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늘 까지만 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까지만 하겠습니다."
라는 말을 내 뱉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누구는 5시간을 꽉 채워 일하고,
누구는 한숨 자고 퇴근한다.
5시간 버텨도 나는 감시 대상이고,
한 숨 자는 그는 오히려 신뢰의 대상이다.
같은 공간,
같은 일,
다른 자격.
그게 지금 내가 앉아 있는 자리,
내가 현실의 간극이다.
회사에 간다.
메일을 확인한다.
쏟아지는 말들 속에서 나는 나를 감춘다.
대화는 늘 똑같고,
회의는 늘 길다.
그리고 마침내 “다 그렇게 사는 거지”라는 말이
내 하루의 엔딩 자막처럼 내려앉는다.
하지만, 따분하게 살고 싶지 않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보상 없는 일이라도,
의미 있다고 믿고 싶다.
보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 반대다.
내 자리가 정말 필요한 자리일까,
스스로 묻는다.
그래서 상상을 한다.
이게 영화라면,
지금 이 회의실에 갑자기 음악이 깔리고
나는 아무 말 없이 나가버릴 것이다.
관객은 통쾌해하겠지.
이게 드라마라면,
문득 내게 전화가 오고
나는 스카이베이로 떠날지도 모르다.
다 던지고, 맥주 한 캔 들고 바닷가에 앉아서
‘왜 이리 살았나’ 읊조릴지도.
물론 현실은,
내일도 알람에 맞춰 일어나야 하고
아이는 제 시간에 학교에 보내야 한다.
그녀는 메일 답장이 늦다고 재촉하겠지만…
그래도 나는
따분하게 살고 싶지 않다.
누가 봐도 평범한 이 하루 안에서
나만의 리듬을 만들고,
나만의 말투를 지키고,
나만의 감정을 절대 깎아내리고 싶지 않다.
그래서 기록을 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이 한 줄은 나를 증명하는 자국이니까.
by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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