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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고지혈증 걸렸을 때_7_지방의 누명

혈관건강에 대한 미신과 음모

by 김정훈

7. 지방의 누명




혈관 건강에 관한 오래된 미신


다음 내용은 우리가 (저를 포함해서) 오랫동안 믿어왔던 혈관 건강과 관련된 오래된 미신에 관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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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혈액 속에 지방이 많아지는 고지혈증에 걸리고


2) 고지혈증이 계속되면 혈관에 녹이 스는 것처럼 혈관이 좁아지고 딱딱해지는 동맥경화가 생기고


3) 혈관이 좁아진 상태가 계속되면 언젠가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게 되는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이 발생한다.


4) 고지방식을 한 사람들은 이런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한다.




내용만 보자면 직관적으로 아주 자연스러운 경과처럼 보입니다.

논리적으로도 굉장히 말이 잘 맞아떨어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가설입니다.

한마디로 팩트가 아니라 썰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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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피디아를 찾아보면 이런 내용이 콜레스테롤 가설이라고 나와 있으며 내용을 보면 이 가설을 지지하는 논문과 반대되는 논문의 숫자는 비슷하지만 이 가설을 지지하는 쪽의 논문이 6배나 많이 인용된다고 되어 있습니다.


한 마디로 이 가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의료계나 식품산업 등 영향력 있는 단체들의 주류라는 뜻입니다.



콜레스테롤 가설의 역사와 반론


그러면 도대체 이 가설은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엉터리 같은 콜레스테롤 가설의 첫째 단계


이 가설은 첫 번째 단계에서 일단 문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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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0년 전에 러시아에서 실험한 내용인데 "옥수수유와 같은 지방을 토끼에게 먹이니까 고지혈증이 생겼다"라는 것입니다.


이 실험한 사람들은 제정신일까 싶습니다.


풀 뜯어먹는 토끼에게 옥수수유를 왜 먹였을까요?

잘 안 먹으니까 억지로 먹였습니다. 제 생각에는 옥수수유 보다 토끼가 스트레스받아서 고지혈증이 생기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ㅠ.ㅠ


다른 동물들도 그럼 지방을 먹으면 고지혈증이 걸릴까요?

시궁쥐나 개코원숭이 같은 잡식석 동물들은 지방을 먹어도 고지혈증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사람에게도 지방을 먹이면 모두 고지혈증이 걸릴까요?

마사이족과 몽골 유목민들은 동물성 지방으로 전체 칼로리의 절반을 섭취하지만 고지혈증이 안 걸립니다.

그런데 마사이족과 몽골 유목민들이 도시로 가서 서구화된 식사를 하면 고지혈증에 걸립니다.


단순히 지방을 먹어서 고지혈증에 걸린다는 말이 얼마나 어설픈 가설인지 보여주는 내용입니다.


오히려 서구화된 식사에서 문제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서구화된 식사란 정제된 탄수화물(밀가루 음식과 각종 기름에 튀겨먹는 음식들)을 주식으로 하는 것을 말합니다.



고지혈증이 동맥경화를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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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학에서는 LDL이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단순화해서 무조건 LDL을 낮추는데 기를 쓰고 있지만 위에서 본 대로 LDL 중에서도 작고 산화되거나 당화 된 LDL이 동맥경화와 관계가 있었습니다.


큰 LDL은 위에서 언급한 세포막의 구성성분이 되고 호르몬의 재료가 될 뿐 아니라 비타민D의 재료로도 쓰이며 요즘과 같은 바이러스가 창궐할 때 면역력과 전체적인 체력을 올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정작 동맥경화는 육식동물보다는 초식동물이 더 흔합니다.

씨앗을 먹는 비둘기와 생선만 먹는 펭귄의 동맥경화 비율은 같습니다.


이것은 두 번째 단계인 고지혈증이 동맥경화를 유발한다는 내용도 완벽한 과학적 사실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지방 섭취는 같은데 심장혈관질환 사망률은 6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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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부자나라 핀란드는 가난한 멕시코와 비교할 때 지방 섭취율은 동일합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핀란드의 심혈관질환 사망률은 멕시코의 6배에 달합니다. 뭔가 심장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더 큰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을까요?



콜레스테롤이 낮으면 사망률 높아져...


지금은 LDL과 HDL을 구분하여 고지혈증과 심혈관질환의 상관관계를 파악하지만 예전에는 흔히 총콜레스테롤이 얼마나 높은가에 따라 고지혈증 진단을 하고 심혈관질환의 위험도를 분석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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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일본에서 2008년도에 실시한 연구인데 무려 17만 명이 넘는 대규모 실험이었습니다. (최근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훨씬 큰 규모의 논문이 있었는데 이것은 추후에 설명 드리겠습니다.)


오랫동안 일반적인 내과에서는 중년 이후 고혈압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다면 총콜레스테롤을 160 이하로 낮추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했었는데 실제 연구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남자의 경우 총콜레스테롤이 160 이하이면 총 콜레스테롤 240 이상인 사람들과 비교하여 사망률이 80% 정도 높았습니다.


여자의 경우도 총 콜레스테롤 160 이하 그룹에서 약 50% 정도 사망률이 높아졌는데 240 이상인 그룹에서 200~240인 그룹보다 살짝 사망률이 올라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 결과는 작년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참 기승을 부릴 때 우한의 병원에 입원한 초기의 코로나 19 감염 환자들 중에서 콜레스테롤이 낮은 환자들이 중증도가 더 심하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계속 낮았던 사람들은 모두 사망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린 사람들은 모두 회복하였다는 논문과도 그 결과가 일치하는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이렇게 콜레스테롤을 낮출수록 총사망률이 증가하는데도 왜 이렇게 콜레스테롤을 나쁜 놈 취급하는 분위기가 되었는지 그 배경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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