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과 지연은 서로의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시작되었다
그들은 그들이 가지지 못한
커피를 나누고 밥을 나누고 술을 나누며 시간을 나누었다
그러다 그들이 서로가 가진 것들을 나누기 시작할 무렵 지연과 지연은 좋아함과 사랑함의 경계선을 간지러워하기 시작했다
불안정한 지연은 잠깐 사이에도 웃고 울고 분노하고 두려워하였고
불완전한 지연은 다른 감정은 느낄 새 없이
지연의 기쁨과 지연의 슬픔과 지연의 증오와 지연의 불안함에 대해
깊고 완벽히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심만을 가졌다
불안정한 지연과 불완전한 지연은 지금 이곳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있으므로
경계선을 넘기 위해선 하나의 지연은 다리를 잃고 하나의 지연은 팔을 잃어 다리를 잃은 지연이 팔을 잃은 지연을 들쳐 업어야 하고 팔을 잃은 지연이 다리를 잃은 지연을 먹여야 한다는 사실을
둘은 곧 깨달을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뻔하디뻔한 이야기이고
언제나 그렇듯 난생처음 느낄 새로움에 대한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