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이 어려운 이유

2024_이야스페셜_02

by 이야
장편이 어려운 이유

참 슬픈 일이다.

지금까지 써본 결과, 원래 목표로 했던 장편 쓰기는 한참 멀었다.

서로 연관되고 엮인 단편들도 분명 있지만, 그걸 묶어서 장편으로 바꾸는 것도 어려워 보인다.

하나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보기에는, 쓰는 시간의 공백 등으로 인해 이어지는 내용이어도 결이 조금씩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래서 아예 장편을 계획해야 하겠고, 나름 2023년에도 타이니가 주인공인 이야기를 중점으로 시놉시스와 인물 관계도를 확정해 놨으나 수포로 돌아갔다.

장편 도전이 되지 않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를 생각했다.

일단 게으름이 가장 큰 적이고, 그것을 알면서도 방치하는 것도 죄라고 할 수 있겠다.

머리에서 구상하는 과정에서 이미 지치기 때문에 느린 실행력으로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니 결과적으로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여전히 장편을 쓰고 싶은 마음은 있다.

다만 요즘은 단편도 간신히 써내는 마당에, 긴 분량을 만들어낸다는 게 부담이다.

아마도 이런 나약한 의지가 있으니, 스스로 더 어렵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최근에는 단계적으로 접근해 보아야겠다고 생각해서 한 친구와 계약했는데, 아직 시작도 못한 상태다.

주인공, 중간보스1~3, 최종보스.

이렇게 짜서 5화를 먼저 그려볼 생각을 했는데, 주인공은 매번 달라야 한다는 규칙으로 인해 악역한테 서사를 줘야 하는 잘못된(?) 상황에 놓여버렸다.

물론 악역이 아군이 된다면 그런 것도 마냥 나쁜 건 아닐 수 있겠지만, 아무튼 규칙을 깨야하나 고민 중이다.

결국 내가 세운 규칙은 내가 깰 수밖에 없으니, 스스로 납득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사항이다.

사실 여기서 짚어볼 것은 내가 처음부터 너무 긴 분량을 생각했다는 점이다.

2023년, 작업한 것들 중에 그나마 하나 이상의 연결된 이야기로 연속해서 쓸 수 있었던 게 최대 3화였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앞으로는 이렇게 늘려야 할 것 같다.

작년에는 3화, 올해에는 5화, 내년에는 7화…?

이렇게 가다간 100편 정도의 장편을 완성하려면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생각해 보니 여러 장편을 쓰는 걸 원했다기보다는 하나라도 장편이면 좋겠다가 더 맞는 바람인 것 같아 사는 동안 하나로 만족해야겠다.

미래에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100화 정도가 나한테는 적당하다고 느끼고 그러면 내게 장편 분량은 30만 자가 된다.

단편은 3,000자, 장편은 30만 자로 내가 정한 기준이다.

(장편의 경우, 이어지는 것으로.)

세상이 정해놓은 분량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아무래도 나는 내 능력 안에서 하고 싶은 걸로 해야 직성에 풀릴 것 같다.(?)

2023 이야챌린지는 총 105편으로 마무리되었는데, 글자수만 보면 장편 분량에 임박한다.

다만 이어지는 내용은 아니기 때문에 분량이 된다고 '장편이었다'라고 구분할 수는 없겠다.

특히 000에서 시작해 999로 끝나는, 1,000층의 탑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하루 평균 3편씩 써서 1년 안에 1,000편을 한 번이라도 쓸 생각이다.

1,000지망생(X).

시작은 105마루였지만, 앞에 네 자릿수가 붙을 날이 올 때까지 계속 도전해 나갈 생각이다.

그러면 1년 안에 장편을 8개까지도 해볼 만하다.

그걸 이루기 위해서 조금은 더 노력할 필요성이 있겠다.

MBTI가 INTP인 사람은 실행력이 없다고 하는데, 나는 이 말이 거슬린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지만, 정작 실행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고 하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인팁인 나는 실행력의 유무보다 느린가, 빠른가의 차이라고 생각했다.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중이다.

너무 느려서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결국 느린 거북이가 우승하는 게 정설이다.

옛날부터 글을 쓰고 싶고 써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걸 이루기까지 일단은 10년이 넘게 걸렸다.

대략 13세~15세 사이에 처음으로 나도 글을 써보고 싶다고 생각했고 뭔가를 끄적이며 지내왔지만 글이라고 확실히 분류할 수 있는 것을 해내기까지 오래도 걸렸다.

내가 장편을 쓸 수 있는 걸까에 대해서 불안함과 초조함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저 시간의 문제라고 보니 언제든 해낼 날이 올 것 같다는 기대가 생겼다.

지금은 내가 그 시기를 앞당길 수 있게 뭐라도 시도해 볼 때인 것 같고, 차근히 폭을 넓혀가야겠다.

남들도 쉽게 하는 건 아니겠지만, 시작점이 남들보다 훨씬 뒤에 있다고 느껴서 괜히 위축되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런 기분에서 조금 자유로울 수 있을 것 같다.

장편이 어려웠던 것에 대해 여러 이유를 생각해 봤는데, 지금 보니 그건 다 핑계였던 것 같고 좀 더 짜임새 있는 글을 쓸 수 있도록 많이 읽어보고 써봐야겠다.

또 이 글을 쓰면서 그동안 보류했던 이야기들도 함께 떠올랐다.

그것들을 활용해서 2024 이야챌린지를 더 다채롭게 물들여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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