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부 사이트에서, "생리통" 그리고 "심부자궁내막증(DIE)"을 검색하여 제 글에 들어오신 독자분들께서는, 부디 꼭 제 연재의 첫 회를 포함하여 다른 회차들을 참고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 아울러, 이 글은 필자의 개인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을 뿐, 의료 전문 지식과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진단·치료 및 의학적 판단은 반드시 전문 의료진의 진료와 상담을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본 글의 정보로 발생하는 법적·의료적 결과에 대해 필자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글을 쓰자면 늘 기로에 선다.
무언가를 할 수 있고 해야한다는 염원과 소명 그리고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 사이에서.
연재를 멈춘지 두 달여가 지났다.
그간, '남경' 작가님께서 떠난 후, 아팠던 어린 정음이는 감사하게도 퇴원을 하였다.
그러나 나는 그런 슬픔의 시간에 여전히 약하다.
실은 그래서 글쓰기의 힘 없음, 부질없음에 스스로
또 다시 숨어버렸었다.
내 자신의 고통과 함께.
그런 슬픔들 가운데, <서른아홉, 이토록 아픈 생리통> 연재를 시작한 이후, 두 번째로 연재를 중단했던 이유는, 이번에도 내 스스로 확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환자들은 매일, 매순간이 선택이고 기로이다. 의사에게 어떤 식으로든 "완치"라는 단어를 받기 전까진 혼란과 절망이 중첩되는 시기이다.
"결국 내가 거짓된 글에 심혈을 쏟고 있나?
작년 10월, 검사결과,
염증과 유착이 사라졌기에
그것이 완치인줄 믿고
내 안의 파동들이 조만간 조용해지길
간절히 기다리며
여기까지 달려왔는데..."
연재를 해오며 나와 같은 병명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내 이야기를 전하면서도 내 안에서 환자인 내게만 느껴지는 예민한 징후들을 매순간 가늠해 보고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왜?!"
"작년 10월, 나는 위험한 과정이 예견되는 수술밖에는 답이 없던 심부자궁내막증 (DIE) 4기 중증환자에서, 비수술과 약물로도 치료가 가능한 수준의 "기적"과 다름없는 판정을 받았었는데, 내 안에 계속해서 내 불안과 의심을 두드리는 이 징후들은 뭐지?
비잔이라는 이 (치료)약은 내 몸 안에서 대체 어떤 일을 벌이고 있는 걸까? 긍정의 신호일까? 아님 약물이 가진 부작용(예를 들면 내가 가장 예의주시하는 유방암 등)의 또 다른 시작인 걸까?
보통은 비잔 복용후 늦어도 3개월이면 다들 적응을 한다는데,,,내 몸은 대체 왜...
더 악화되고 있는 걸까? 아님 낫고 있나?"
특히나, 근 일년이 되도록 멈추지 않는 부정출혈은
나를 여자로써 심적으로 힘들게 흔들었다.
24년 04월, 진단과 수술을 위해 찍었던 첫 MRI---> 24년 10월, 요양치료 후의 상태를 알기 위해 찍었던 두 번째 MRI ---> 그리고 25년 10월, 비수술, 약물치료의 중간점검을 위해 일 년여 만에 다시 찍은 세번째 MRI
심부자궁내막증 (DIE) 4기 중증 환자였던 내가 요양과 일상생활 속 여러 노력 끝에 수술이 필요치 않고 약물치료가 가능하단 MRI 소견을 받은 지 딱 일 년이 되는 며칠 전인 10월 말경, 세번째 MRI를 찍었고, 나는 주치의로부터 "완치"에 준하는 결과를 받았다.
지난 일 년 여동안에도 계속해서 이어진 생활치료와 노력 그리고 비잔이라는 약물이 큰 탈 없이 내 몸에서 작용되고 있단 답을 얻은 셈이다.
몸의 염증은 이미 작년 10월, 두 번째 MRI를 찍을 당시에도 깨끗했지만, 그럼에도 올 늦여름까지 이어져, 결국 두 번째로 연재를 중단하게 만들었던 유의미했던 여러 증상들이 사실상 지금은 없다.
다만 "강제폐경" 으로 인한 기억력 저하, 하루아침에 노쇠해져버린 나의 관절, 그로인한 신경통과 천근이 된 몸둥이의 무게 그리고 종종 어려움을 느끼는 어지럼증 마지막으로 유방통은 계속해서 어루고 달래며 관찰해야할 과제이다.
덕분에 나는 20화에서 멈추었던 다음 내용들에 좀 더 믿음을 싣고 쓸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었다.
감사할 따름이다.
그렇다고 내가 내 투병이야기를 씀에 어렵고 조심스러움이 사라진 것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더욱 조심스럽다.
다만, 이번의 검사 결과로 인해, 내 이야기를 대중에게 전하기에 스스로 지나치게 검열하고, 조심스럽고 어렵기만 했던 열 손가락에, 종전보다는 좀 더 큰 믿음과 확신도 함께 힘을 나눠 싣게 되었을 뿐이다.
연재를 쉬는 동안, 염증과 어혈 관리 그리고 피가 끈적해지는 일을 막고 장내 유익균 유지를 위해 반려견과 함께 매일 열심히 걷고 뛰었고, 체중조절을 하고, 당류와 유제품과 그 외 공장제조 식품 일체를 꾸준히 경계하며 지냈다.
생활물품과 조리도구를 살피는 일도 여전했다.
무엇보다 바다를 맨 발로 걷지 못하는 시간대신,집 앞, 세심천(온천)을 주기적으로 다니며 염증과 어혈 관리를 하였다.
자꾸만 가공식품( 장류, 김치류, 간편식품 등)과 배달음식에 너그러워지는 마음과 손을 단속하는 일에 애를 썼다.
움직이고 먹는 일 외에도, 원적외선을 이용해 복부를 따뜻하게 하는일, 숙면의 시간과 온도를 지키는 일 그리고 무엇보다 처음이자 끝인 스트레스 관리와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그를 위한 기도생활을 놓지 않았다.
결국 이 모든 노력은 대부분의 질병 치료의 실마리인, 염증과 어혈(피의 탁도) 관리하기 위해서였다.
지금시대의 생활환경 등으로 인해 앞으로 나와 같은 병명의 여성 환자들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내가 기록하는 심부자궁내막증(DIE) 관련 기록은 오래도록 웹상에 남을것이다.
그렇기에 더욱 내 투병과 회복 이야기를 그저 개인의 기록처럼 올리거나, 상업적 목적에 욕심을 둔 글로 꾸미는 것이 아닌, 세월이 지나도 가치가 사라지지 않는 글, 오래도록 쓰임이 남는 글을 쓰는 것이 내가 <서른아홉, 이토록 아픈 생리통>연재를 쓰는 이유이다.
마지막으로, 육체와 심적 투병으로 힘든 가운데, 이 글을 보실 독자 '루리' 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