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질문..

48년 제정헌법 VS 24년 대한민국..

by Who am I

채연이는 지난 수업이 있은 후 집에 돌아와 한동안 대체 5번이 무얼까 대해 생각했다.


1번. 사회규칙(법)을 정확히 이해하고..

(대한민국 헌법과 그 밑에 따르는 각종 법이겠지?)

2번. 법을 집행하는 주체를 안다

(삼권분립은 이미 배웠잖아. 입법 행정 사법 기관의 종류에 대헤서 배웠고..)

3번. 권력이 움직이는 방식

(민주주의냐 독재냐를 말하는 걸까? 미국이나 유럽에 대해서도 알아야 할까?)

4번. 사회 속에 존재하는 나에 대한 평가

(이건 좀 어려운데.. 일단 나는 국민이니까.. 국민의 4대 의무.. 5대 의무인가?)

그럼 5번은 대체 뭐지?


머릿속의 생각은 아직 뚜렷하지 않았다.

안 그래도 복잡한 입시 준비에 숙제를 하나 더 얻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채연이가 책상 앞에서

멍하니 앉아서 공책에 끄적거리는데 아빠가 방에 들어왔다. 아빠는 웬일로 딸이 이어폰을 끼지도

않고 평소 같지 않은 표정으로 앉아있는 것을 눈치챘다.

채연이는 아빠에게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학교에 새로 온 선생님이 오셨는데, 지금까지

수업하던 것과 좀 다른 것 같고, 오히려 복잡한 질문을 자꾸 던지는 것 같다고. 잊어버리고 싶은데

선생님이 자꾸만 생각난다고

아빠는 조용히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아빠는 이야기를 다 듣더니 질문을 했다.


"채연이는 지금 채연이가 사는 시대가 과거랑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니?"

"네. 물론이죠"

"어떤 점이 다르지?"

"아빠 시대는 스마트폰이 없었던 시대잖아요. 인공지능도 그렇고. 영화만 해도 저희는 넷플릭스, 유튜브를

보지만 아빠는 아직도 공영방송 이런 거 보시잖아요. 그럴 때 보면 아빠는 옛날 사람인 것 같아요.

학교에서도 선생님이 법이야기, 법이 중요하다가 이런 이야기하죠. 그런데 정치인들도 다 나이 든

사람들이고 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저희랑 너무 달라요. 그 사람들은

요즘 기술 이런 거 다 알까요?"

아빠와 이야기를 안 하던 요즘이지만, 막상 이야기를 시작하니 채연이에게서 하고 싶은 말들이 흘러나왔다.

"제 친구들 중에 공부 좀 하고 등급 좋고 한 애들도 법대 간다는 애들 별로 없어요. 의대 이야기 많이 하고

돈 잘 버는 대기업 취업 잘되는 쪽으로 빠지고 싶어 하는데 애들도 다 알아요. 드라마에서 나오는 변호사가 현실하고 다르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아빠는 다시 물었다

"그게 그 아이들의 진짜 이유일까?"

채연이는 좀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저는 법에 관련돼서 좀 오래되고 답답한 이미지가 싫어요. 법대로 하자는 사람이 왠지 사회성도 없어 보이고요. 그냥 제 생각이에요. 성적이 된다면 사람들한테 관심을 많이 받는 쪽으로 지원하고 싶어요"

아빠는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았다. 선생님이 법과 관련한 수업을 했다고 하더라도 채연이의 원래 진로나 성격과 안 맞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왜 선생님이 너희한테 자꾸 그런 질문을 할까 생각해 봤니?"

채연이는 정색을 하면서 아빠를 바라보았다.

"아빠도 선생님 따라 가시는 거예요? 저한테 질문을 또하시면 어떡해요? 저는 그냥 답답한 거라고요.. 아 진짜. 근데 시대 이야기는 왜 하는 거예요"

아빠는 천천히 생각하듯 대답을 했다.

"아무래도 아빠 생각엔 5번이 뭔가 시대적인 것과 관련 있는 것 같아서. 그런데 채연이는 아빠와 시대가

많이 다르다고 했잖아. 만약 우리 둘이 대한민국 테두리 안에 국민이라는 공통점이 없다면, 21세기와 20세기 사람이 완전히 다르다면 어떻게 대화를 하지? 심지어 대한민국 헌법은 40년대에 만들어진 건데, 네 말대로라면 우리 모두는 21세기에 살면서 20세기 옛날 법에 따라 사는 거잖아"

채연이는 말이 잠시 막혔지만, 어렴풋이 아빠의 의도를 알아챘다. 아빠는 어쩌면 채연이보다 5번 답의 눈치를

빨리 챈 것 같기도 했다. 아빠는 '시대가 흘러도 변하지 않는 헌법정신의 가치?' 뭐 이런 걸 말하고 싶은 게 아닐까..?

"솔직히 뻔한 이야기 하시려면 , 저도 알아요.. 국민정신의 어쩌고.. 헌법정신의 어쩌고.. 다 교과서에 나오는

말이잖아요. 에이~ 그런데 너무 책 이야기 하시는 거 아니에요? 요즘 누가 그런 걸 봐요.

중요한 건 현실이라고요"

아빠는 자리를 털면서 일어났다.

"우리 딸이 거의 비슷한 답을 안 것 같네.. 근데 네 말 속에 또 답이 있네?"

채연이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제가요? 답을 안다고요?"

아빠는 말했다

"변하는데 또 변하지 않는 건 대체 뭘까 우리사회에서 그걸 생각해봐"

채연이는 의문에 빠졌다. 대체 뭐라는 거야..

아빠가 방을 나간 뒤 컴퓨터를 켜서 전자책을 검색했다.

아무래도 유튜브는 잘못된 정보가 너무 많으니까, 도서관에 가거나 책을 사서 볼 시간까지도 없고

헌법이 잘 요약된 전자책을 찾는 것이 빠를 것 같았다.

전문: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이렇게 검색 목록에서 요약본을 찾아 읽는 사이, 집중이 흐트러졌다. 폰에서는 제페토 알림이 계속 들어왔다. 메타버스 가상공간 단체방에 있는 2학년 1반 아이들끼리 뭔가 대화를 나누는 모양이었다.

내용을 살펴보니 아이들은 이미 가상공간에서 노예팀과 자유인팀이 나누어져서 자기들끼리 팀전을 벌이고

있었다. 채연이는 알람을 잠시 꺼놓으면서 지금 이 시대는 40년대 제정된 헌법을 말하기엔 너무 복잡하고 바뀌어버린 세상인지도 모르겠다고 잠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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