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창작의 시대입니다. 과거에는 대학교수, 전문직, 학자들이 책을썼습니다. 그들의 전문성을 나타낼 수 있는 연구 결과물을 조금 대중적으로 풀면 한 권의 책이 되었죠.
요즘은 다릅니다. 블로그, 브런치와 같은 플랫폼의 발달로 누구나 창작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기회가 예전보다 많아진 셈이죠. 그렇다면 글쓰기와 책 쓰기는 다른 걸까요?
비슷하면서도 다릅니다.
우선, 책을 쓴다는 것은 콘텐츠를 만들어 돈을 받고 판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조금 더 포괄적인 부분을 담고 있습니다.
매일 사실만을 기록하는 글도 글쓰기가 될 수 있고요. 간단한 메모도 하나의 글쓰기입니다. 그 외에도 여행 후기, 맛집 후기, 기사문 쓰기, 칼럼 쓰기까지 글쓰기의 범위는 다양합니다. 꼭 책으로 엮어내는 것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글쓰기 방식이 있습니다.
그러나 책은 다릅니다. 책은 하나 주제로 콘텐츠를 모아놓은 것입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그 무엇, 주제가 곧 책의 콘텐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친정엄마에 대한 책을 써 본다고 해 볼게요. 이때 책의 주제는 ‘친정엄마’입니다. 그 하나의 주제로 책 한 권이 분량을 채울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이때 친정엄마의 주제에서 뜬금없이 재테크나 육아의 이야기가 끼어들면 콘텐츠가 흔들리게 됩니다.
즉 이 말은, 책 쓰기라는 것은 내가 쓰고 싶은 주제에 명확한 콘텐츠가 있어야 쓸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실제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티(T)라는 책은 티셔츠에 대한 이야기로 한 권이 채워집니다. 이것이 바로 콘텐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을 잘 써서 책을 냈다면 대한민국에 있는 국어 교사, 국문과 교수, 기자, 방송작가 들은 모두 책을 낼 줄 알아야 합니다.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제가 첫 책을 썼을 때에도 저의 글벗이었던 국어 교사분과 논술강사 분께서 가장 어려워 했습니다.
‘그 이유가 뭘까?’ 계속 생각해 봤는데요. 글쓰기를 어느 정도는 알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그 ‘안다’는 것이 독이 되어 책 쓰기 방법을 온전히 수용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내 안의 열정이 강하면 두려움도 물리칠 수 있습니다>
가끔 그런 질문을 받습니다. “글쓰기 한 번도 해 보지 않았는데, 저도 책을 쓸 수 있을까요?” 저는 “당연하죠”라고 말합니다. 콘텐츠가 있다면 책 쓰는 방법만 알면 쓸 수 있습니다. 글을 아무리 오랫동안 써 왔던 분들도 책 쓰는 방법을 몰라 책을 못 쓰는 경우도 많이 봤으니까요.
그만큼 책 쓰기는 하나의 프로세스이고, 스킬적인 요소가 강하기 때문에 글을 오랫동안 써 왔던 분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틀에서 나오지 못하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히려 처음 글을 접하시는 분들이 더 빨리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여 책을 쓰는데요. 이 분들의 특징 역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분명했다는 겁니다.
또한 하나의 주제가 정해지고 목차가 있으면 어느 정도의 경험이 있는 분들은 누구보다 빨리 집필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책 쓰기입니다.
그렇다면, 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책 쓰기를 못 하는 걸까요? 그 이유는 바로 새로운 분야에 대한 '열린 마인드'의 부재와 ‘두려움’ 때문입니다.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잘 살펴보면, ‘편견’과 불안 많이 자리 잡아 있습니다. ‘책은 아무나 쓰는 것이 아니잖아’ ‘만약 못 쓰면 어떻게 하지’
대부분은 이런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에 책을 못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어떻게 이렇게 잘 아느냐고요? 제가 그런 편견과 불안이 있던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분명 책을 읽을 때는 ‘이 정도는 나도 쓸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책을 쓰려고 하니 막막하고, 불안했고, 아무나 못 하는 높은 벽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반면, 책을 쓰는 사람들은 그런 것을 극복하고 일단 썼기 때문에 상상을 ‘현실’로 옮길 수 있는사람들이었습니다.
“아니 근데, 책을 쓰려면 글을 써야 하잖아요?”라고 말합니다. 맞습니다. 글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로 책입니다. 그렇지만 글로만 책을 완성할 수 없습니다.
책이라는 것은 하나의 콘텐츠이고, 추후 ‘책’이라는 상품으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과정을 거칩니다.
상품이 만들어지는 순서와 똑같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콘셉트 기획->목차-> 본문 쓰기->퇴고->표지 디자인->인쇄->책 한 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협업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로 책입니다.
영화 하나가 만들어지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책 쓰기는 글쓰기의 능력보다 하나의 창작물을 만들어 내는 크리에이터 능력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책 쓰기와 글쓰기의 차이점을 조금 이해하셨나요?
“원소스 멀티유즈”시대입니다. 하나의 콘텐츠로 다양한 도구를 통해 표출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만큼 자신의 고유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때입니다.
잘 만들어진 콘텐츠의 돈의 묘목이 됩니다. 시대의 흐름상, 콘텐츠의 힘은 더욱 강력해질 겁니다. 그때를 또 놓치지 않으려면 더 연구하고 발전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