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런치 오디오북 응모작
#21.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고 술에 취해 어깨동무를 한 환과 재형이 내린다.
뒤를 따라 내리는 떨떠름한 표정의 유람과 교빈.
박재형 : 우리 몇호야?
교빈은 말없이 502호에 키를 꽂는다.
유람도 맞은편 508호에 키를 꽂는다.
방안으로 들어가는 교빈.
재형이 닫히려는 문을 다급하게 잡고 환이 있는 곳을 바라본다.
박재형 : 아이고 딱 맞은편이네! 내가 씻고 놀러갈게 형님
김환 : 그거 더 있어?
유람이 환의 목덜미를 잡아 방안으로 집어넣는다.
박재형 : 찾아볼게!!
#22.
모텔의 508호 안.
고요한 방안에 두개의 침대가 있다.
TV는 소리 없이 화면만 나오고 샤워실의 물소리가 들린다.
화장실 문은 열려있다.
환은 옷을 다 입은채로 침대에 널부러져있다.
유람이 수건으로 머리를 털면서 화장실에서 나온다.
이유람 : 씻어.
김환 : 아까 전화한거, 누구야?
이유람 : 어?
누군가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난다.
유람이 문을 살짝 열자.
가운을 입고 술이 가득담긴 비닐봉투를 든 재형이 웃으며 서있다.
다시 술판이 벌어졌다.
침대 위에 널부러진 안주와 술병들.
재형과 환은 한 침대에 앉아있고 유람은 자기 침대에 누워 지도를 보고 있다.
이유람 : 내일 어떻게 할꺼야?
박재형 : 기차역이나 터미널까지만 태워다주세요.
김환 : 같이 타고가 어차피 완도가는데
박재형 : 에이 그럴수 있나.
이유람 : 뒤에 자리가 없어 짐 때문에.
환은 유람을 의아하게 바라본다.
또 한번 방안에 벨이 울리고 세명의 눈이 동시에 마주친다.
유람이 문을 열자 드레시한 잠옷을 입은 교빈이 서있다.
고교빈 : 여기있죠?
이유람 : 아 네.. 들어오세요.
박재형 : 왜? 잠 안 와?
재형의 무릎을 베고 누워있는 환을 교빈이 황당하게 바라본다.
유람은 방 구석에 어색하게 서있다.
박재형 : 너도 같이 먹자 앉어.
교빈은 유람의 침대에 앉아 알아서 종이컵에 술을 따른다.
한번에 쭉 들이키는 교빈.
유람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멀뚱하게 서있다.
재형이 아무렇지도 않게 교빈의 잔을 다시 채우고 교빈이 서있는 유람을 바라본다.
고교빈 : 앉으세요.
어색하게 침대의 끄트머리에 엉덩이만 넣어 앉는 유람.
교빈이 술을 따라 유람에게 건낸다.
김환 : 재 술 안먹는데
고교빈 : 여기서 일날게 뭐가 있다고.
교빈이 유람에게 술잔을 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