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엘레브 Aug 05. 2022

(D-2) 대환장의 미국행-1

첫날 비행기

집 나가는 날짜와 출국 날짜가 하루 떠서 공항 근처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직전까지 청소하고 짐 정리하느라 고단했는데 바로 비행기를 타지 않고 하루라도 호텔에서 쉬게 된 게 더 다행이라 생각되었다.


오션뷰로 예약한 제이 덕분에 멋진 인천바다를 실컷 즐길 수 있었다. 저녁에는 ‘여수밤바다’를 틀어놓고 제이는 발코니앞에 앉아, 미나와 나는 침대에 턱괴고 엎드려 바다와 하늘을 쳐다봤다.


미나가 호텔 메모지에 남긴 메모



그런데 저녁으로 먹은 편의점 도시락이 탈이 난 건지, 그동안 짐 정리로 몸살을 앓을게 터진 건지.


공항에 도착해서 짐 부치는 줄을 서 있는 동안 배에서 난리가 났다! 온 몸에 힘을 주고 참고 참았는데 식은땀이 줄줄 나는게 보통의 것이 아니었다.


결국 짐 부치다 말고 항공사 직원에게 말했다.


“꼭…두 사람 다… 있어야 하나요..?”

“네? 왜 그러시죠?”


“그게… 제가… 지금 너무 화장실이…”

“네네! 가셔도 돼요.” (내 얼굴빛이 어땠는지 상상이 감)


바로 화장실로 뒤뚱뒤뚱 걸어갔다.

‘이러다 비행기 못 타는 거 아냐?’

구급차를 부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온몸이 밸밸 꼬이고 장이 뒤틀리듯 아팠다. 구토와 설사를 하고 나서야 제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공항 약국에서 약을 사 먹고 비행기를 탔다. 거의 탈진상태였던 나는 인천에서 경유지인 샌프란시스코까지 10시간 30분 동안 한 번도 깨지 않고 내내 잤다.

유튜브: https://youtube.com/@phdcomic

엘렙툰: https://youtube.com/@ellev

이전 12화 여권 배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