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수녀들을 볼까 말까 고민을 했었다.
비추 후기가 많고, 결말 스포를 봤더니...
영 맘에 드는 결말이 아니어서...
'야! 그래도, 여성 투톱 주연 영화가 얼마나 귀하냐!'
하면서 보게 됐다.
나는 비추하는 포인트와 결말까지 알고 있어서 그랬는지 조금 덜 불쾌했다.
구마는 원래 사제만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이걸 깨부수고 수녀들이 한다는 줄거리가 좋았다.
그 외에도 '수녀가 뭘 하냐면서' 교구에서 방해하는 데
"ㅅㅂ 지랄이야"라고 면전에 대놓고 말하면서
걍 무대뽀로 밀고 나가는 게 너무 좋았다.
또 다르게 흥미로웠던 점은
무속 신앙을 활용한다는 점이었다.
가톨릭이다 보니, 예수님이 어쩌구.. 라틴어로 말하고...
무교 한국인 입장에서는 잘 와닿지 않았다.
가톨릭 영화니까 무속 신앙은 전혀 취급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무속 신앙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부분에서
우리나라 전통 문화도 반영하는 것이 드러나서 좋았다.
전여빈의 서사도 좋았다.
자신의 능력때문에 사람들에게 무시받고 처참하고
잔인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일반 사람인 척 어울려 살기 위해 발버둥치지만,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자신의 능력을 인정해주는
송혜교를 만나면서 힘을 얻고 본인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 점이 좋았다.
또 수녀의 전형적인 이미지를 타파해서 좋았다.
일단, 욕을 너무 맛깔나게 잘하고요.
담배를 너무 맛있게 펴요.
다들 연기 작두 탔음.
연기를 못하는 사람이 없음.
부디 검은 수녀들 2가 나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