괄호에 들어갈 알맞은 말을 고르세요, 하는 사지선다형 문제에 그리고, 따라서, 게다가, 그렇지만. 답은 ‘그렇지만’인 문제였다. 한 학생이 손을 들었다.
S: 게다가, 뭐예요?
T: 앞에 말한 것에 뭔가를 더한다는 뜻이에요.
S: ‘그리고’하고 똑같아요?
T: 더한다는 점에서는 ‘그리고’와 비슷해요. 그런데 ‘게다가’는 좋은 것에 좋은 것, 나쁜 것에 나쁜 것을 더해요. 집이 깨끗하다. 게다가 월세도 싸다, 나시를 씨는 말을 잘한다. 게다가 일도 잘한다. 이런 식이에요.
(좋은 것+더 좋은 것, 나쁜 것+더 나쁜 것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런데 비슷한, 그러니까 경중을 가리기 어려운 좋은 것, 나쁜 것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게 포인트인 듯)
이해를 쉽게 하려고 다음과 같은 예를 들려주었다.
후엔 씨는 친절하다. 그리고 한국어도 잘한다.
후엔 씨는 친절하다. 그리고 한국어를 못한다.
후엔 씨는 친절하다. 게다가 한국어도 잘한다.
후엔 씨는 친절하다. 게다가 한국어를 못한다. (어색)
과자가 맛있다. 그리고 싸다.
과자가 맛있다. 그리고 비싸다.
과자가 맛있다. 게다가 싸다.
과자가 맛있다. 게다가 비싸다. (어색)
사과가 맛없다. 그리고 비싸다.
사과가 맛없다. 그리고 싸다.
사과가 맛없다. 게다가 비싸다.
사과가 맛없다. 게다가 싸다. (어색)
확인할 겸 학생들에게 ‘게다가’를 넣어 문장을 만들어보게 했다. 대체로 잘했지만, 한 학생이 이런 문장을 만들었다. 우리 회사는 잔업이 없다. 게다가 집에서 멀다.
나는 잠시 머뭇거렸다.
T: 잔업이 없으면 좋아요, 안 좋아요?
S: 안 좋아요, 돈 많이 벌 수 없어요.
왜 그런 문장을 만들었는지 알 수 있었다. 뭐가 좋고 나쁜 건지는 사람에 따라, 혹은 상황에 따라 다른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