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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고지혈증 걸렸을 때_9_동맥경화 진범은?

지방의 누명을 벗기고 진범을 찾아서...

by 김정훈

8. 동맥경화의 진범은 누구?




지방이 범인이 아니라면 도대체 누가 범인이란 말인가?


동맥경화가 심장이나 뇌혈관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맞는데 그러면 동맥경화의 범인이 지방이 아니라면 도대체 누가 범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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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지방이 아닌 바로 탄수화물


중성지방이 올라가고 HDL이 줄어들면 동맥경화 위험성 높아져!


중성지방(TG)/HDL의 비율은 동맥경화의 위험성을 정확하게 예측합니다. 즉, 중성지방이 높고 HDL이 낮을수록 이 비율은 높아질 텐데 이 비율이 높아질수록 동맥경화 위험성이 점점 높아집니다. 가장 낮은 0.84 그룹에 비해 가장 높은 5.01그룹은 약 4.4배 높아집니다.


중성지방의 상승은 유전적 경향과 탄수화물 섭취량과 관계가 깊습니다. 흰쌀밥, 밀가루 음식, 설탕이나 과당 등 정제 탄수화물을 많이 먹을수록 중성지방은 쉽게 올라갑니다.


특별히 저녁 8시 이후에 먹는 탄수화물은 제대로 쓰이지 않고 간에 부담을 주면서 지방간을 일으키고 중성지방으로 쌓이게 되니 저녁 8시 이후 탄수화물 섭취는 최대한 피해야 합니다.



동맥경화의 주범은 최종당화산물(당독소)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중성지방이 높아지는 것뿐 아니라 혈액 속에 포도당이 높아집니다. 이 포도당이 제대로 쓰이지 않으면 혈액 속의 다양한 단백질이나 콜레스테롤, 헤모글로빈 등과 결합하는데 이것을 최종당화산물(AGEs)이라고 합니다.


최종당화산물은 혈관벽을 노화시키며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것뿐 아니라, 알츠하이머 치매, 당뇨 및 만성염증으로 인한 다양한 만성질환과 노화를 일으킵니다. 그래서 최종당화산물을 당독소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최종당화산물은 고온으로 가열한 음식이나 튀긴 음식에도 많이 들어 있는데 노릇노릇 바삭하게 구운 빵이나 군만두, 구운 고기 등에 많습니다. 가급적이면 찌거나 삶는 음식이 최종당화산물을 덜 만들어 냅니다.



동맥경화의 주범은 작고 단단한 LDL


LDL은 크기와 밀도에 따라 큰 LDL과 작은 LDL로 나누는데 큰 LDL은 정상적인 LDL로 세포에 필요한 지방을 운반하는 역할을 합니다. 작고 단단한 LDL은 염증으로 인해 산화되거나 혈액 속에 포도당이 많아져서 당화 될 때 많이 발생합니다. 작고 단단한 LDL은 위에 설명한 최종당화산물의 일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처럼 LDL 전체가 나쁘다기보다는 크기가 작은 LDL이 혈관벽 내부를 쉽게 침투하여 동맥경화를 잘 일으키는 주범입니다.


일반적인 혈액검사로는 LDL의 크기까지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LDL 분획 검사라는 정밀검사를 해야 확인할 수 있습니다.


LDL 수치가 높더라도 작은 LDL의 비중이 낮다면 동맥경화 가능성은 낮고 LDL 수치가 그렇게 높지 않더라도 작은 LDL이 우세하면 동맥경화와 심혈관 질환 위험성은 높아집니다. (이렇게 정밀검사를 하기가 어려울 때는 위의 TG/HDL 비율로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이 비율이 2 이하이면 이상적이고 4 이상이라면 작은 LDL의 비율이 높다고 추정합니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으면(공복인슐린 수치가 높다면) 심장병 사망률 높여




위의 논문 자료에 보시는 것처럼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면 관상동맥질환(심근경색을 일으키는 심장혈관이 막히는 병)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이 밝혀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는 것은 혈당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혈당이 높아지면 인슐린이 많이 분비되고 결과적으로 3개월 평균 혈당을 나타내는 당화혈색소도 높아집니다. 이렇게 혈당이 높아지는 이유는 뭘까요? 바로 정제 탄수화물을 많이 먹는 식사 때문입니다.


이렇게 고탄수화물 식사를 하면 혈당이 증가하면서 중성지방도 증가하고 HDL은 감소하면서 위에서 언급한 중성지방/HDL 비율이 올라가게 됩니다.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우리 몸 속에서는 어떤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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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하자면 정제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혈당이 올라가고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며 중성지방이 올라가고 몸에는 당 독소가 쌓이면서 LDL이 나쁜 놈으로 변하여 혈관벽을 파고 들어서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이것이 심혈관질환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한다는 것입니다.



탄수화물을 적게 먹을 때 우리 몸 속에서 일어나는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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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을 줄이고 좋은 지방을 섭취하면 인슐린이 떨어져 인슐린 저항성이 낮아지고 지방합성보다는 지방분해가 더 많이 일어납니다.


우리 몸은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잘 쓰는 경향이 있는데 좋은 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서서히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는 케토시스 상태로 변화합니다. 그러면 간에 끼어 있는 지방들도 줄어들게 됩니다. 따라서 지방간이 있으신 분이라면 반드시 탄수화물을 줄이고 지방과 채소를 충분히 드셔서 지방이 분해되도록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지방간이라면 단순하게 지방을 더 먹으면 안 되겠구나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오히려 남아도는 탄수화물을 지방으로 바꾸어 저장하느라고 간이 훨씬 무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어떤 지방을 선택할 것인가?



물론 지방이라고 모두 좋은 것은 아닙니다.


사육하는 돼지와 소, 닭 등에게 엄청나게 많은 양의 항생제와 GMO(유전자 변형) 사료를 먹이고 있습니다. 값싼 고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편리하게 사육하기 위해서 이런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시중에 유통되는 거의 대부분의 고기는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지는데 지방은 독성물질이나 노폐물의 저장소 역할을 한다는 것을 감안하다면 이런 방식으로 사육된 고기의 지방이 좋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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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비만과 각종 성인병의 원인으로 유전자 변형 사료를 먹여 키운 육류가 지목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비위생적이고 전혀 동물의 생리에 맞지 않는 사육환경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단백질이나 지방 탄수화물과 같은 거대 영양소의 함량은 비슷할지 몰라도 각종 염증물질이 몸 안에 축적되어 있으며 결정적으로 자연 상태의 오메가3:6의 비율보다는 훨씬 높은 오메가6 비중을 보입니다.


오메가6는 염증성 물질로 비만과 대사증후군을 일으키며 혈관질환을 일으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밀폐식 집단사육으로 길러진 닭, 돼지, 소들은 오메가3의 비율이 상당히 낮은데 이것 역시 대사증후군의 위험성을 크게 높입니다.


연어도 좋은 지방 공급원이지만 국내에는 알래스카산 자연 연어를 쉽게 구하기 어렵습니다. 국내에 유통되는 냉동/냉장 연어는 대부분 노르웨이 산인데 전부 항생제와 사료를 써서 키운 양식 연어가 대부분입니다. 알래스카산 연어는 생으로 요리하면 워낙 오메가3가 많아서 그 기름기 성분이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는 맞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최근에 온라인으로 냉동된 알래스카산 연어를 구입해서 먹어 보았는데 훨씬 맛있다고는 못하지만 나름 제 입맛에는 괜찮았습니다.)


또한 고등어 크기 이상의 큰 생선은 해양오염으로 인해 수은이나 다양한 플라스틱 조각들이 몸 안에 축적되기 때문에 가급적 많이 드시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참치는 매우 큰 생선에 속하기 때문에 맛은 있지만 즐겨 먹지는 않습니다.


튀김용으로 쓰는 각종 식용유 종류나 마가린, 쇼트닝 등도 모두 나쁜 기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소량을 가끔 드시는 것은 우리 몸이 어떻게든 해결해 나가겠지만 몸에 염증이 가득하고 혈관이 계속 나빠지는 상태에서 즐겨 드시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그러니 가급적 방사한 닭이나 돼지, 풀을 먹이며 방목하는 소와 거기서 나온 유제품을 드시는 것을 더 추천드립니다. 조금 적게 먹더라도 최대한 자연에 가까운 먹거리를 택하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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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래서 좋은 지방의 공급원을 꽁치나 정어리, 방목한 돼지고기, 풀 먹여 키운 소에서 나온 우유로 가공한 버터, 냉압착 들기름(산패하기 쉬우니 개봉 후 반드시 냉장보관하시고 늦어도 한 달 이내에 소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름나물, 아보카도, 호두,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드레싱용) 등을 사용합니다.




이렇게 얘기하고 보니 우리가 먹을 음식들을 고르기가 상당히 까다로운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마음먹고 건강한 먹거리를 선택하는 습관을 들이면 몇 달만 지나면 나름의 노하우를 터득할 수 있습니다.


저도 약 3개월이 지나고 나니 저 스스로 선택하는 요령이 생겨서 지금은 큰 스트레스 없이 식단 조절을 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평생을 관리해 나가야 할 식습관을 만드는 일이니 귀찮아하지 마시고 한 번만 제대로 이해하고 큰 틀을 정하시면 평생 혈관을 튼튼하게 지키고 활력 있는 생활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다음 시간에는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이상은 행복한 의학상식을 나누는 닥터 행복한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일부 자료는 잘못된 의학상식을 바로 잡는 유투버 닥터 쓰리님의 자료를 인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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