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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고지혈증 걸렸을 때_5_고지혈증의 원인

고지혈증은 왜 생길까?

by 김정훈



5. 고지혈증의 원인 : 고지혈증은 왜 생기는가?



지금까지는 고지혈증은 왜 위험한지 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한 마디로 하자면 혈관건강에 매우 치명적이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뇌혈관 검사, 심장혈관 검사, 경동맥 검사를 통해 고지혈증이 결국 우리 생명을 위협하는 실체를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혈관의 상태를 확인했다면 그 다음엔 영양상태를 평가해 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영양상태에 대해 이해하려면 지금까지 고지혈증에 대해서 알려진 식습관 내용과 실제 사망률과 관련된 식습관, 영양평가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오늘 부터는 고지혈증을 극복하려면 고지혈증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아야 하기 때문에 공부를 좀 해 보고 영양상태를 평가하도록 하겠습니다.





고지혈증에 관해서는 무언가 음모가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오해가 많고 치료방향도 좀 이상합니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고지혈증은 왜 생기는가? 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콜레스테롤에 관한 일반적인 상식이 워낙 지배적이고 그 치료에 대해서도 아주 확고했는데 최근에는 조금씩 다른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하나씩 살펴 보면서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들 중 가장 진실에 가까운 것은 어떤 것인지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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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혈증의 음모"라고 쓴 이유


굳이 제가 제목을 고지혈증의 음모라고 다소 자극적으로 붙인 이유는 내용을 알면 알수록 왜 이토록 철저하게 속이려 했을까? 무슨 다른 목적이 있지 않다면 왜 이렇게 우리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를 이렇게 까지 데이터를 제약회사에서 집계하도록 하면서까지 그렇게 엉뚱한 방향으로 유도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입니다.



모든 과학은 언제든 자기 수정의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기본입니다.


확실하다고 믿었던 것들도 새로운 사실과 실험으로 결론이 뒤바뀌는 것이 늘 일어나는 것이 과학입니다.


그래서 제가 이 글을 통해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결국 건강과 음식의 문제에 대해서 "이것은 완벽한 진리이니 나를 따르라!"는 식의 주장을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렇게 분명하게 상충되는 연구가 있고 그런 다양한 연구결과와 내 몸에 직접 적용했을 때는 확률적으로 어떤 것이 더 적합한지 확인해 보고 최종판단을 본인이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영양에 관한 연구결과는 확률적으로 이런 것이 더 좋았다, 이런 것은 부작용이 얼마나 높았다... 라는 것이지 모든 사람이 이렇게 따라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대중매체는 일반인들에게 단순하고 자극적으로 전달하려는 고유의 특성 때문에 어떤 연구에 따르면 어떤 음식이 좋다더라... 어떤 영양소가 좋다더라... 라는 식으로 단순하게 이야기 합니다.


그러면 대중들은 우르르 몰려 가서 어떤 음식은 품귀현상을 일으키고 어떤 음식은 아주 폭삭 망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 옵니다.


그러니, 단순하게 이게 좋다, 저게 좋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이 가장 진실에 가깝고 내 몸에 적합할지, 더 나아가 저같은 고지혈증이나 고혈압, 당뇨에 취약한 가족력을 가진 분들이라면 어떤 음식과 영양소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지 안내를 하고자 합니다. 객관적인 논문의 결과와 제 몸에 직접 적용한 결과를 함께 보여드리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고지혈증의 역사



과학적인 사실은 언제나 불변하는 진리가 아닙니다. 그 시대의 가장 설득력있는 하나의 가설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따라서 새로운 발견과 현상들이 꾸준히 쌓이다 보면 언제든 뒤집어질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대중은 복잡한 것을 싫어합니다.


그래서 대중매체는 언제나 사실을 단순화하고 사람들의 호기심을 쉽게 충족할 수 있는 메시지를 씁니다.


고지혈증에 대한 거의 반 세기 동안의 역사도 그러합니다.


과학의 이름으로 믿었고 그래서 희생된 사람들...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한 쪽으로 치우친 이야기가 검증없이 한 사회를 압도할 때 과학은 종교가 가지는 부작용을 거의 비슷하게 나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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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동아일보 광고를 보면 네슬레는 분유가 아주 완전소화되고 단백질 등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하여 아이가 더 잘 자랄 것처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지금 시대에 이런 광고를 하면 아무도 믿지 않겠지만 그 땐 이런 광고가 통하던 시기였습니다.


100년 전 쯤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코카콜라에 실제로 코카인을 넣어서 팔기도 했었습니다.


야광시계에 방사성 물질인 라듐을 써서 시계공장에서 일하던 많은 소녀들이 죽어갔고, 그것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아서 라듐을 손톱에 바르고 심지어는 분유에 타먹이기도 했던 끔찍한 일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일들이 1917년에 과학의 이름으로 실제로 벌어진 것입니다.


확신? 과신? 미신?


우리가 흔히 확실하다고 믿는 확신과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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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에는 과신이라는 영역이 존재합니다.


김연아 선수가 동계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으로 금메달을 딴 것은 확실한 사실이지만 점을 보고 미래를 맞추겠다는 것은 미신이라고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물원에서 악어의 입에 손을 넣는 저 아저씨는 반복적인 경험의 결과 스스로는 악어가 물지 않을거라 확신하니까 하는 행동이겠지만 관중들이 보기에는 조마조마한 마음이 들죠.


악어 입에 손을 넣는 조련사와 지켜보는 관중 사이에서의 긴장은 경험과 지식의 차이에서 오는 것입니다. 물론 조련사가 아닌 지식과 경험이 없는 일반인들은 엄두를 내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조련사가 첫날부터 악어의 입에 자신의 손을 넣었다가는 손목이 날아갈 수도 있겠죠. 그 날 따라 악어의 기분이 좋지 않을수도 있으니까요. 경험이 적은 조련사는 스스로 확신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결과를 놓고 본다면 과신이었다고 판명이 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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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계에서도 진실과 거짓말, 그 사이에 작화증이라는 중간단계가 있습니다.


작화증은 뇌의 일부에 손상이 생기면 실제로는 자기가 모르는 내용을 아는 내용들을 짜깁기해서 말을 만들어 내는 현상을 일컫는 말입니다.


제가 재활전문병원에 있을 때는 뇌졸중환자들을 주로 치료했었는데 뇌경색이나 뇌출혈의 후유증으로 작화증에 걸린 사람들을 가끔 보게 됩니다. 이들은 자신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억에 중간 공백이 있으니 그 부분을 앞뒤로 알고 있는 내용들을 조합해서 그럴싸하게 말을 지어냅니다.


의학계에서도 작화증에 걸린 사람들이 있습니다.

부분적 진실에 자신의 의견을 조합해서 엉뚱한 결론을 이끌어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콜레스테롤에 대한 오해


유명한 어느 뉴스 기자가 알려주는 아래의 기사는 이제는 상식처럼 받아들이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15년 전의 이야기이지만요.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지만 제대로 업데이트 된 내용을 찾아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신문기사가 오히려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있네요.


아마 대부분의 일반인들이 이 내용에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의과대학 다닐 때 이런 정도로 배웠고 기능의학을 접하기 전까지는 아주 철썩같이 진리로 알고 있었던 내용입니다.


심지어 저자가 아주 유명한 뉴스 기자입니다.


그런데, 여기 나오는 콜레스테롤에 대한 7가지 오해 중에 한 개만 확실히 맞고 한 개는 논란의 여지가 있으며 5가지는 잘못된 내용입니다.


확실히 맞는 것은 7번 항목 폐경기 이후 여성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가므로 주의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은 2번 항목, 마른 사람도 고지혈증이 종종 걸리는데 그것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느끼지 못해서 그렇다기 보다는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가 내장지방의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5가지 내용은 부분적으로 맞거나 아예 사실과 반대되는 내용도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오류에 대해 하나씩 살펴 보고 건강한 혈관을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겠습니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콜레스테롤 하루 섭취제한량 기준이 없어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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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잡지인 타임지에서는 1984년, 왼쪽 그림과 같이 달걀에 콜레스테롤이 많으니 두 개 이상 먹지 말라거나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들은 피하라고 얘기합니다. (계란 노른자에는 대략 100mg 정도의 콜레스테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정확히 30년이 지난 2014년에는 LDL 콜레스테롤 높이는 포화지방인 버터를 먹으라고 합니다.


심지어 미국과 일본에서는 몇 년 전에 먹는 콜레스테롤은 심장병과 뇌졸중 위험과는 관련이 없으니 콜레스테롤 하루 섭취제한량 기준 자체를 없애 버렸습니다.


도대체 30년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설마 사람의 몸이 30년 동안 진화한 것은 아니겠죠?


그리고 우리는 왜 여전히 수십년 전의 오류투성이 지방 가설을 그대로 따르고 있을까요?



지방은 과연 침묵의 살인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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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방은 호르몬, 담즙산, 세포막, 신경을 보호하는 재료로 유익하게 쓰이는데도 이제껏 우리는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혈관이 막혀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므로 지방은 무시무시한 살인자, 침묵의 살인자 라는 부르며 천하에 몹쓸 놈, 반드시 피해야 할 음식으로 여겨왔습니다.


그래서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처방약 1등과 4등은 바로 고지혈증약입니다.



지방에 대한 새로운 시각


지방가설에 대한 재평가



지방가설에 대한 재평가


그런데 2018년 "지방가설에 대한 재평가"라는 제목으로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학술지(The American Journal of Medicine)에 실린 LDL을 낮춘 결과를 보면 사망률을 줄인다는 연구는 29개 중에 하나에 불과합니다. 짧게는 2년 길게는 7년 씩 조사한 연구인데도 불구하고 이 정도면 고지혈증 치료약으로 사망률을 낮추는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좀 더 과학적이지 않을까요?


그나마 사망률을 줄였다는 논문의 고지혈증 치료약제는 스타틴이 아닙니다. 주사제로 나온 다른 약물인데 최근에 개발되어 이제 막 자료가 축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지방에 대한 오해와 스타틴과 같은 고지혈증 치료제가 우리의 목숨을 구하는 구원자처럼 추앙받는 것은 정말 뭔가 음모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지방은 인체 모든 세포의 막을 구성하는 중요한 구성성분이고 다양한 호르몬과 비타민D의 재료가 되며 요즘과 같은 코로나 시대에 바이러스와 세균에 대한 강력한 면역을 유지하게 하는 중요한 성분이 바로 지방입니다.


지방은 평형수


그래서 저는 배가 안전하게 항해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평형수와 같이 지방도 우리 몸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평형수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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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양의 평형수가 없다면 위기상황에서 배가 쉽게 뒤집히듯이 지방과 콜레스테롤도 적절한 양을 유지해야만 우리 몸도 위기상황을 잘 이겨나갈 수 있습니다. 물론 산화된 나쁜 지방들이 쌓인다면 실제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지만 좋은 지방은 오히려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춰 줍니다.


다음 시간에는 건강한 지방이 어떤 역할을 하고 우리 몸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지방을 얼만큼 먹어야 적당한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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