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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eREAL Life Aug 22. 2018

TJB제작팀장 이종환 피디

내 영혼의 한끼는 무엇?

25살 청년으로  SBS에서 입사하여


지금은 대전TJB 제작팀장으로

지역의 다양한 이슈와 스토리를

발굴하고 있는 이종환 피디.


올해로 방송생활 26년째를

이어가고 있는 그의 꿈의 여정을 


엿들어 본다.



세상에 이런일이


충북 진천군에서 태어났어요
지금도 시골이지만
그땐 엄청 깊은 시골이었죠
완전 깡촌

그러더니 유괘한 미소를 머금고는

예기치 못할 말씀 하신다.


근데 그 깡촌에서 내가 머리가 진짜 좋았거든
<세상에 이런 일>이 나올 법한
지금 같으면 <영재 발굴단> 이런데 나왔을


당시, 진천이라는 시골에서

5살 짜리가 글을 읽는다는 것은


있.을.수.가

없는 일이었다.


10살, 11살 짜리도 학교를 못가서

글 못읽는 사람들이 허다했으니까


그래서 동네 노인들이 저만 보면
"너는 의사, 변호사 하면 되겠다" 고 하셨어요
그때 의사, 변호사가 뭐하는 직업인지도 몰랐지만
어린마음에 "의사, 변호사 하면 좋은 건가보다" 그렇게 생각했죠




매력적인 나의 꿈, 프로듀서



그 시기 최고의 직업은

어르신 분들이 말씀 주셨던 대로

변호사, 의사 였으나


굶어지면서 그 직업이

재미없는 직업이라는 것을 알게 된 그.


그러다 나를 더 재미있게

살게 하는게 무엇일까 고민하다


고등학생으로 접어 들면서

프로듀서라는 직업을 알게 된다.



내가 생각하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어떠한 형태로 만들어서 다른사람을 설득하고
공감대를 얻어내는 직업
그게 저에게는 참 매력적이었어요


지긋지긋한 집이 싫어서

그때 당시에도 생소한

"여행가"를 꿈꾸기도 했던 그였지만


자신의 가슴을 울리는

멋진 피디의 모습에 끌려

신문방송학과로 진학한다.


졸업도 하기 전

첫직장 SBS로 입성하는 그.




제가 제일 못난거죠


SBS에서 일하면서

가장 먼저 끊었던 입봉작은

토요일 오전마다 하는 프로그램.

 <생방송 행복찾기>


주부들의 사는 이야기를 편지나 사연으로

남편 흉보고 시어머니 흉보면서 찾는

소소한 삶의 재미들이


자신은 참 재미졌다고 했다.


그중에 주부 시청자들이 보내온 사연을 15분 정도
드라마타입으로 코믹하게 만드는 코너가 있었어요
그게 저의 첫 프로듀싱 이었죠


하지만 프로듀서라는 꿈을 이뤄보니

현실은 역시 녹록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된 그.


촌놈이 서울가서 대빵 됐다고
동네에서는 신이 나 있었죠
하지만 4학년 1학기때 취업을 해서 갔으니
제작 PD중에서도 제일 어린건 말할 것도 없고
SBS에서 일하는 사람 통틀어서 제가 제일 어린거에요


그리곤 그들과 다른

자신을 보게 된 그.


보니 제가 제일 못난거죠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학벌 빵빵하고
거기에다가 외국어는 다해
다들 똑똑하니까
그러니 일을 하면 얼마나 똑똑하게 하겠어요?
나는 어리버리한 촌놈이지
내가 보기에는 다 완벽한 그들에 비해
뭐든지 마음대로 되는게 없더라구요




4년 지금의 나를 세운 시간


알고보니
분에 넘치는 일을 하고 있던 거였죠
그래서 생긴 자괴감이랄까요?


내가 어쩌다 여기로 왔지만

방송국이라는 일이

그리고 요구되는 일들을


"내가 할 수 있을까? "


하루에도 몇번이나 되뇌였다.


그때는 모든게 부족했고
나를 둘러싼 모든걸 배워야만 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내자리가 맞나? 아무리 봐도 아닌 것 같애 "
라는 마음이 올라 올때 마다
이를 악물고 버텼던 것 같아요


그 시간이 끝나고 뒤돌아 보니

지금 내가 있게 하는

큰 자산의 시간이었다고


겸손히 말씀하시는 그.


그때 악전고투했던 4년의 시간으로
지금까지 피디로 벌어 먹는다고 생각해요
나머지는 시간에 따른 경험이었던 것 같구요



또한, 당시 많은 분들을 보고 배웠는데

팀 내에서 마지막 판단을 하는 최종 판단자

CP(Chief Producer)를 보면서


"아 리더는 저런 거구나" 라는 걸 배웠다는 그.


프로그램을 볼 때 "이게 맞아" 하면
결국 흔들리지 않고 그 방향으로 가고
그걸로 인해 쏟아지는 비난은 자신이 다 맞고
다만 팀 내에서는 너와 내가 뜻이 맞다면
힘을 내서 제대로 갈 수 있도록      


지금 자신의 역할이라며


그때 느꼈던 리더의 모습을

후배들에게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그.




매번 힘들지


일하시면서 뭐가 가장 힘드세요?

라는 질문에


웃으면서 답하는 그.


매번 힘들어요.
포괄적이기는 한데... 힘든게 너무 많죠
피디는 책임자에요. 모든 것을 아우르는
하지만 모든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거든요
포맷은 정해져 있지만
제작마다 매번 한계를 느끼는 것 같아요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은 많지만


그것을 실제로 화면으로 그려졌을 때

의도한 만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


많은 과정을 거치면서도

제대로 전달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베테랑 피디인 그에게도

참 어려운 작업이라고 말한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당신의 한끼"에요.  잊지 못할 인생 한끼
미각적인 만족도 있지만
그것을 맛볼 당시 자신의 스토리가 있죠
나에게 정말 위로가 되었던
그것을 추억해보고 최대한 가깝게 가보는 것
그 장소로 돌아가서 마음 속 스토리를 이끌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요즘 최대 관심사에요



나의 인생 한끼


그러면 피디님의 인생한끼는

어떤 것이 있으세요? 라는 질문에



예전 우리 아버지도 무뚝뚝하고 무서웠죠
딱히, 자애로우신 분은 아니었는데
초등학교 5학년때 갑자기 외식을 하자고 하시는거에요
그때는 외식이란
그나마 엄마 따라서 자장면이고 통닭사먹는 거였어요
아버지가 외식을 하자고 하신거는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인거 같아요     


그렇게 시내로 나갔는데

자장면이나 통닭이 아닌


일생일대 처음

경양식집에 가게된 그.


이름하여 청주 시내에 위치한

<호수그릴 레스토랑>이었다.


함박스테이크를 먹었어요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있다니
먹는 내내 얼떨떨했죠  
우리 아버지와 함께한 최고의 한끼 였어요
그런데 그때 무엇 때문에 그 비싼걸 사주셨는지
기억이 안나요
나중에 물어봐야지 했는데 결국
돌아가실때까지 물어보지 못 했네요


뭘 꼭 안해도 돼


뒤돌아 보니

인생이란


 경주마처럼 달리는 것이

아니라는 그.


청년들이 뭘해서 뭔가를 이뤄간다는 강박은
안 가졌으면 좋겠어요
지금 뭘 한다고 계속 가는 것도 아니고
지금 생각한 것들이 모두 정답도 아니거든요


"제발 뭘 해야 된다" 는 생각으로

지금 삶도 끙끙거리며 사는 청년들이

안타까운 그는

 

하고 싶은 대로 해서

자신의 행복을 찾을 수 있길

당부한다.


하고싶은 걸 하다 보면 기회가 와요
내가 뭘 해야겠다는 아이디어 역시
푹 놀아볼 때 생기구요
뭘 꼭 안해도돼요
마음가는 대로
하고 싶은 걸 했으면 좋겠어요
아직 새털같이 살 날이 많이 남았으니까요




Q. 청년을 위한 DREAM매뉴얼

나에게 꿈이란
오늘. 내가. 하고싶은거. 다 하기.

그래서 좋은 사람 만나고
즐거운 여정을 나누는



    스토리텔링 : [See REAL] + Life   

   인터뷰&일러스트레이팅 : 바이블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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