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일자리정책 사각지대를 채우는 '알바 돌봄'을 위한 사회적 연대
2017년 5월 청년정책과에 들어와서 청년 일자리 정책을 청년의 관점에서 다시 살펴보았다. 과거와 달리 청년의 입직 과정은 길고 복잡하고 다양했다. 청년들의 취·창업 경로는 다양했고, 입직 과정은 진로탐색 단계부터 정착까지 다양한 일 경험, 근로형태와 이직을 반복하는 복잡하고 긴 과정을 거쳤다. 2018년 ‘대구형 청년 보장제’를 구상하면서 기존의 청년 일자리 정책의 사각지대가 많이 보였다. 특히, 아르바이트로 대표되는 비정규직 단기 일자리는 계속 증가하고 있었지만, 이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접근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였다.
2017년 8월 아르바이트 취업포털회사인 알바몬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자신을 프리터족으로 규정한 응답자(590명) 가운데 비자발적이라고 밝힌 비율이 55.8%(329명)에 달해 절반을 넘었으며, 지난 2016년 6월에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집계된 응답 비율(31.8%)의 거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프리터족은 Free(프리) + Arbeit(아르바이트)를 줄인 말로 특정한 직업없이 갖가지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젊은층을 일컫는 말이다. 1990년대 초반 일본에서 경제불황으로 인해 직장없이 갖가지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청년층에게 붙여진 신조어이다. 프리터족이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전체의 59.8%가 ‘너무 어려운 정규직 취업’(59.8%)이라고 밝혔으며, ‘2018년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라는 응답도 47.0%에 달해 눈길을 끌었다. 프리터족은 평균 1.5개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월평균 100만 원 정도를 버는 것으로 조사됐다.(출처: 서울신문, 2017.8.23.) 2018년 상반기 알바몬 조사 결과에서는 올 상반기 아르바이트 지원자 중 61.9%가 학교를 졸업한 ‘졸업생’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직 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재학생’들의 입사지원 비중은 38.1%로 졸업생보다 24% 포인트 낮았다. (출처: 파이낸셜뉴스, 2018.8.30.)
정규직 취업이 어려운 현실, 최저임금 상승세, 조직에 구속되지 않는 자유로운 생활을 추구하는 청년들의 라이프스타일 선호로 ‘프리터족’이라는 직업으로서 아르바이트 청년은 급증하고 있었다. 하지만, 청년들이 사회 첫발 경험으로 겪는 근로실태는 심각하였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2018년 2월 아르바이트생 3198명을 대상으로 ‘아르바이트 중 부당대우 경험’을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38.6%가 부당대우를 겪었다. 내용은 임금체불(28.3%)이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최저임금보다 낮은 급여(24.5%), 수당 없는 연장근무 등 과잉 근무(15.2%), 휴게시간 및 출퇴근 시간 무시(13.5%), 반말 등의 인격모독(5.3%), 부당해고(5.1%) 등의 순이었다.(출처: 브릿지경제, 2018.2.6.) 대구시도 이러한 현실에 주목했고, 대구청년정책플랫폼 「청년 ON」에서도 청년들이 아르바이트 청년들의 감정노동실태가 심각하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함을 제안하였다.
대구시는 아르바이트 청년에 대한 정책적 접근을 위해 먼저 이 분야에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고 활동을 해온 관련 민간단체와 소통·협업체계를 구축하기로 하였다. 대구시는 2018년 8월 20일 ‘대구 청년 알바 돌봄 사업 업무 협약식’을 개최하고, 사회 초년생인 아르바이트 청년들의 노동권익 보호와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사회인식 개선과 고용주와의 상생을 도모하기 위해 ‘대구 청년 알바 돌봄 사업’을 전국 최초로 추진하기로 하였다. 한국 공인 노무사회 대구·경북지회(지회장 이영배), 잡코리아X알바몬 대구지사(지사장 임성우), 대구 청년유니온(위원장 이건희)이 함께 하기로 하였다.
청년유니온은 청년들의 노동권 향상을 위해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세대별 노동조합으로 2010년 3월에 창립하였다. 한국에서 세대별 노동조합은 청년유니온이 최초이며, 대구에서는 2013년 1월에 창립하였다. 일자리 문제, 아르바이트/구직자/신입사원 등 청년이 겪는 수많은 노동문제, 청년이 일하는 일터에서의 문제를 드러내고 이를 해결하고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나가고 있다. ”일하고, 꿈꾸고, 저항하다 “라는 슬로건처럼, 대구시와는 건강한 긴장관계를 가지고 소통하고, 협업하고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각 협약 기관별 특색에 맞는 사업을 중점 추진하기로 하였다. 한국공인노무사회에서는 아르바이트 청년들과 사업주를 대상으로 근로 수칙·노동법규 교육과 노무상담 잡코리아 X 알바몬에서는 포털사이트를 통한 캠페인 전개와 기업을 대상으로 근로 권익 보호 홍보 대구청년유니온에서는 서포터스 활동을 통해 사회인식개선 캠페인과 함께 상담 부스를 운영하고, 청년 친화 사업장(청년응원가게) 사례를 발굴·홍보함으로써 고용주와의 상생도 도모하기로 하였다.
‘대구 청년 알바 돌봄 사업’은 2019년부터는 별도의 사업으로 진행을 하였으며, 2022년부터는 ‘대구 단기근로청년 돌봄 사업’으로 아르바이트 청년뿐만 아니라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 등 불안정 단기근로청년으로 대상을 확대하고 지원 프로그램도 강화하기로 하였다.
산업구조의 급격한 변화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주일에 40시간 ‘풀타임’ 전일제 일자리가 급격히 줄고 있다. 2022년 2월 17일 발표한 한국노동연구원의 ‘2021 청년층 고용노동통계’에 따르면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청년층(15~29세) 노동자 가운데 전일제 일자리가 없어서 비자발적으로 시간제를 선택한 비중은 2013년 11.8%에서 2020년 17%로 1.5배 증가했다. 특히, 2000년 5.7%였던 20대 단시간 청년노동자는 2010년 12.3%로 상승했고, 2020년에는 22.3%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30대 단시간 노동자도 7.1%(2000년)에서 13.5%(2020년)로 두 배 늘었다. 2020년 청년 단시간 노동자가 고졸의 경우 40%를 차지했지만 대졸 이상은 17.1%였다. 또 상용직은 단시간 노동자가 10.7%에 그쳤지만, 임시직은 53.5%, 일용직은 73.6%로 비중이 높았다.
청년 일자리와 종사자 지위도 양극화되는 추세에서 비정규직 단기근로청년에 대한 다양한 고용정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청년고용정책의 전초기지인 지자체와 중앙부처 간의 협업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나아가 청년의 ‘일’에 대한 태도변화에 따른 새로운 정책적 접근과 함께 고용보험체계에 대한 제도적 개선도 고민이 필요하다.
#출처
1. 프리터족 증가, 대체 뭐길래? ‘비자발적 프리터족 55.8%’, 서울신문, 2017.8.23
2. 상반기 알바 지원자 5명 중 3명은 ‘졸업생’, 파이낸셜뉴스, 2018.8.30
3. 알바몬, "아르바이트생 38.6%가 부당대우 경험", 브릿지경제, 2018.2.6
4. ‘2021 청년층 고용노동통계’, 한국노동연구원, 2022.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