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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vid Aug 27. 2021

스타트업 인사팀장(코치)의 고민과 생각

코드스테이츠 피플팀 리더 7개월차 회고

격동의 2020년을 보내고 새로운 회사 코드스테이츠의 피플 앤 컬처팀 리더로 합류한 지 어느새 7개월이 지났다. 합류 시점에 40명이 좀 넘던 조직은 어느새 120명 가까이 되는 꽤나 큰 팀으로 3배 성장하였고, 우리 팀 역시 나를 포함해 7명으로 늘어났다. 


커진 조직의 외형을 지탱하며 앞으로 더 큰 성장을 준비하기 위해 내실을 다지는 과정을 병행해나가는 것은 매우 매우 어려웠고 지금도 여전히 어렵고 하루하루 건강한 고통과 함께하며 나아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최근 느꼈던 생각을 정리해보려 한다.

코드스테이츠는 사내 메신저인 슬랙 채널 중 #worklog라는 곳이 존재하고 그 채널에서 모든 크루들이 자유롭게 자신이 일하며 느낀 점, 좋은 점, 더 성장이 필요한 점을 표현하고 소통한다. 이 글의 내용 역시 해당 채널에 공유했던 내용의 일부다. 혹시라도 스타트업 HR 담당자가 어떻게 일하고 무엇을 고민하는지 궁금하시는 분들께서는 이 글이 조그마한 힌트가 되길 바란다.





1. 팀보다 위대한 것은 없다.

지난 8년간 커리어를 돌이켜보면 늘 조직 전체 그리고 우리 팀의 성장을 위해 일했지만 그래도 나 개인의 성장이 조금 더 스스로에게 기쁨을 줬던 것 같다. (솔직하게) 그리고 이곳에서 그 생각을 완전히 바꾸게 되었다. 코드스테이츠에 합류하고 피플팀 빌딩이 내게 주어진 첫 미션이었다.

그 과정에서 직접 모신 한 분 한 분의 피플팀 크루분들과 일하며 리더로 팀원분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기쁨이 얼마나 큰 것인지 매일매일 느끼고 있다. 물론 내가 한 건 훌륭한 분들이 스스로 원래 능숙한 안전지대(comport-zone)를 넘어 계속 성장할 수 있는 미지의 영역으로 용감히 나아갈 수 있게 도와드리는 것뿐이다. 리더에게 요구되는 역량으로 전문성, 목표 달성 등 여러 가지가 중요하지만 특히나 팀 코드스테이츠에서는 코치로서의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계속해서 팀 전체가 높은 수준의 DRI(Directly Responsible Individual)로 나아가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우리 팀 코드스테이츠 전체가 그렇게 나아가기를 원하며,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려 한다.



2. 어떻게든 일이 되게 만드는 사람이 되기


직업인으로 내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첫 회사의 두 번째 팀장님께서는 항상 저 소제목을 강조하셨다. 팀과 조직의 목적이 달성되는 방향에서 필요한 일은 크고 작음을 가리지 않고 해치워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하셨다. 물론 당시 회사의 핵심가치 이기도 해서 저 문장을 지키기 위해 좌충우돌 뛰어다녔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한 해 한 해 일을 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소위 ‘Ownership’이라고 하는 저 특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다. 특히 모든 자원이 희소하고 내일 망해도 이상할 게 없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선 제1의 덕목이 아닐까도 생각한다. 우리 코드스테이츠가 물론 매우 큰 외형의 성장을 이루었지만 여전히 우리는 희소한 자원을 가지고 최대의 임팩트를 내며 성장해야만 생존을 이어나가고 우리의 미션을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훌륭한 크루분들과 함께 더 힘을 모아 우리의 휴먼 캐피털 미션 달성을 위해 필요한 모든 일들이 되게 만들어지도록 뒤에서 부지런히 끌어보자고 다짐한다. 


3. 영원한 전문가는 없다.


예전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업무경력이 7~8년 이상되는 선배, 팀장님들을 보면 그들의 경험과 전문성이 너무 부러웠다. 그리고 나도 저 정도 일하면 그만한 인사이트를 갖고 능숙하게 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만큼 그들은 계속해서 노력하고 성장해 온 것이다.) 

그러기에 IT/스타트업의 환경 변화와 복잡성, 그에 따른 인사, 조직에 대한 업무 난이도는 매우 매우 높아져만 간다. 이러한 배경으로 몇 년 전보다 부쩍 스타트업에서 이러한 역할을 정말 잘할 수 있는 사람들을 간절히 원하는 것을 느낀다. 레전드 야구선수로 유명한 선동렬 씨도 은퇴 후 야구감독으로 팀을 이끌며 변화하는 환경, 트렌드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전략을 고수했고 결국 안 좋은 결과로 물러났었다. 그러나 최근에 과거 자신의 경직성과 부족함과 을 반성하고 새로운 이론을 학습하며 인사이트를 제시하는 모습은 내게도 많은 울림을 주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나 역시 합류 후 대부분의 시간은 성장과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건강한 고통을 매 순간 겪어내며 보내고 있다. 그동안의 경험과 인사이트가 답을 줄 것 같지만 오히려 일을 오래 할수록 매 순간 문제를 정의하고 풀기 위해 고민하고 생각을 정리하고 크루분들과 치열하게 논의하며 해결해 나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또 새로 알아야 할 것들을 계속해서 찾고 있다.(정말 너무 많다..)

이 업을 해나가는 평생 나는 계속해서 학습하고 또 그것을 실제 일터에서 활용해보고 욕도 먹고 때로는 칭찬도 들으며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을 신념으로 갖고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스스로의 틀림과 부족함을 항상 솔직하게 인정하고 드러내는 내 성향은 많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의식적으로 더 노력할 것이다.



4. 고맙고 자랑스러운 크루들


IT 분야의 인사일을 해오며 필드의 수많은 회사 인사 담당자, 책임자, 경영진분들과 알게 되고 종종 이야기를 나눈다. 그 과정에서 올 상반기 우리 코드스테이츠가 만든 모멘텀들이 우리 생각 이상으로 많은 업계 사람들에게 영향을 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흔히 탑 티어(네카라쿠배 당토야)라고 하는 회사의 지인들도 우리의 성장을 놀라워하고 또 앞으로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초와 비교하여 링크드인, 페이스북에서 우리 회사의 성장, 문화, 채용에 대하여 문의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아졌고 그분들의 화려한 커리어를 보아도 이건 확실히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코드스테이츠를 수료한 엔지니어분들이 이전보다 훨씬 더 기대되고 자신들의 개발팀에도 훌륭한 수료생분들을 모셔 일하고 싶다고 하는 CTO, 개발팀장, 리크루터분들도 많아졌다. 

모든 것은 이러한 모멘텀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싸우며 성장해오신 크루분들 덕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이러한 결과들에 감사하고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내가 커리어에서 갖고 있는 몇 안 되는 메리트는 시작을 대한민국 IT 기업 역사에 기록될만한 이커머스 기업의 압도적 성장이 시작되고 본격화된 시기를 함께 경험한 것이다. 물론 그것이 정답일 수는 없겠지만 팀 코드스테이츠가 같은 길을 걸으며 겪는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도록 더 공유하고 소통할 것이다.



Epilogue 1.


물론 앞으로 우리를 바라보는 눈과 기대치는 이전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다시 또 놀랄만한 성장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지금의 수십, 수백 배로 치열한 고민과 노력, 엄청난 실행이 필요할 것임은 자명하다. 그러나 우리는 계속해서 더 큰 임팩트를 갖는 모멘텀을 만들어내며 우리의 미션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Epilogue 2. (진짜 최최최최종,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 HR 담당자를 꿈꾸는 분들께)

스타트업 인사 업무는 복잡성이 매우 높고 하루하루 바뀌는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사람과 조직, 그리고 문화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예측하지 못한 문제들을 풀어야만 한다. 피터 드러커 선생님께서 "문화는 전략을 아침으로 먹는다"라고 이야기한 것처럼 회사의 비즈니스, 성장 전략과 자연스럽게 연계(align)되는 조직과 문화를 만들고 계속해서 변화에 대응하고 또 앞서 나가야 한다.


흔히 '인사 업무는 정답이 없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필드에서 훌륭한 커리어를 만들고 계신 인사 담당자, 리더 분들은 회사의 전략과 연계된 명확한 문화 방향성으로 길을 개척하고 닦아나가며 조직이 성장할 수 있도록 리드한다. 그러므로 기존의 경험과 인사이트에 연연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고 그것을 우리 조직의 문제 해결에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결과를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의 특성상 늘어난 복잡성만큼 조직 전체가 같은 목표를 바라보며 달릴 수 있도록 정렬(Alignment)과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 HR팀의 미션으로 요구된다. 그리고 이 미션을 얼마나 전략적으로 잘 수행하냐는 조직의 성장 속도와 크기에 있어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물론 정답은 전혀 없다. 각 조직이 처한 상황과 내/외부 환경, 구성원들의 특성을 고려하되, 건강한 피드백과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전사적으로 흐를 수 있도록 고민하고 부단히 실행해 나가시기를 권한다.


p.s) 스타트업이 궁금하신 모든 분들(일하는 방식, 문화, 커뮤니케이션, 어려움, 진짜 일하는 사람들이 겪는 썰 등), 그리고 스타트업 HR 담당자로 일하며 소통이 시급한 분들과의 교류는 언제나 환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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