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마음으로 쓰는가?

2024_이야스페셜_01

by 이야
어떤 마음으로 쓰는가?

휘잉.

바람에 살랑이는 나뭇잎 사이로, 가벼워진 끝은 또 바란다.

언젠가 맺힐 새로운 인연으로 채워질 안을.


비로소 익지 않아도의 본편을 끝내고, 특별편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렇다 할 거창함은 없지만, 그냥 남은 회차를 좀 더 잘 이끌어보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할 수 있겠다.

애초에 이 연재 브런치북은 나의 기록 노트인 부분이 더욱 컸다.

좋지 못한 기억력을 보충해서 다음 이야기를 쓸 때 도움을 받는 등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솔직히 생각과는 다르게 진행된 연재 브런치북이었지만, 그렇다고 엎고 싶진 않다.

일단 귀찮기도 하고, 또 그런 엉성함이 있어야 다음에는 더 나아질 수밖에 없는 게 아닐까?

물론 더 나빠질 수도 있겠지만, 첫 시도보다는 분명 좋을 거라고 기대해 본다.

아무튼 여기까지 온 걸 보면 생각보다 더 진지하게 임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이야챌린지를 장난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그에 대한 진중함을 주변에서는 조금 가볍게 받아들이거나 혹은 스스로 왜곡해 생각한 부분도 있어서 진행하는 동안 잠깐 위축된 부분도 분명 있었다.

어떤 기대 같은 게 아예 없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나는 그냥 뭘 쓰든 간에 쓰고 싶었던 마음을 위해 달려왔던 것 같다.

그 마음에 힘들고 지칠 때도 있었지만, 그것을 반하는 것보다 행하는 게 더 좋았던 순간들이 많았기 때문에 나름 주어진 시간 속에서 느리지만 꾸준히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충분한 시간 뒤에 스노우볼을 마주할 때마다 과거에 대한 후회를 조금씩 걷을 수 있는 계기도 찾을 수 있었다.

가령 과거에 생각했던 것들이 서로 엮이면서 풀릴 때가 종종 있는데, 그 당시에는 어떻게 활용할지도 몰랐던 것을 가지고 무언가를 해낼 때마다 내 과거가 의미 있게 느껴지는 순간들로 바꿔주었다.

오래전에 내 안에 자리 잡은 고래인들에게 짧지만 확실한 이야기를 줄 것이라고는 진짜 예상도 하지 못했는데, 이 친구들을 데리고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발견할 때마다 기뻤다.

나 좋자고 만든 친구들이었지만, 내 안에서 버려진 게 아니라 기다렸던 거라고 생각하니 더욱 그랬던 것 같다.

게다가 아직 꺼내지 못한 친구들이 무수한데, 충분한 시간 후에는 다 꺼내 보일 수 있지 않을까.

기약 없는 기다림인 건 같을지 몰라도 막연한 기대감에 대한 근거는 계속 쌓여가는 느낌이라 좋다.

그래서 미안했던 마음이 고마움으로 변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고래인들과는 끈끈해지는 것을 느끼고 있지만, 반면 지구인들과는 그렇지 못했다.

내 안의 것은 다져지고 있지만, 그게 바깥의 독자들에게는 매력적이지도, 잘 전달되고 있지도 않는 것 같아 고민이 크다.

내 접근 방법은 남들이 원하는 것보다는 내가 더 우선인 부분이 있어서 그 거리를 2023 이야챌린지에서는 전혀 좁히지 못하고, 오히려 벌려놓기만 했다.

앞으로는 차차 줄여가고 싶은 바람도 있지만, 그러려면 많이 깨져봐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사실 내 글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아직 찾지도 못했고, 나아가 제시할 수도 없었다.

나는 내가 쓰고 싶은 글, 나니까 쓸 수 있는 글을 정해서 만들지만 막상 그 글이 읽고 싶은 글인가 생각하면 아니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자신감이 없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확실히 글의 깊이와 표현력 등의 부족이 그런 답을 내놓을 수밖에 없게 한다.

그래서 글을 쓸 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시작하는 느낌도 없지 않아 있다.

이렇게 단점만 찾아보면 끝이 없는데, 반면 장점은 날 고민에 빠트린다.

덕분에 갈 길이 멀다는 것만 깨닫고 간다.

하지만 개의치 않는다.


이야파티 매거진 (brunch.co.kr)

해당 매거진은 이야가 되기 위한 파티로, 30년이란 시간을 투자받았다.

그래서 매년 다른 파티장이 버스를 태워줄 파티원들을 찾고 있다.


첫 번째 파티장이었던 마루는 파티원들을 찾는다고 열심히 기반을 만들었다.

2024 이야챌린지를 이끌고 있는 새 파티장도 슬슬 파티원들을 찾는다고 어슬렁거리고 있으니, 좋은 소식이 있지 않을까?

모른다.

그럼에도 나는 계속 이 도전을 이어갈 것이다.

어떤 마음으로 쓰는지, 하나만 꼬집어 말하기에는 이제 너무 어렵다.

나를 위해, 나를 찾아온 고래인들 위해, 나아가 또 나를 찾아준 지구인들을 아우를 수 있다면 나의 30년을 여기에 갈아 넣을 수 있을 것 같다.

진짜로 30년인지는 가봐야 알겠지만, 시즌2도 생각하는 입장으로서 쉬이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기원후 30년, 60년을 넘어 환생해서 더 이어갈 거다.

지금은 전년보다 많이 쓰는 걸 목표로 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양이 주는 대신 질이 높아졌으면 좋겠다.

분량이 심히 짧다고 느껴지지만, 특별편이 길어서 좋을 게 없다.(?)

빨리 2023년에서 벗어나서(?) 2024년에 집중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매거진 이야파티를 통해 다양한 글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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