면 팽팽 돌아가던 머리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아주 좋다. 재택근무할 때 매번 동네를 떠도는 산책을 했다면 이번에는 동산 주변에서 공원으로 이어지는 루트로 정해놓고 걸어보았다. 자연은 항상 이렇게 주변에 있는데 은퇴하면 왜 굳이 시골까지 가려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직 덥지만 파랗고 높은 하늘이 가을을 보여주었다.  



22~24세의 삶을 회고했다.

학교 밖에서 새로운 인간관계가 다양하게 펼쳐진 시기이고, 본격적인 연애를 시작한 때이기도 하다. 이 시절의 단어는 '인내'이다. 묵묵하게 그냥 해냈다. 스쳐간 사람들도, 내 삶도, 약간 밑바닥을 경험한 기분이랄까. 직접 돈을 벌며 음악과 관련하여 온갖 활동들을 해보았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그리 재미있는 시기는 아니었다. 그래서 다 그만두고 월급쟁이가 될 준비를 하기 위해 공공기관 인턴이 되었다. 고정적인 수입이 간절했다.



아하: 겉보기에는 난데없이 불쑥 떠오르는 것 같은 통찰이나 깨달음

과제 중에 '창조성의 신'의 특징을 상상해보고, 도움을 요청하는게 있었다. 나는 "내가 가장 원하는 창작을 실행하게 해달라"고 바랐다. 그 후 모닝페이퍼를 쓰던 중 문득 깨달았는데, 큰 고민이나 할 일이 쌓여있지 않을 때는 모닝페이퍼에 별 특이한 잡담을 다 쓰게 된다. 나는 이 때의 내가 상당히 창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창조를 하려면 마음에 여유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닐까? 내가 창조적인 사람이라서 창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게 아니라, 시간이 있으면 그냥 자연스럽게 창조적인 활동을 하게 될 것 같다. 5주차에도 깨달은 내용이지만, 나는 이미 하루를 꽉 채워 살고 있다. 은퇴하면 창조적인 활동을 많이 할 것이라 생각하니, 신이 난다.



동시성: 바로 그 곳에, 마침 그 때에, 우연히 있는 듯 보이는 것

유튜브 뜬뜬 채널에 정재형과 이상순이 나왔다. 매일 시간을 내서 하는 악기 연습, 그리고 50대 중반의 나이에도 매일 몇 시간씩 작업하니까 음악 실력이 늘더라는 이야기를 했다. 인상적이었다. 나는 은퇴하면 매일 시간을 내서 음악도 그림도 하고싶다. 그 전에 시작할 여유가 된다면 하루 30분이라도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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