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도는 시간을 유튜브로 채우다 보니, 어느 날 ‘인생을 게임처럼 만들어라’라는 영상이 내 알고리즘에 떴다. 내용은 단순했다. 달성하기 쉬운 목표를 세우고, 해냈을 때 스스로에게 작은 보상을 주며, 조금 더 어려운 미션으로 넘어가라는 것. 그렇게 인생을 하나의 퀘스트처럼 반복하라는 이야기였다.
이 단순한 영상에 괜히 감명받았다. 나는 인내심이 짧고 목표 없는 인생을 살고 있었다. 늘 누군가의 기대를 따라 공부하고, 취직하고 일하고, 누가 보기엔 엄친딸이라고 할 수도 있는 길을 걸어왔지만 그 끝에서 나는 늘 멍했다. 이 다음엔 어디로 가야 하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이상형에게 바랐던 '똑똑한 머리’, ‘경제력’, ‘건강한 몸’은 사실 내가 나에게 바랐던 모습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번엔 방향을 바꿔보기로 했다. 누군가를 통해 완성되려 하지 말고, 내가 나를 키워보자고.
그동안 타인에게 쏟던 에너지를 나에게 돌려보기로 했다. 나는 각 항목을 세부 목표(ex. 똑똑한 머리 > 독서, 글쓰기, 외국어, 현업스터디)로 쪼개 ‘퀘스트보드’를 만들었다. 지루하고 외로웠던 시간을 조금은 구조화된 게임으로 바꾸는 테스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