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찾아온 ‘떨어짐’

어린이집 가는 아이를 보며

by 볼통통알파카

첫돌을 넘기며, 내 육아휴직도 서서히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가족 모두의 고민 끝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로 했다.

급하게 결정하지 않기 위해 이곳저곳 꼼꼼히 살폈다.

식사는 잘 챙겨주는지, 선생님들은 어떤 분들인지, 함께 지낼 아이들 부모들은 어떤 분위기인지 하나하나 따져봤다.

그리고 마침내, 마음이 놓이는 공간을 선택했다.


처음 일주는 아빠와 함께하는 적응 기간.

1~2시간 정도 짧게 머무는 시간 동안, 아기는 새로운 공간을 흥미롭게 탐색하며 기대 이상으로 잘 적응해줬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마주했지만, 오히려 즐겁게 돌아다니는 모습이 대견했다.

2주차부터는 아빠 없이 보내는 시간.

처음에는 잠깐 떨어져 지내보는 걸로 시작했는데, 예상보다 무리 없이 놀고 웃었다.

낮잠도 잘 자고, 오후 4시까지 보육을 시도해도 문제 없었다.

이렇게 우리 아기는 한 살이 되자마자,

조금씩 가족의 품을 벗어나 세상을 향한 첫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기분이 묘했다.

몸은 가벼워졌지만, 마음은 더 무거워졌다.

‘잘 지내고 있을까?’ ‘혹시 울고 있는 건 아닐까?’

머릿속은 온통 아이 생각뿐인데,

오랜만에 혼자 보내는 시간이 낯설 만큼 조용했다.

편안함과 불안함이 엉켜 있는 그런 하루하루였다.


하지만 시간을 두고 지켜보니,

아이도 조금씩 자라고 있었다.

선생님들과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

무슨 활동을 좋아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울고, 어떤 순간에 웃는지.

그제야 깨달았다.

육아는 집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구나.

전문가의 손길을 통해 아이가 사회를 경험하고,

그 속에서 나도 몰랐던 아이의 새로운 면을 알아가게 되었다.


그동안 '내가 전부'라 여겼던 육아에

이제는 '함께 키우는' 감각이 더해졌다.

그리고 나는 지금도,

아기를 키운다기보다 아기를 통해 나도 다시 배우고 있다.

keyword
이전 04화어린이집에 가면 생기는 질병치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