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형님 57회
흔히 용기란 '두려움을 이겨내는 힘'쯤으로 여기고 그저 마음먹으면 생기는 것쯤으로 치부한다. 그래서 용기를 북돋아준다며 '일단 해봐.', '하면서 배우는 거야'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내게 이런 말들은 무책임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으면 이번에 소개할 문장으로 반박하고 싶다.
용기 있는 삶을 위해 가장 필요한 건?
준비
어떤 일을 해내려면 어느 정도 준비가 필요하다. 준비할수록 실력이 올라가고, 실력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자신감도 쌓인다. 작년에 혼자 자전거 타기를 도전하면서 이 말을 실감했다. 자전거를 타기 위해 처음에는 어린이용 자전거로 두발을 차면서 중심 잡는 연습부터 시작했다. 그다음에는 페달에 한 발만 올린 채로 발을 차면서 중심을 연습을 했고, 양발을 바꿔가며 중심 잡은 연습은 한 다음에 두 발을 페달에 올려서 중심 잡는 연습을 했다. 두 발을 페달에 올린 상태로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되니, 자연스럽게 페달을 밟아보고 싶어졌다. 이렇게 난 잡아주는 사람 없이 혼자서 자전거를 독학했다.
하지만 준비의 딜레마도 있다. 혼자 자전거 탈 때 그렇게 더울 줄 알았다면 자전거 타기에 도전조차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준비하는 과정에서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되거나, 준비 과정이 끝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더 겁이 나기도 한다. 잘하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저 정도는 준비해야 하지 않나?', '난 아직 부족한데?' 같은 생각이 저절로 든다. 직접 하지도 않았는데 눈만 높아져서 오히려 움츠러들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런 마음 가짐이다. 모든 준비를 다 마칠 필요는 없다. 할 수 있을 만큼 준비하고, 준비한 만큼 해보면 된다. 잘 되면 또 다음 것을 준비하고, 잘 안되면 잘 안된 이유를 보완해서 다시 해보면 된다. 하나씩, 차근차근. 한 단계 나아가며 용기를 쌓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