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인간이 되는 방법은 한가지

과나 [사람이 되기 싫은 곰] 에서

by 영감핀 pin insight
인간이 되는 방법은 한가지.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것.
이번 문장은 노래 가사입니다. 다 같이 들어봐요~


요즘 참 인간답지 않게 살고 있다. 하기 싫은 일은 미루고 미루다 진짜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때 하게 된다. 이 글도 그랬다. 미리 쓰려고 마음 먹었지만 무신사 USED 판매 검수가 끝났다는 알림에 정신이 팔렸다. 그 뒤로 글쓰기는 까맣게 잊은 채 웹툰만 보다가 잠이 들어버렸다.


이런 나도 하기 싫은 일부터 하던 적이 있었다.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려고 일어나자마자 뛰러 나갔고, 수영을 배울 때는 일부러 새벽반을 다녔다. 조모임을 하며 기획서를 쓸 때는 단계별로 미리 마감기한을 뒀었다. 심지어 지연될 것까지 고려해서 버퍼기간을 따뤄 두기도 했다.


요즘 내가 왜 이렇게 인간답지 않게 살까 고민해봤다. 박명수 옹이 한 영상에서 해외여행보다 일에서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 적 있는데, 내가 해외여행에 빠져 살고 있는 사람 같다. 특히 지금은 해외여행 가기가 너무나 쉬운 세상이다.


하지만 박명수옹 말처럼 (해외여행도 경험이긴 하지만) 하기 싫은 일 속에서도 분명히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이 문장을 인용한 영상처럼 잠자기나 등긁기, 나만이 아는 냄새를 소중히 할 줄 안다면 더욱 더 찾을 수 있다. 그 즐거움으로 하기 싫은 일을 이겨내는 것이 가장 큰 경험이다.


여기까지 글로 쓰고 나니 내가 하기 싫은 일에서 싫은 부분이 어디있지 명확하게 보인다.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을지, 아니면 잘게 쪼개서 해쳐나갈지 고민하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

keyword
목요일 연재
이전 08화뗏목은 섬에 있을 때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