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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분홍숲 Oct 22. 2023

좋은 엄마가 되고 싶지만

함께 있으면 그만 좀 보고 싶은데 떨어져 있으면 왜 이렇게 보고 싶은 건지. 오늘도 아이가 밖에 놀러 나가고 없는 적막이 가득한 집 안에서 잘 떠오르지 않는 아이의 얼굴과 목소리를 애써 떠올려 본다.


내 인생에서 가장 이상하지만 신기하고, 늘 일탈을 꿈꾸지만 후회되지 않는 아이러니한 일은 아이를 낳은 것, 키우고 있는 것,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솔직히 나는 참 이기적인 엄마다. 아이가 아플 때는 아이가 안쓰럽고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 드는 게 아니라 어린이집을 못 가서 둘이 계속 뒹굴 생각에 망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고 사고 싶은 것도 배우고 싶은 것도 많은 어린 마음을 ‘돈 없어’ 한마디로 입막음해 버리는 단호박 같은 마녀 엄마. 나는 어쩌면 내 그릇의 참을 수 없는 사소함을 알기에 그런데도 끝없이 나만을 바라보고 사랑해 주는 이 작은 영혼에게 한없는 감사를 느끼는 게 아닌가 싶다.


이미 커다란 상처를 주었고 또 지금도 가끔 상처를 주기도 하는 이 보잘것없는 엄마를 아이는 매일 사랑으로 용서해 준다. 그런 아이의 숭고한 사랑이 오늘의 나를 살아가게 한다. 그리고 더 나은 엄마가 되고 싶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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