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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과 이건희를 만나다

그들이 내게 준 1월의 하루

by 가히 Feb 0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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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태어나 한번 살다 가는 삶이 다양한 이유는 많을 것이다. 타고난 성격과 주어진 환경이 이유일수도 있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대통령과 재벌총수란 이름으로 이름을 알린 윤석열과 이건희. 두 인간이 닮은 듯 다른 모습으로 만난 겨울이었다.


전 세계의 브랜드가 된 삼성은 초일류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의 기업이다.

창업자의 수완과 한계를 뛰어넘은 정치의 도움으로 삼성은 거대그룹되었다. 초일류를 주장하며 전 세계 기업을 지향하던 2대 총수 이건희 회장은 사업능력뿐 아니라 문화에도 나름의 관심이 있었나 보다. 창업자 이병철 회장에 이어 상상을 초월하는 수많은 미술작품들을 수집했 미술관을 개관해 수십 년운영하고 있다. 리움미술관이 보유한 작품들을 보며 그 많은 작품의 종류와 가치에 입이 벌어졌던 기억이 생생하다. 비싼 입장료가 나름 이해되기도 했었으니 말이다.


재벌기업 삼성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선물을 주었다. 이 회장이 평생 수집한 고가의 미술품들을 국가에 기증했고 그 작품들을 전국 미술관 전시회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이름하여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ㅡ선물'

진심 특별한 선물이다. 지방에 사는 시민으로 수많은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은 감사를 느낄 특별한 기회이니 말이다.


작가 이중섭의 모습작가 이중섭의 모습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이번 특별전은 5개의 전시실에서 전시되고 있었다. 이중섭 박수근 이응노 김기창 유영국 김환기 등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 알려진 최고 작가들의 작품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특히 3.4 전시실은 우리 지역과 연고가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따로 모아 놓고 있어 더 별한 마음이 들었다. 사진이나 TV속 화면으로 접했던 작품들을 실물로 확인하며 작가의 슬픔과 번뇌 행복의 감정을 색과 패턴으로 공감하는 잊지 못할 시간은 분명 선물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장욱진 작가ㅡ여인)


브런치 글 이미지 3

(하인두 작가ㅡ화 )


함께 간 친구와 "이건희란 개인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라며 깔깔댔다. 우리는 삼성이란 브랜드 가치 운운하며 나름의 애국이라 강조하는 어설 수다도 나누었다. 소시민의 작품 감상 여운을 커피 한잔과 함께했 소확행을 실감하는 주말오후였다. 하지만 좋았던 기분은 한순간에 바뀌어 버렸다.


습관처럼 확인한 핸드폰 속 뉴스는 윤석열대통령의 구속기소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하고 있었다. 당연한 결과였지만 햇살이 비치는 요일 오후 우울이 내려앉았다.


한 나라를 뒤 흔들며 세계의 이목을 끌던 국가수반의 내란 시도사태가 대통령 체포와 구속기소라는 초유의 상황을 만들었다. 떨어진 국격을 운운하는 날 선 반응이 국민의 가슴에 대못을 박으며 상처가 되고 있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만든 사태로 대한민국을 극단적 대립으로 몰고 가는 상황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상상초월 적반하장의 상황에 국민은 분노했고 쏟아지는 뉴스로 눈과 귀를 의심한 지난 12월은 유래없는 분노의 시간들이었다. 키세스란 별칭의 눈보라 시위대 모습에 가슴이 시렸고 어디까지일지 모를 극우적 표현을 서슴지 않는 정치인들의 극단적 행동에 국민들은 분노와 좌절로 불면의 밤을 보내야만 했다. 체포와 구속기소에도 무소불위의 처신으로 법을 부정하는 막가파 수반인 듯 그는 더 이상 정상이 아님이 분명해 보였다.


브런치 글 이미지 4


때는 강골의 검사로 진보정권의 환영과 기대를 받으며 검찰 최고 자리에 앉았던 인간이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던  속내를 상상 못 한 정부는 그에게 검찰개혁과 적폐청산을 기대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사정몰이로 나라를 뒤흔들었고 자신을 좌천에서 기사회생시킨 정부를 배신하며 초유의 격차로 정상자리에 앉아 이 사태를 만들고 있다. 


정치는 생물이라고 한다. 살아있으니 상상 못 할 상황도 기가 찬 행태도 가능한가 싶다.


한번 주어진 인생 가죽을 남기는 호랑이와 달리 이름을 남긴다는 인간이다.

세계의 시가총액순위 16위의 기업총수와 국가수반 대통령이란 최고의 자리에 있던 그 둘의 삶이 평범한 소시민의 하루에 들어온 날이었다.


개같이 벌어 정승같이 쓰란 옛말대로 살았는지는 모를 이건희 회장의 삶이지만 그의 선택이 내겐 선물이 되었다. 정의와 공정이 땅에 떨어지며 당분간 입에 담기 어려운 단어로 만든 주인공 또한 내게 잊을 수 없는 시간을 주고 있다.


감사와 분노의 하루가 2025년 새 해를 맞는 1월의 소회가 되며 기소된 피의자 대통령 소식으로 맞는 2월의 주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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