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 가면 생기는 질병치레

by 볼통통알파카

어린이집을 다니면 감기에 자주 걸린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우리 아기는 괜찮을 줄 알았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등원한 지 두 달이 지나도록 콧물과 기침은 끊이지 않았고, 어느 날은 열까지 펄펄 끓었다.

하루 이틀 나았다 싶으면 다시 아프기를 반복하며 매주 주말마다 병원에 가는 게 당연한 일상이 되었다.

어느 날은 멀쩡히 잘 놀다가 갑자기 토를 했다. 너무 놀란 우리는 아기를 붙잡고 발만 동동 구르며 근처 병원을 정신없이 검색했다.

응급실을 두 번이나 오가며 보낸 그 목요일 밤, 부부 둘 다 완전히 지쳐버렸다.

다음 날 아내는 혼자 아기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 나는 회사를 빠질 수 없어 출근을 했지만, 마음은 회사에 있지 않았다.

아기의 고통을 곁에서 함께하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괴로웠다.

그날 이후, 나는 집에서도 할 수 있는 부업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투자, 부수입, 재택 근무. '내가 아이 곁에 더 있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질문이 마음속 깊이 자리 잡았다.

결국 아기는 입원했다.

고열과 원인 모를 설사 증상이 계속되어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이틀 동안, 아기의 엉덩이는 짓무르고 대소변을 볼 때마다 아기는 울음을 터뜨렸다.

그 모습을 보며 처음으로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 그 마음을 곱씹다 보니, 부모님이 자식에게 바라는 것도 이런 게 아닐까 싶었다.

다행히도 아기는 약이 잘 듣는 편이었다.

진단이 내려지고 약을 먹기 시작하자 하루 만에 상태가 호전됐다. 그래도 의사는 최소 3일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퇴원을 하루 앞둔 날, 다시 열이 오르고 아기가 늘어지기 시작했다.

침대에 누운 아이를 바라보며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두려움에 떨었다. 무기력함, 미안함, 피로감이 한꺼번에 밀려들어 머릿속이 복잡했다.

월요일, 나는 다시 회사로 향했다.

몸은 사무실에 있었지만, 마음은 병원에 남아 있었다. 업무에 집중이 되지 않아 자꾸만 핸드폰만 들여다봤다. 그러던 오후, 드디어 아내에게서 연락이 왔다.

"퇴원했어."

짧은 문장이었지만, 한동안 멍하니 화면을 들여다보다가 긴 한숨을 내쉬었다.

아이가 아픈 시간은 부모에게도 커다란 시험이었다.

더 많이 안아주지 못한 날들을 떠올리며 미안함이 가슴에 남았지만, 그 시간 덕분에 나는 다시 가족을 중심에 두고 삶을 조정하려는 용기를 얻게 되었다.

앞으로도 또 아플지 모르고, 또 불안한 날들이 오겠지만, 그래도 우린 조금씩 강해지고 있다고 믿는다. 지금 이 순간도 분명, 함께 자라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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