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혈
※ 본문에는, 심한 생리통에서 심부자궁내막증 4기 유착으로 넘어갔던 필자가, 유착의 전조증상이자 원인 중 하나인 "염증"과 "어혈"이 쌓여가던 때의 증상들에 무엇이 있었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또한 우리에게 생소한 "어혈" 이 생리통과 (심부)자궁내막증으로 인한 통증과 유착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 아울러, 이 글은 필자의 개인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을 뿐, 의료 전문 지식과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진단·치료 및 의학적 판단은 반드시 전문 의료진의 진료와 상담을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본 글의 정보로 발생하는 법적·의료적 결과에 대해 필자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지난 연재에서는, 한동안 연재를 멈춰야 했던 이유와, 얼마 전 세 번째 MRI 검사를 통해 완치 소견을 받은 내용, 그리고 연재를 쉬며 어떤 노력들을 꾸준히 이어갔었는지에 대한 내용을 간략히 담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반년 간의 "비잔" 약물 복용과 강제폐경으로 인한 현재 상태의 보고가 담겨있습니다.
저는 여성이 생리통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의 심각한 고통을 겪는 일을, 단순히 여자라면 누구나 겪는 "것"을 겪는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독한 생리통과 (심부)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유착"이란 병리학적 상태는 둘 다 "염증"이라는 실마리를 나눠 갖고 있습니다.
생리통증 그리고 (심부) 자궁내막증의 "유착" 치료의 실마리인 "염증"을 의학적으로 살펴 따라가다 보면 결국 치료의 해답에 가까운 "어혈" 이란 단어에 다다르게 됩니다.
우리에게 생소한 혹은 한의학에 속한, 자궁내막증과 유착 치료와는 동떨어진 듯 들리는
"어혈"은
사실상 생리통과 (심부) 자궁내막증 치료에 있어서
시작과 끝과 같습니다.
참고로 생리와 생리통 그리고 (심부) 자궁내막증이 "염증"과 어떤 연결고리를 갖고 있고, "유착" 이 어떤
원리의 병증인지는 제가 지난 연재들에서 수없이 말씀드렸기에, 자세한 내용은 지난 연재들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어혈"이 뭔지 아실까요?
아마도 젊은 분들에게는 생소한 단어일 겁니다. 그리고 "어혈"을 아는 분들 역시 단순히 "안 좋은 피" 또는 "덩어리 진 피" 정도로만 알고 계실 겁니다.
저 역시 제가 중증환자가 되어 여러 치료방법을 모색하기 전까진 어혈에 대한 지식이 거기에 그쳤었습니다.
어릴 적 저희 집에는 "부황기" 가방과 "사혈침" 그리고 전자파가 없-다-는 고가의 "황토온열기구"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어머니께서 한 의료기기 매장에서 사가지고 오셨었지요.
예나 지금이나 미디어들은 그때마다의 새로운 의학적 정보를 대중에게 공유하며 먹거리, 건강식품, 의료기구 등의 상품들을 간접적으로 홍보하고 구매유도를 해왔습니다.
지금은 예전보다 훨씬 더 직접적이고 광범위하지요.
그 시절 저희 어머니가 "부황기"와 "사혈침" 그리고 "온열기구"를 사 오신 배경도 그랬습니다.
어느 한 건광 관련 채널 프로그램에서 중증의 암환자, 다양한 만성 생활질환 환자(소화불량, 단순 만성두통, 피부질환, 비염, 만성 관절통증 등) 들이 부황기와 사혈침을 이용해 몸의 "어혈"을 빼내고, 전자파가 있는 전기매트가 아닌, 전자파가 없는 온열매로 기초체온을 높게 유지하여 자신들의 병을 고쳤다는, 간략히 얘기하자면 그런 방송내용이었습니다.
(제 지난 연재, 16화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수술을 할 수 없어요"를 읽으신 분들이라면 기억하실 겁니다.)
저희 어머니는 일평생 몸이 허약하고 잔병을 달고 사는 자신과 제 처지가 늘 지긋지긋했던 분이었습니다.
(특히나 만성두통, 고질적인 어깨통증 그리고 위궤양과 소화불량을 달고 사셨었지요.)
그러니 그 방송을 본 어머니는 다음날 당장에 의료기기 상점으로 달려가 그 물건들을 사 오셨습니다.
여러분도 부황기와 사혈침이 궁금하시다면, 포털사이트에 검색해 보세요. 사진들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어머니가 사 오신 희한한 부황기 가방에는 얇은 흑백의 안내책자도 함께 들어있었습니다.
그 몇 장 안 되는 책자에는 사람 인체를 해부학적으로 그려놓은 그림과 손, 머리, 발바닥에 위치한 여러 혈자리들이 점처럼 찍혀 있었으며, 나머지 장들에는 한 나체의 여성이 몸 여기저기에 부황기를 붙이고 있는 사진들이 여러 장 실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다양한 어혈의 색과 모양과 함께, 빼곡한 작은 글씨들로 다양한 병증에 맞는 부황기 및 사혈 위치가 자세히 적혀있었지요.
효과가 있었을까요?
네, 사람의 병증에 맞는 혈자리에 부황과 사혈을 이용한 치료방법과 그 효과는 한의학적으로 사기나 거짓이 아니니기에, 당연히 효과는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건 (제 경험상) 어디까지나 가벼운 그리고 일회적인 응급상황들에 적합한 방법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저 같은 경우, 갑작스러운 담결림, 일상에서의 목, 어깨, 등 결림, 갑작스럽게 체했을 시에 손가락과 발가락을 따 피를 내고, 위와 장에 속하는 혈자리에 부황을 뜨는 일 정도입니다.
다만 사혈은 하지 않습니다.)
바로, 몸 안의 "염증"정도와 "유착" 여부를 가늠하기 위해, 부황을 떠 피부 표면으로 색이 올라온 어혈의 탁도와 양상을 체크하는 일입니다.
제가 이러한 이유로 부황을 사용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매번 염증정도와 유착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검사를 받을 순 없는 일입니다.
저는 간혹 만성 어깨통증과 등통증을 호소하여, 어머니께 부황을 떠 달라 부탁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평생 없던 생리통이 서른 중반즈음에 생기며 심화되고 있을 무렵,
그날은 부황을 다 뜨고 난 제 뒷모습을 보고 어머니도 저도 너무 놀랐었던 기억이 납니다.
부황을 뜨고 난 자리의 피부에는, 마치 온몸에 크고 작은 짙은 갈색 반점을 찍어 놓은 듯, 얼룩지고 뭉친 어혈들이 보기 흉하게 올라와 있었죠.
평소 부항을 뜨고 난 자리의 피부의 색이 매우 탁하고 진하고 어둡긴 했었어도
단 한 번도 어혈이 반점이나 얼룩처럼 나온 적은 없었죠.
분명 그 증상들은, 제 몸 안에서 무언가 심각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었던 겁니다.
바로, 피가 탁할 때로 탁해지고, 끈적해져서, 혈행과 순환 및 배출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단 뜻이었으며
같은 말로 (만성) 염증이 온몸을 잠식하기 시작한 겁니다.
돌이켜보면 그때가 제가 제 병을 키우지 않고 몸을 돌보는 일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시기였습니다.
사실 부황기를 이용해 주기적으로 몸 곳곳에 부황을 떠 준다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주고 근육의 긴장 등을 풀어주어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만, 문제는 혼자서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손이 가지 않고 대중화되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물론 부황을 떠서만은 그게 어떤 질병이든 근본적 치료를 할 수 없으며, 또한 부황을 떠, 일시적으로 피부 표면에 모인 어혈을 사혈침을 이용하며 빼낸 다음, 몸에서 맑은 새 혈액을 만들도록 유도하는 방법 역시, 치료이전에 "빈혈"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먼저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몸 안에 어혈을 부황기와 사혈침을 이용하여 빼내서 암을 낫았다는 사람들은 무슨 이치였을까요?
아마도 그분들이 한 노력은 부황기와 사혈침만을 이용해 어혈을 빼내는 일만은 절대 아니었을 겁니다.
저처럼 치료에 직접적으로든 혹은 간접적으로든 가닿은 여러 노력들이 서로 상호작용해서 일어난 결과일 겁니다.
만약 다량의 어혈을 빼내는 일로만 병이 낫았다면, 그건 아마 고대시대의 매독치료법으로 쓰인 "수은치료"처럼, 수은독에 균이 먼저 죽냐, 내가 먼저 죽냐 와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만 같습니다.;;
한의학적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참고로 국어사전상의 정의 역시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어혈(瘀血)이란,
몸에 혈액이 제대로 돌지 못하여 한 곳에 정체되어 있는 증세를 말한다.
혈액의 흐름이 막혀서 경맥(經脈) 내에 혈액이 머물러 있거나 경맥 바깥으로 새어 나와 조직 틈 사이에 혈액이 쌓여 있을 경우 그리고 혈액이 기관 내에 쌓여서 제거되지 않은 경우에 어혈이 있다고 본다. 어혈은 육음(六淫)을 비롯한 칠정(七情), 음식, 타박 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고 이러한 원인에 의해 혈액 순환이 교란되면서 생겨나는 병리 산물이다. 혈관 안에 어혈이 쌓여 혈액의 흐름을 방해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자생한방병원 한방의학정보)
어혈증(瘀血證) · 혈어(血瘀)라고도 일컬음.
피가 몸 안의 일정한 곳에 머물러서 생긴 병증. 외부적 손상, 경폐(經閉), 한사(寒邪)로 기가 몰리거나 혈열(血熱) 등에 의해서 생긴다. 어혈이 생긴 부위에 따라 각기 다른데 일반적으로 얼굴이 검으며 피부가 청자색이고 거칠어지며 심한 통증이 고정되어 있고 누르면 아파하며 때로 자줏빛의 혈종(血腫)이 있거나 아랫배가 단단하고 가슴과 양 옆구리가 아프며 월경이 멎고 대변이 검으며 혀는 어두운 자줏빛이거나 어혈반점(瘀血斑點)이 나타난다.
심하면 건망증과 놀라면서 미쳐 날뛴다. 활혈거어(活血祛瘀)하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 혈액 순환, 특히 모세혈관의 순환 장애와 염증성 반응(변성, 괴사, 위축, 증식 등) 등에서 본다. [네이버 지식백과] 어혈 [瘀血] (한의학대사전, 2001. 6. 15., 한의학대사전 편찬위원회)
* 쉽게 말하자면 "어혈" 이란, 어떤 이유로든 몸 안에 흐르거나 배출되지 못하고, 고여 정체되거나 혹은 혈이 뭉친 채로 몸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면서 병증을 만드는, 죽은 (엉긴 덩어리진) 피입니다.
** 그러나 표현하기에는 쉽게 그저 "엉긴, 탁한, 죽은, 끈적한, 덩어리 진" 피라고 한다지만,
이 "어혈"이 배출되거나 풀리지 않고 (저처럼) 몸속 장기 등과 오랜 시간 유착이 되고,
염증과 함께 침윤이 된다면 그건 단순히 나쁜, 안 좋은 피로 인한 문제가 아닌,
"최소 8시간 이상이 예상되는, 암 수술보다 어려운, 직장의 일부를 잘라내고,
(영구적 혹은 일시적) 장루(변주머니)를 달 수도 있는" 그런 병리학적 문제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 또한 대부분의 생리통 환자들의 근본적인 문제 역시, 혈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고, 죽은 피가 몸안에
정체되어 생리때 제때 배출되지 못하는 부분에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여러분, 우리 몸의 피는 매일매일 새롭게 생겨나고 새롭게 갈아져야 합니다.
탁하고 죽은 피와 세포는 체내에서 여러 방법을 통해 체내밖으로 배출되어야 하고,
나쁜 피와 세포가 떠나간 그 자리를, 우리 몸은 매 순간, 매일 새 피, 새 세포로 채워야 하지요.
"어혈"
즉 피가 맑지 않고 끈적이고 탁하고 죽은 피가 정체되어 있으면
혈액의 흐름을 방해해, 몸 안의 순환과 노폐물, 독소, 염증, 소대변 등의 배출을 막아 다양한 만성질환과 통증을 일으키며 면역을 저하시키고, 체내에서 풀리거나 배출되지 못한 "어혈"은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근육, 신경, 장기 등에 엉겨 유착, 통증 등을 일으켜 중증의 병세를 일으키기고 합니다.
바로 제 생리혈이 배출되지 못한 채, 잘못된 곳을 돌아다니며, 제 자리가 아닌 곳에 자리를 잡아 인생을 잡아먹고 영혼을 잡아먹는 "괴물"이 된 사실처럼요.
① 동통 : 어혈이 있는 부위에 비교적 고정된 통증이 있고, 주로 쑤시고 찌르는 듯하다.
② 종괴 : 어혈을 제거하지 않고 오랫동안 방치하면 신체에 종괴(덩어리)가 형성될 수 있다.
③ 출혈 : 코피, 혈변(血便), 자궁 출혈, 토혈, 혈뇨 등 출혈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④ 두통 : 두통, 어지러움, 어깨 무거움과 이명(耳鳴), 가슴이 두근거리며 배가 팽팽해지는 듯한 증상이 있을 수 있다. 목이 마르고 물을 자주 마시며 전신의 번열감(煩熱感)이 있으나 허리와 복부가 찬 듯하고 매우 피로하다.
⑤ 기타 변화 : 피부 및 점막에 자반점, 정맥이 피부에 드러나 청색을 띠는 청근(靑筋)이 나타나며, 손톱이 청자색이고 손바닥이 특이한 적색을 띤다. 혀와 잇몸은 검은색 또는 청색을 띤다.
- 소화기계 질환 : 위산과다증, 위궤양, 맹장염, 간장과 비장의 기능장애 등
- 순환기계 질환 : 동맥경화증, 뇌출혈, 반신불수 등
- 호흡기계 질환 : 편도선염, 기관지염, 늑막염, 폐결핵 등
- 비뇨기계 질환 : 신장염, 방광 결석, 전립선비대증 등
- 부인과적 질환 : 불임증, 산욕열, 자궁내막염, 난소낭종, 자궁근종 등
- 기타 질환 : 신경통, 류머티즘, 치질, 치루, 치출혈(痔出血)
[네이버 지식백과] 어혈 [瘀血] (자생한방병원 한방의학정보)
병명을 찾지 못해 백방으로 헤맬 때, 아시다시피 수많은 크고 작은 병원과 한의원 등을 다녔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제가 "어혈"치료에 가닿게 된 계기는 역시나 죽기로 도피했던 산사(山寺), 절에서였습니다.
제 지난 연재인 08화 생리를 위해 하지 마세요: 생리통의 적 '열 가지'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우연찮게 인연이 된 자원봉사 한의원 내외분과 인연이 되어, 제 몸이 장기 속까지 냉기가 찼다는 것도, 온몸의 혈관과 장기 등의 어혈로 인해 염증이 매우 오래고 깊다는 것도, 그래서 생리통과 유착과 항문통과 변비의 고통이 시작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었지요.
그때부터 몸의 체온, 특히 복부의 체온을 항상 따뜻하게 유지하고, 오로지 염증과 어혈을 없애고 푸는 음식, 생활방식, 활동만을 중점으로 치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때부터 저 역시, 산사에 안거(安居) 중인 스님들께 침봉사를 와주시는 한의사 내외 부부께 수개월간 몸의 어혈을 풀고 탁혈을 맑게 하는 혈자리에 침치료를 받으며, 역시나 혈액을 맑게 해 어혈과 변을 풀고 염증을 없애는 한약을 지어 꾸준히 복용하였습니다.
간혹 장기 복용이 어려울 때에는 잠시 쉬며 몸의 컨디션을 살피기도 했지만, 어혈과 염증이 매우 심했기에 제 몸은 전과 달리 한약의 장기 복용을 크게 힘들어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침치료와 한약 치료를 넘어, 제 몸의 어혈이 제대로 치료의 길로 가닿아 풀릴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대가 없는 마음으로 저의 병과 고통을 한 마음으로 이해하시고, 의학적으로 몸과 병증에 대한 올바르고 정확한 이해와 지식을 갖고 계신 한의사 원장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자를 칼로 잘라내는 듯한" 직장통과 항문통을 알아주시며, 자애로운 마음만으로 의술을 펼치신 그분의 인품과 학식이 가장 큰 치료제가 되었을 거라 믿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이 상 주" 한의사님께 대단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환자가 의사를 믿는 마음만큼 빠르고 큰 치료와 위로는 없으며
그런 믿음을 대단한 한의학적 학식으로
펼쳐주신
이 상 주 한의사 원장님께 다시 한번 더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늘 하얗던 안색이 어느 날 믿기지 않는 흙색으로 변해버린 것도,
손과 발이 푸르고 검게 변했던 것도,
조금만 스쳐도 쉽게 멍이 들고, 그 멍이 좀처럼 가시지 않았던 것도,
전에 없던 몸의 체취가 심해지고 안면과 두피 부위에만 땀이 쏟아지던 것도,
목욕탕을 다녀오면 온몸의 혈관 속 피를 뽑아내듯 살갗과 근육이 찢어지게 아파 몸져누웠던 것도,
이불만 스쳐도 혈관이 터지듯이 고통스러웠던 것도
부항을 뜨면 죽은 피색의 반점들이 얼룩덜룩 온몸을 덮었던 것도,
변이 막혀 사경을 헤매던 나날들도,
심각한 생리통, 요통, 고관절통증 등을 호소하던 것도,
몇 초간 블랙아웃이 오면 의식이 없었던 공포스러운 순간들도
그 외에도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숱한 증상들도
결국은 다 제 몸이 여기저기에서 크고 작게 그리고 꾸준히 신호를 보내오던 "통증"을 터부시 하고 방치해서 "어혈"을 만들고 "염증"을 쌓고, 그래서 결국 그 "어혈"과 "염증"이 심부자궁내막증(DIE)이라는 병명으로 귀결되게 만들었습니다.
여기에는 아시다시피 수많은 생활요인과 환경요인과 무엇보다 유전요인 등이 작용했음을 누누이 그리고 세세히 지난 연재를 통해 밝혔었습니다.
제가 깊은 염증과 어혈을 풀기위해 노력한 일들 중, 지나고 보니 치료에 가장 근본적인
도움을 되었다고 파단되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생양파+ 집된장
곤피
바다
목욕탕
입니다. 지금 언급한 내용에 대해서는 24화, 25화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그러나 이렇게만 하면 마치 병이 낫습니다. 라는 뜻으로 제가 노력을 기울인 것들은 적은 것은 결코 압니다.
작년, 이맘때 연재 시작부터 지금까지 "~하기 위해 노력한, 도움이 된 ~들" 이라는 이 부분을 쓰기 위해
매 연재마다 고민합니다.
그런데 오늘에서야 깨닫습니다.
이 답에 대한 부분만을 따로 다룰 필요가없으며, 그럴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는 사실을요.
치료의 방법-답을 가르쳐 줄 수 있다 말하는 사람은 "가짜" 입니다.
그 사람은 아파본 적 없는 사람입니다.
잘 생각해 보니, 결국 병을 낫게 한 노력과 방법들은 제가 쓴 모든 연재 곳곳에 이미 소상히 다 쓰여있단 걸 깨달았습니다.
무엇보다 앞으로도 이 답은 제 연재에서 계속해서 담길 거고요.
치료에 지름길, 왕도란 없었습니다.
제 답이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