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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조 Jan 26. 2024

단순당은 암의 먹이입니다.

정말 드시겠어요?

나의 최애 길티 플레져는 아이스크림과 떡볶이다. 

수 날을 참다가 정말 못 참을 때 딱 1개(1인분)를 먹는다. 먹는 15분은 행복하지만 곧 더 먹고 싶다는 엄청난 욕구와 함께 후회가 밀려온다. 


이 두 가지 음식의 공통점이 보이는가? 이 단어를 떠올렸다면 어느 정도 건강 지식이 있는 것 인정한다. 


바로 '당'이다. 탄수화물 중에서도 단순당에 속한다. 단순당이란, 더 이상 간단한 물질로 분해되지 않는 당류이다. 그렇기 때문에 섭취와 동시에 몸에 소화흡수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킨다. 

혈당은 빠르게 올라간 만큼 빠르게 떨어지기 때문에 기분도 한순간에 좋아졌다 급격히 다운된다. 식후 졸림을 겪는다면 90% 이상의 확률로 '혈당 스파이크'가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탄수화물 양을 줄이고 채소의 양을 더 늘려야 한다. 



단순당은 혈당 스파이크뿐만 아니라 더 무시무시한 요인이 된다. 바로 암의 먹이이다. 암세포는 포도당을 먹고 자란다. 케이크, 면, 음료, 각종 양념 등 단순당(유당, 포도당 등) 이 가득한 음식을 먹으면 우리의 기분만 좋아지는 게 아니라 암세포도 무럭무럭 자라게 해 준다. (반어법입니다.)



CT촬영 중 'PET-CT'라는 게 있다. 현존하는 CT 중 가장 작은 암세포까지 확인할 수 있는 촬영 기법이다. PET-CT가 암세포를 찾아내는 원리를 간단히 말하자면, 바로 '포도당'이 가장 활성화된 부위를 찾아낸다. 


WHY?

암세포는 포도당을 먹고 자라난다 하지 않았던가. 바로 이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현존하는 CT 중 가장 세밀한 의료 기기가 활용한 성질이라니 더 무섭다. 그렇다면 단순당을 모두 끊어야 할까? 물론, yes다. 하지만 내가 정말 암에 걸려 정신 차리기 전까진 의지가 약해질 게 분명하다. 이건 선천적으로 당 알레르기가 있어서 먹으면 쇼크로 죽는 사람만이 끊을 수 있을 것 같다. 어떻게 해야 할까? 위험도가 높은 음식부터 점점 줄이고 좋은 방향으로 식생활 자체를 바꿔야 한다. 



1순위는 '음료'다. 여기서 음료란 물, 허브차, 곡차,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모든 액체를 뜻한다. 하물며 온갖 유기농 채소와 과일을 갈거나 착즙 한 액체도 절대 금물이다. 의외라고 생각할 사람이 많을 것 같다. 하지만 명백한 사실이다. 명심하자. 음료는 단순당일뿐만 아니라 씹지도 않고 넘기기 때문에 체내 소화흡수가 훨씬 빠르다. 그리고 빵이나 과자 같은 고체 음식보다 액체로 단 맛을 느끼기 더 어렵다. 그래서 같은 부피에 비해 몇 배나 더 많은 당이 들어간다. 한 모금은 괜찮겠지 하는 안일함은 당장 멈추는 게 좋을 것이다. 


 솔직히 생수는 물비린내가 나서 많이 마시기 쉽지 않다. 그래서 카페인이 없는(이뇨작용이 없는) 곡차나 허브차를 마신다. 요즘 잘 마시는 것은 생강차인데, 몸이 차고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 내게 정말 잘 맞다. 체질에 따라 열을 떨어뜨리거나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곡류를 찾아 꾸준히 마셔보자. 허브차 중에선 홍차, 녹차류를 제외한 대부분의 허브는 이뇨작용이 없다. 캐모마일, 루이보스, 페퍼민트를 가장 추천한다. 체질적으로나 맛으로나 호불호가 거의 없다. 


갑자기 물만 먹게 된다 하면 적응하기 어렵다. 치킨이나 피자엔 콜라, 카페에선 프라푸치노, 아침에 일어나 마시는 오렌지 주스가 아른거릴 것이다. 정말 최후의 수단으로 무설탕 음료를 가끔만 마시자. 인공 대체제를 쓰기 때문에 단맛은 느껴지지만 실제 체내에선 당의 활동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럼 맨날 마셔도 되는 거 아닌가 싶겠지만 우리의 목적은 식습관 자체를 갈아엎는 것이다. 그런데 자꾸 단맛에 길들여버리면 큰일이다. 단'맛' 자체와 멀어지자. 


남들은 다 먹고사는데 뭘, 겨우 이거 하나로 큰일 나겠어?라고 생각할 거 뻔히 다 보인다. 나도 그러니까. 그런데 그 한 번이 무섭다. 아는 맛이 가장 무섭다고,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세 번이 된다. 그 처음 한 번을 잘 참아보자. 참아 내는 한 번이 두 번 되고 두 번이 세 번으로 되어갈 것이다. 그렇게 점점 쌓아나가 보자. 당 없이도 우린 잘 살 수 있다. 아니, 더 잘 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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