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북 정오 10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earn Jul 11. 2021

정오 10.

# 브런치 오디오북 응모작

#21.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고 술에 취해 어깨동무를 한 환과 재형이 내린다.

뒤를 따라 내리는 떨떠름한 표정의 유람과 교빈.


박재형 : 우리 몇호야?


교빈은 말없이 502호에 키를 꽂는다.

유람도 맞은편 508호에 키를 꽂는다.

방안으로 들어가는 교빈.

재형이 닫히려는 문을 다급하게 잡고 환이 있는 곳을 바라본다.


박재형 : 아이고 딱 맞은편이네! 내가 씻고 놀러갈게 형님

김환 : 그거 더 있어?


유람이 환의 목덜미를 잡아 방안으로 집어넣는다.


박재형 : 찾아볼게!!


#22.

모텔의 508호 안.

고요한 방안에 두개의 침대가 있다.

TV는 소리 없이 화면만 나오고 샤워실의 물소리가 들린다.

화장실 문은 열려있다.

환은 옷을 다 입은채로 침대에 널부러져있다.

유람이 수건으로 머리를 털면서 화장실에서 나온다.


이유람 : 씻어.

김환 : 아까 전화한거, 누구야?

이유람 : 어?


누군가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난다.

유람이 문을 살짝 열자.

가운을 입고 술이 가득담긴 비닐봉투를 든 재형이 웃으며 서있다.



다시 술판이 벌어졌다.

침대 위에 널부러진 안주와 술병들.

재형과 환은 한 침대에 앉아있고 유람은 자기 침대에 누워 지도를 보고 있다.


이유람 : 내일 어떻게 할꺼야?

박재형 : 기차역이나 터미널까지만 태워다주세요.

김환 : 같이 타고가 어차피 완도가는데

박재형 : 에이 그럴수 있나.

이유람 : 뒤에 자리가 없어 짐 때문에.


환은 유람을 의아하게 바라본다.


또 한번 방안에 벨이 울리고 세명의 눈이 동시에 마주친다.

유람이 문을 열자 드레시한 잠옷을 입은 교빈이 서있다.


고교빈 : 여기있죠?

이유람 : 아 네.. 들어오세요.

박재형 : 왜? 잠 안 와?


재형의 무릎을 베고 누워있는 환을 교빈이 황당하게 바라본다.  

유람은 방 구석에 어색하게 서있다.


박재형 : 너도 같이 먹자 앉어.


교빈은 유람의 침대에 앉아 알아서 종이컵에 술을 따른다.

한번에 쭉 들이키는 교빈.

유람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멀뚱하게 서있다.

재형이 아무렇지도 않게 교빈의 잔을 다시 채우고 교빈이 서있는 유람을 바라본다.


고교빈 : 앉으세요.


어색하게 침대의 끄트머리에 엉덩이만 넣어 앉는 유람.

교빈이 술을 따라 유람에게 건낸다.


김환 : 재 술 안먹는데

고교빈 : 여기서 일날게 뭐가 있다고.


교빈이 유람에게 술잔을 건낸다.

이전 09화 정오 9.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