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땅콩버터를 사과에 발라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얼핏 굳이 왜 같이 먹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각자의 질감이 잘 어우러질까? 하지만 이미 식재료가 집에 있는데 안 먹어볼 이유가 없었다. 호기심도 해결할 겸 바로 다음 날 아침 식사로 땅콩버터 사과 샐러드를 준비했다.
만들기 전에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 봤다. 샐러드란 게 그렇듯 꼭 뭘 넣어야 한다는 원칙 따위는 없었다. 나는 어쩐지 셀러리와 토마토도 함께라면 더 상큼하고 좋을 듯해 추가했다. 다 넣고 버무리는 경우도 많던데, 그러지는 않았다. 나는 팥빙수도 그대로 두고 살살 먹는다. 첫 번째 이유는 섞으면 아름답지 않아서이고, 두 번째 이유는 다양한 맛으로 즐기고 싶어서다. 그러니까 예쁜 팥빙수를 쳐다보면서 첫 숟가락에는 팥을 빼고 먹고 다음에는 팥을 넣어서 먹거나 어쩌다가는 떡만 먹기도 하고, 그런 식이 좋다. 매번 조금씩 다른 당도와 식감을 느낄 수 있으니까. 샐러드도 마찬가지다.
취향대로 만든 땅콩버터 사과 샐러드는 만족스러웠다. 질감이 다소 어색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조합이 꽤 괜찮았다. 꾸덕한 땅콩버터는 리코타 치즈를 먹을 때처럼 조금씩 떼어먹으면 되었다. 어쩌다 먹던 땅콩버터, 앞으로 푹푹 줄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