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이 책은 소통이 불가능한 세계를 그린 단편집이다.
우리는 현실 속에서 끊임없이 대화하고, 서로를 이해하려 애쓰지만,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졌다고 느낀 적은 거의 없다. 말이 오가고 문장은 이어지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각기 다르게 해석된다. 결국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결론에 이른다. 인간과 인간의 대화는 종종 인간과 동물, 심지어는 짐승끼리의 소통처럼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나는 이러한 소통의 단절과 간극을 극대화해, 사람들이 서로를 오해하고 이해하지 못함으로써 관계가 어떻게 무너지고, 상실이 뒤덮인 세계가 형성되는지를 그려보고자 했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말이 통하지 않는 상황을 넘어서, 인간이 지닌 근본적인 한계에 맞서는 이야기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표면적으로 동일해 보일지라도, 그 안에 담긴 내면의 의미와 맥락은 각자 다르다. 결국 우리는 서로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으며, 소통의 벽을 넘지 못한 채 머물게 된다.
결국 이 이야기는 소통의 실패가 가져오는 인간의 비극적 본성을 탐구하는 동시에, 그러한 단절이 현실에서 얼마나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지를 반영한다. 우리는 이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 소통의 불가능성을 경험하며, 인간관계 속에 존재하는 필연적인 오해와 갈등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