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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희경 Oct 18. 2024

[리뷰] 찰스 핸디 <포트폴리오 인생>

오늘은 최근에 읽었던 책 찰스 핸디 <포트폴리오 인생>을 리뷰해 봅니다.


찰스핸디는 피터 드러커와 톰 피터스 등 세계를 움직이는 사상가 50인에 올라 있는 경영 사상가입니다.


초판이 2008년도 나왔던 책인데, 절판되었다가 최근에 재출간되었죠.




사실 이  제목이 포트폴리오 인생이라 어떤 삶인가에 대해 알려주는 지침서 같지만, 찰스 핸디의 개인적인 삶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에세이이자 철학서 같습니다.


지금이 2024년이니까 초판이 나온 지 무려 16년이 된 책이지만, 놀라운 것은 당시 영국에서 일어났던 현상이 현재 우리나라와 유사하다는 점입니다.



책의 초반에 이런 문구로 시작합니다.


“결국 삶이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진정 누구인지, 자신이 진정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끝내 모른 채 죽는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삶이란 정체성이라는 사다리를 오르는 과정이고, 우리는 사다리를 오르면서 서서히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하고 발견해 간다."

 (p.26)


이 책은 찰스핸디가 다국적 석유회사 셸의 간부를 그만두고, 홀로서기하는 과정에서 겪는 자신의 삶과 이야기를 전개해 나갑니다.


흥미로운 것은 경영 사상가답게 개인의 성장을 기업의 성장과 몰락 과정을 알려주는 시그 모이드 곡선으로 설명해 준다는 점인데요.


시그 모이드 곡선은 대문자 S자를 가로로 눕힌 모양으로 기업이 바닥부터 시작하여 점점 상승곡선을 그리다가 S자의 꼭대기에 이르고 그 이후에는 쇠퇴하는 모양을 나타나는데요.




개인의 성장도 상승기를 타다가 어느 시점이 되면 점점 하락한다는 의미이죠. 기업은 쇠퇴하기 전 정점에 오르기 전에 또 다른 신사업을 준비하여 대비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개인도 잘 나가는 시점부터 새로운 삶을 모색하거나 새로운 직업이나 관심사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이 시점이 언제인지는 알기 어렵죠? 그것을 알 수 있는 단서가 있는데, 삶이나 일이 너무 편안하고 마음대로 된다고 싶을 때가 다른 것을 준비할 시점이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성공적인 삶을 살 때, 안주하지 말고 다른 것을 준비하라는 거죠.



그리고 찰스 핸디는 이렇게 말합니다.


"평생 한 업종에만 종사한다는 오래된 사고는 이제 신화로 여겨지면서 두 세 가지 직업을 바꾸며 다른 인생을 산다는 발상이 점점 보편화될 것이다. 새로운 일이 유사 업종이 아니라, 다른 능력을 요구하고 보수의 형태도 다른 별개의 업종인 경우도 많을 것이다." (P.146)


무려 16년 전에 이런 예견을 했다니 놀랍지 않나요?



이렇게 예견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이 당시 영국에서 노동자 해고와 실업률이 높아질 때라고 합니다. 따라서 이때부터 기업이 평생직장을 제공하지도,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사내에서 해결하려 하지 않을 것, 외주화를 예상했던 거죠.



그래서 "포트폴리오"라는 개념을 생각해 낸 거죠.


"내가 포트폴리오 인생이라는 비용을 생각해 낸 것도 바로 그때였다. 점점 많은 사람이 독립 노동자로 내몰리거나 자의로 그 길을 택하게 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이들이 사회 구성원의 다수를 이루리라는 생각에서 나온 개념이다"(P.161-162)



여기서 말하는 포트폴리오 인생이란 평생직장 없는 시대에 개인이 독립된 객체가 되어 비즈니스가 가능한 사람을 뜻합니다. 요즘 말하는 1인기업가죠.


16년 전 영국의 상황을 보고 나온 개념이지만, 놀랍도록 지금 우리의 현실과 맞닿아 있습니다.


특히, AI의 발달로 짧은 직업의 수명이 점점 짧아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개인의 역량과 경쟁력을 키우며 포트폴리오 인생을 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줍니다.



"우리는 은퇴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은퇴 후 20년, 혹은 30년이 지난 뒤에도 대부분이 건강하기 때문이다. 은퇴는 명백히 잘못된 단어다. 은퇴는 인생의 또 다른 단계로 사회적 번영이 가져다준 예상치 못한 보너스이다. 이를 활용하지 않는 건 미친 짓이다.(P.339)"


책은 강력한 주장을 하지도 않고, 논문 같은 자료를 제시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책 보다 홀로서기에 대한 강력한 울림을 줍니다.


오직 경영 사상가인 찰스핸디가 직접 다국적 기업을 나와, 비즈니스 스쿨 교수로, 그 이후에 집필과 강연을 하며 독립하며 홀로서기를 하는 과정을 통해 느낀 에세이를 통해서요.




그의 성장 과정과 삶의 철학을 따라가다 보면, 변화하는 사회에서 우리가 어떻게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가며 독립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니다.


저는 오늘날처럼' 포트폴리오 인생!'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린 적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누구나  SNS나 책을 통해 퍼스널브랜딩을 통해 자신만의 커리어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증명까지 해야 되는 시대니까요.


여러분은 조직을 떠난 후, 어떤 포트폴리오 인생을 살고 싶은 신가요? 조직에 몸 담은 분이라면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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