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마, 아빠도 참는 중이야

by 볼통통알파카

출근 준비를 하느라 바쁜 아침, 아기는 어느새 나보다 먼저 눈을 뜬다.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나더니 내 옷자락을 붙잡고 발을 동동 굴린다. ‘오늘도 어린이집 가기 싫은 날이구나’ 싶어 한숨이 나올 법도 한데, 그런 아기를 마주할 때마다 마음이 먼저 저린다.

현관 앞에서 신발을 신기려는 내 손을 뿌리치고, 아기는 문 쪽으로 도망친다. “안냐! 아냐!” 아기의 외침은 내 하루의 시작을 무겁게 만든다.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내 품에 안겨버리는 아이. 품에 안겨선 "조금만 있다가 올게, 꼭 데리러 올게"라는 말을 매번 해줘야 한다.

그 말을 하면서도 마음 한편은 늘 흔들린다. 정말 이게 맞는 걸까? 아빠로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난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

등원길에 아이를 달래며 손을 꼭 잡고 걷는다. 가까워질수록 발걸음은 느려지고, 결국 어린이집 문 앞에서 또 눈물이 터진다. 선생님 품에 안겨 문 안으로 들어가는 아이를 보며 나도 속으로 운다. "괜찮아, 아빠 금방 올게"라는 말을 되뇌지만, 사실은 나에게 하는 말이다. ‘괜찮아, 괜찮아. 이럴 줄 알았잖아...’

회사에 도착해 책상에 앉지만, 자꾸만 아침 모습이 떠오른다.

상사의 말을 듣다가도 아기의 눈물이, 회의 중에도 아기의 목소리가 마음을 건드린다. 문득 '이렇게까지 해서 일하는 게 맞는 걸까'라는 회의감이 찾아온다. 내가 그렸던 삶인데도, 아이 앞에서는 내가 부족한 아빠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며칠 뒤, 아기는 언제 울었냐는 듯 친구에게 손을 흔들며 "안녕!"하고 인사한다.

이제는 내가 먼저 안아주려 해도 “빼~빼!”라며 잡기놀이를 즐기듯 도망치며 활짝 웃는다. 그때 깨달았다. 아기는 나보다 빠르게 자라고 있다는 걸. 내가 걱정하고 미안해했던 시간들은, 어쩌면 함께 성장하는 과정이었는지도 모른다.

아기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돌아서는 길, 여전히 마음 한쪽은 무겁다. 그래도 그 순간에도 아빠는 일하러 간다는 걸 아기는 언젠가 이해해줄 거라 믿는다. 그리고 그런 믿음 덕분에 나는 오늘도 다시 문을 나선다.

서툰 아빠지만, 매일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사람. 아이를 위해, 가족을 위해, 나 자신을 위해 일하는 이 삶이 힘들지만 조금씩 나아가는 선택을 하며 살아가자고 매일 조금씩 노력해 나간다.

keyword
이전 02화길고 긴 마녀시간을 함께 할 수 있어 다행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