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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레브 Jan 02. 2024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심리

설득의 배신

1967년 브렘(Brehm)의 연구에 따르면, 너무 명확한(명시적인;explicit) 설득 시도는 심리적 반발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인간이 자신의 자유가 제한된다고 느낄 때 발생하는 불쾌한 감정과 저항 때문이다.

위 사인에는 '돌을 이 표지판에 던지지 마세요, 감사합니다.'라고 써있다. 


그리고 사람들이 정확하게 이 사인에 돌을 던진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명시적인 지시가 오히려 반대의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이다.

 '교육적'이라고 라벨링된 게임은 아무리 재밌고 잘 만들어졌고 유익하다고 한들 아이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이는 2009년 클롭퍼(Klopfer) 등의 연구에서 밝혀졌는데 '교육' 혹은 '학습'이라는 이름이 붙이자 해당 게임에 대한 아이들의 흥미도가 확 떨어졌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버튼만 누르는 것이 전통적인 학습법보다 더 재밌고 효과적인지 의문이다.)


예를 들어, 공공 보건 캠페인에서 흡연의 위험에 대해 알릴 때, "흡연 금지"라는 사인이나 금연구역 지정은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는 데에 큰 효과가 없어 보인다.



셔먼(Sherman) 등의 2009년 연구에 따르면, 일부 개입 방법은 사람들이 그 작동 원리를 완전히 인식하지 못할 때 더 잘 작동한다고 한다. 때로는 설득의 의도를 숨기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뜻이다.


즉, 설득은 미묘하고, 자연스러워야 효과적이다.




위에서 교육적 게임은 아이들에게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고 했었는데, 이번에는 성공적인 '교육' 게임에 대해 소개하려고 한다.


멍청하게 죽는 법들(Dumb Ways to Die)



호주 멜버른 철도 공사에서 만든 공익광고

미국 초등학생이라면 누구나 아는 그 노래는 바로 '덤 웨이 투 다이 (Dumb ways to die; 멍청하게 죽는 법들)'이다. 처음에는 뭐 저런 엽기적인 노래가 다 있나, 아이들이 오히려 따라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었다.


온갖 황당한 방법들로 죽는 캐릭터들이 나온다. (노래도 굉장히 중독성이 있다. 음원 발매 24시간 만에 아이튠즈에서 10위 안에 들었다고 한다.)


이 광고를 기획한 크리에티브 디렉터인 존 메스콜(John Mescall)은 '안전과 관련된 내용이라면 그 어떤 것도 듣기 싫어하는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이키기 위한것'이라고 말했다 (1).



자전거 타다 넘어지고, 하늘을 날다 새와 접촉사고도 나고



모바일 게임은 캐릭터들을 위험한 상황으로부터 피하도록 도와주는 내용이다.

안전사고에 대한 교육적 내용을 열거하는 대신 다른 모든 '멍청한' 사고들에 지하철 안전사고를 넣었다. 타이틀 '멍청하게 죽는 방법들'로 인해 사람들은 게임을 하면서 '아, 이것들은 멍청하게 죽는 거구나'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각인되는 것이다. 이 후 철도에서 사고로 이어질뻔한 위험행동이 30%나 줄어들었다고 한다.



바로 내장된 디자인 접근법(Embedded Design)

이건 내장된 디자인 접근법(embedded desgin)으로 게임 내러티브와 메커니즘에 설득하고자 하는 바를 미묘하게 통합하는 전략이다(2).


이 접근법은 사람들이 잠재적으로 불편한 진실을 안전한 환경에서 대면할 수 있는 심리적 공간을 창출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이 접근법의 주요 전략 중 하나는 내용의 '혼합(intermixing)'으로, 게임 내용이 '주제에 맞는' 요소와 '주제에서 벗어난' 요소를 균형있게 조합하는 것이다.


설득하려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을 섞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핵심 설득 메시지가 덜 두드러지고 덜 위협적이라고 느낀다. 이 기술은 특히 교육적이고 사회적 영향을 미치는 것에서 유용하며, 강력하거나 직접적인 메시징 없이 사람들의 태도나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자 할 때 사용된다.


https://youtube.com/shorts/Y5UX3v0D7f8?feature=share





다음 번에는 내장된 디자인의 2번째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다.



(1) https://ko.wikipedia.org/wiki/Dumb_Ways_to_Die#cite_note-AC-2

(2) Kaufman & Flanagan (2015); Flanagan & Kaufman (2016); Kaufman, Flanagan, & Seidman (2015, 2016)


사진: UnsplashTim Mossho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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