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를 똑똑하게 끄면 통증도 꺼집니다
브런치 북 서른아홉, 이토록 아픈 생리통
여성에게 부족해선 안 되는 핵심 호르몬이지만 넘치면 오히려 여성의 몸에 독이 되는
에스트로겐(Estrogen)
서른아홉에 알게 된 사실입니다.
평생 관심도 없던 에스트로겐이 저에게는 최악의 골칫덩어리로 출현했었습니다.
물론 살면서 그 호르몬의 덕을 많이 봤을 겁니다. 당연합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제게 넘치는 에스트로겐이란 곧 '통증'과 '고통'으로 귀결되었습니다.
에스트로겐을 약물로 말려야지만 제 삶이 아프지 않게 된 이 현실을 매일 이기고 살아가며
'내가 여성성을 잃었나' 하는 질문도 당연히 듭니다만 그보다는 제대로 돌보지 않은 제 몸에
대한 미안함과 후회가 더 크고 아쉽습니다.
_ #9 챕터 본문 중
우리 몸이 아픈 것은 과학입니다.
그리고 세상 모든 문제에는 그 해답으로 가는 실마리가 있기 마련입니다.
내 몸 어딘가가 아플 때 어떤 원리, 어떤 이유로 아픈지 알고 나면 마냥 지긋지긋하고 우울하던 통증들도 충분히 이해와 공감이 갑니다. 치료도 더욱 신속하고 정확한 방향으로 나가가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이 지옥 같은 통증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도대체 이 끔찍한 통증의 원인은 무엇일까?'
끊임없이 모색하고 모색하던 제게 해답이 되어준 네 가지 실마리가 있습니다.
1. 프로스타글란딘이 생리통과 심부자궁내막증으로 인한 항문통 등의 통증 유발 물질이라는 사실
2. 배출되지 못한 자궁내막조직세포(생리혈)가 우리 몸 어디로든 이동해서 증식할 수 있다는 사실
3. 몸 안에 염증과 어혈이 생리혈의 이동, 염증, 침윤, 유착의 첫 단추이자 마지막 단추라는 사실
4. 믿기 어렵고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결국 마음이었다는 사실
'PG'는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의 약자입니다.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자면 프로스타글란딘이 인체 여러 염증과 통증에 관여할 때 통증의 유발만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생리통과 여성질병과 그로 인한 통증을 다루는 것이 목적인 제 연재에서는 지업적일 수 있기에, 제 글에서는 프로스타글란딘과 통증유발의 작용에 대해서만 다루겠습니다.)
'P'를 끄면 통증도 꺼집니다
여러분은 생리 때 왜 아프다고 생각하세요?
생리만 하면 왜 아파야 하는지 생각해 본 적 있으실까요?
제 연재를 열심히 보신 독자분이라면 아실 겁니다. 우리 몸에서 생리가 무엇을 하는 것이며 왜 중요한지를요. 다달이 임신 준비를 위해 두꺼워진 자궁내막(점막) 조직세포를 원활히 탈락시켜 다시 원래 되로 얇게 만들기 위해서지요. 그리고 이때
자궁내막의 탈락과 배출을 유도하는 물질이 바로
프로스타글란딘입니다.
흥미롭지 않으신가요?
늘 관념과 편견의 이미지로 다뤄지던 여성의 마법 같은 생리가 이렇게 풀어서 이해하면 과학적이고 뚜렷하게 보이거든요.
우리의 자궁이 생리를 통해 두꺼워진 내막(점막) 조직세포, 이하 자궁점막을 탈락시키려면 꽤 역동적인? 생화학작용이 일어나야만 합니다.
생리기간 우리의 자궁 상태를 간략히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월경 과정의 작용들은 실제로는 서로 유기적으로 일어납니다. 아래의 박스 안의 단계는 의학적 이해를 돕기 위한 순서임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A) 에스트로겐에 의해 자궁내막이 두꺼워짐--->(B)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이 급감--->(B) 자궁내막이 탈락을 시작---> (B) 프로스타글란딘(PG) 생성 증가--->(B) 자궁 혈관 수축 + 자궁(평활) 근수축---> (B) 내막 조직 괴사 + 분해--->(B) 탈락 + 출혈---> (C) 질을 통해 배출
(A) 자궁내막이 두꺼워질 경우 자궁의 혈류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지면서 허혈과 산소 결핍이 발생하는데, 이때 프로스타글란딘의 분비가 촉진되며 그로 인해 염증 반응이 생깁니다.
그리고 이때가 생리 전 증후군(PMS)을 경험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때문에 여성은 생리 전임에도 불구하고 허혈, 산소 부족, 염증반응,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으로 인해 불편하고 불쾌한 느낌과 피로감과 통증 등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증상의 강도와 양상과 영향은 여성의 컨디션, 호르몬 상태 등에 의해 다를 수 있습니다.
(B) 프로스타글란딘은 자궁점막을 탈락, 배출시키기 위해 자궁 혈관과 자궁평활근을 수축을 유발합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자궁내막의 두꺼워진 상태, 호르몬의 상태 등에 따라 하복부와 하반신과 생식기 등의 여러 불편한 증상과 쥐어짜는 듯한 통증 및 경련을 느낍니다. 즉 흔히 우리가 말하는 '생리통'인 것입니다.
(B) 자궁내막 조직이 괴사하고 분해되는 과정서도 역시 프로스타글란딘이 작용합니다. 이때는 괴사와 분해 자체로 인한 통증이 아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몸 안의 염증 반응과 신경 민감화가 통증을 유발합니다.
(C) 생리기간에 여러 요인들로(#4, #9) 인해 자궁내막이 원활하게 탈락되지 못하면 프로스타글란딘이 더 많이 생성되어 자궁 혈관과 자궁평활근의 수축을 강하게 일으켜 더욱 심한 통증을 동반하게 됩니다.
물론 이런 상태라면 우리 몸의 염증 반응 역시 이미 낮은 상태가 아닐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생리통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 연재 열심히 보셨으면 이미 답을 다 아실 겁니다.^^
참고로 일부 여성들은 외부의 강한 움직임(운동, 성관계) 후에 생리혈이 질 밖으로 배출되는 현상을 보고 강한 물리적 자극이 생리혈의 배출을 유도하고 촉진한다고 생각하시지만, 이는 오해입니다.
질 밖으로 배출된 생리혈은 이미 자궁 안에서 탈락 (준비가) 된 상태에서 나타나는 결과 현상일 뿐이지요.
저와 같은 여성질환을 겪고 계신 분들이라면 질병으로 인한 통증의 고통이 얼마나 괴롭고 힘든지 다 아실 겁니다.
그중 가장 난제인 증상이자 통증이 예리한 칼로 장기를 자르는 듯한 '생생한' 배변통과 일상을 정신을 잃을 만큼의 항문통과 항문절박감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사람을 재우지도 않고 무언갈 제대로 생각조차 할 수없게 만들지요.
그렇다면 프로스타글란딘과 위와 같은 통증은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그 답은 생리통과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생리통보다 몇 배로 더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걸까요?
일단 생리통과 마찬가지로 프로스타글란딘이 심부자궁내막증 통증의 유발 물질은 맞습니다.
하지만 생리기간의 통증은 프로스타글란딘이 자궁내막을 탈락, 배출시키려는 목적 때문에 일어난다면, (심부) 자궁내막증에 따른 통증은 생리통과는 다른 측면 있습니다. ( #4를 보시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심부)자궁내막증의 다양한 통증은 생리기간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이어집니다.
1. 생리 때마다 질을 통해 배출되지 못하고 몸 안 어딘가에 오랫동안 계속 고여있던 자궁내막조직(어혈 또는 피떡)으로 인해 지속적인 면역 반응을 유발하여 만성 염증 상태를 유지하게 만듭니다.
2. 염증과 어혈 또는 피떡으로 인해 다른 장기에 침윤과 유착이 된 상태로 다양한 통증(배변통, 항문통, 성교통, 장통, 요통, 골발통 등)을 유발합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침윤과 유착이 경미하거나 통증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결론
생리기간에만 염증수치가 올라갔다가 떨어지는 생리통과는 달리, 만성이 된 높은 염증수치와 다른 장기와의 '침윤'과 '유착' 그리고 생리기간마다 '증식'만 되고 '배출되지 못하는' 현상의 반복으로 인해 우리 몸에서는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계속해서 더 많은 프로스타글란딘 물질이 생성되며, 그로 인해 환자는 생리통과는 또 다른 고통스러운 통증을 지속적으로 느끼는 것입니다.
프로스타글란딘은 기본적으로 염증 등으로 인해서 생성되는 것은 맞지만,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프로스타글란딘과 염증의 상관관계는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의 일방적 원인이 되는 관계가 아닌, 서로 밀접한 순환 작용을 합니다.
그건 바로 소염진통제 계열입니다. 그냥 진통제(X) 소염진통제(O)
통증이 심해지던 당시, 다양한 제약사의 (소염)진통제를 먹으며 겨우 아랫배의 통증 정도만이 미미하게 잡히는 것을 느끼던 저는 그 후로 통증 유발 원인과 진통제를 계열을 공부했고, 그렇게 알게 된 물질과 약물이 프로스타글란딘과 덱스부프로펜이란 성분이었습니다.
덱시부프로펜은 소염진통제 계열의 성분 중 하나입니다. 그에 대해서는 다음 챕터에서 (소염)진통제에 대해 자세히 다루며 함께 설명하겠습니다.
모든 건 타이밍입니다.
프로스타글란딘을 적기적소에 똑똑하게 꺼야 통증도 잡히고 약의 의존과 남용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소염)진통제는 우리 몸의 중추신경과 말초신경에 작용하여 통증 유발 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를 통해 통증과 염증, 발열 등을 낮추는 것입니다.
프로스타글란딘은 COX 라는 효소의 경로를 통해서 생성됩니다. 우리가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 이 COX 효소를 억제함으로써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을 억제하는 것이지요.
COX 효소란
COX (Cyclooxygenase)는 단백질 효소로 세포막에 존재하는 아라키돈산(Arachidonic acid)을 프로스타글란딘으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COX 효소에는 COX-1과 COX-2 가 있으며 중추신경과 말초신경 모두에서 나오는 효소입니다.
그런데 이 중 COX-1은 위점막의 보호 역할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소염)진통제 복용 주의사항에 위장장애 부작용 명시가 함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통증을 참다 참다 못 참겠으면 그때 약을 복용하는데요, 그런데 프로스타글란딘을 가장 효율적으로 억제하는 복용법은 통증이 오기 전에 미리 복용하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통증이 느껴질 때 혹은 통증이 오기 직전에 복용하는 것은 우리 몸의 COX 효소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없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생리통이 있는 여성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복용 방법으로 생리 예정일 하루 전 또는 통증이 시작되기 8시간~12시간 전에 미리 복용하여 염증과 통증 반응을 억제 할 수 있도록 권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생리통이 심한 여성이라면 생리시작 3일 전부터도 약 복용을 권한다고 합니다.
생리시작 3일 전부터 하루에 1알을 규칙적으로 복용 후, 생리가 시작되어 통증이 시작되면 그때는 하루 권장량을 초과하지 않는 적정 수준에서의 복용을 권합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소염)진통제를 미리 그리고 오래 복용하는 것을 저는 개인적으로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물론 저 역시 다 시도해 본 복용법들입니다만, 다달이 몇십 년을 반복하는 생리기간마다 (소염) 진통제를 위와 같이 복용한다면, 아무리 몸이 건강하고 위장이 튼튼한 여성일지라도 분명 건강과 특히 면력역을 해칠 것이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치료의 목적이 아니라면 생리통에 약은 어디까지나 보조여야 합니다. 제가 챕터 <#8 생리통 유발 트리거 10>에서 말씀드린 내용처럼, 일상에서의 우리 몸을 돌보고 돕는 것으로 근본적 통증 완화와 치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시지요? 더 이상 약으로 잡히지 않는 생리통은 더 이상 생리통이 아니라는 사실을요.
지금까지 통증을 끌 수 있는 첫 번째 실마리인 프로스타글란딘이 무엇인지, 어떻게 생리통과 여성질병에 따른 통증을 유발하는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프로스타글란딘을 효과적으로 끌 수 있는 소염진통제의 복용법도 함께 간략히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연재에서는 다양한 통증에 효과적으로 (소염)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도록 우리가 몰랐던 (소염)진통제의 얘기를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통증의 정체가 단순히 생리통이라면 모를까, 심부자궁내막증 통증은 우리가 흔히 복용하던 소염진통제들로는 잡히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