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스트보드를 만들고 하나하나 항목을 해나가다 보니, 잡생각이 사라졌다.
첫 주 미션은 단순했다. 런데이 앱으로 주 3회 러닝하기, 하루 20분 독서 & 주 1회 브런치 글쓰기 (그렇다. 사실 이 글을 쓰는 것도 미션 중 하나다.) 그리고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뚜벅이로 다니기.
각 행동에는 보상을 달았다. 러닝을 완료하면 영양제, 독서를 꾸준히 하면 독서대, 뚜벅이 미션은 3만 원 주유권. 다음 행동을 이어가기 위한 작은 동기였다.
생각보다 효과가 있었다. 막연히 “해야지”라고 생각할 때는 미루던 일들이 ‘오늘의 미션’, ‘이번 주의 미션’으로 바뀌자 실행력이 생겼다. 완벽하진 않아도 매일 조금씩 움직이게 됐다.
하루하루 체크하다 보니 조금씩 ‘생활의 근육’이 붙는 게 느껴졌다.
예전에는 귀찮던 일들이 루틴이 됐고, 루틴이 쌓이니 하루가 덜 흔들렸다. 자기 효능감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그리고 전보다 남에 대한 생각이 줄었다. 다른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볼까, 그런 생각들이 점점 사라졌다.
이제는 누가 인정해주지 않아도 괜찮다. 그냥 ‘나 자신으로 충분하다’는 감각이 생기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어떤 날은 그냥 다 귀찮다. 퀘스트를 절반쯤 하다 말기도 하고, 강도를 낮추기도 한다.
그래도 예전처럼 퇴근 후 습관적으로 술을 사고 배달 음식을 시키는 일은 줄었다.
몸이 근육을 기억하듯, 생활도 꾸준히 하면 버티는 힘이 생기는 것 같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꾸준함이 아니라, 그냥 나 자신과의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