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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살이-열여덟달차(23.2월)

통신요금 천국- 인도

by 소전 India Apr 01. 2025

인도 생활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이 통신요금입니다. '지나가는 강아지도 휴대폰을 사용한다.' 라는 말처럼 아주 저렴하게 한달요금이 299루피(한화 약 4,700원) 입니다. 하루 2G 데이터에 무제한 통신과 100통의 메시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가 소진되면 면 낮은 속도로 전환되어 사용이 가능합니다. 데이터가 부족한 경우에는 30일 기한으로 30G를 180루피(한화 약 2,800원)에 충전이 가능합니다. 또한 앱으로 가족들의 요금이나 데이터 충전은 물론 타인에게 선물 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지난 2022년 월드컵 경기 때는 GIO사의 월드컵 전용팩(50G 데이터)을 300루피에 구입하여 생생한 고화질로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포털의 정책으로 외국에서 동영상 시청이 막혀있어, 월드컵 경기를 GIO-시네마에 접속하여 이를 거실에 있는 TV와 연결하여 시청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있었습니다. 


인도의 대표적인 통신회사들의 로고(출처 : india business upturn)인도의 대표적인 통신회사들의 로고(출처 : india business upturn)


릴라이언스사 암바니 회장의 과감한 투자 덕분에 인도사람들은 모바일 폰을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그 당시 인도 통신사들은 에어텔을 선두로 보다폰, BSNL등 기존 업계가 자리를 잡고 있었고, 3G 모바일 데이터 1GB 사용료가 약 300루피(약 4,500원) 정도였다고 합니다. 2016년 8월에 ‘지오(GIO)’라는 통신사를 설립하면서 가격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GIO는 4G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파격적인 가격을 적용하였고, 기존 사업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경쟁사들이 유선 통신망에서 3G, LTE 서비스 등 무선으로 제공하면서, 기존 통신망 유지에 막대한 인력과 비용이 드는데 비하여 GIO는 기존 서비스 순서를 무시하고 4G 무선망을 구축하여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다른 회사보다 더 낮은 가격을 도입하여 인도의 통신시장 구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를 인도에서는 지오 임팩트(GIO impact)라고 합니다. 현재 인도의 통신시장은 GIO가 점유율 1위이고 그 뒤를 이어 에어텔(27.5%), 보다폰(23.5%), BSNL (9.9%),  MTNL(0.9%) 순입니다. GIO임팩트 초기에 저가의 피처폰을 보급하고, 유심을 공짜로 제공해 기존 고객을 유치한 것이 불공정한 거래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파격적인 마케팅 덕분에 인도 사람들은 양질의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하고 4G로 이동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2년 말 기준으로 인도의 모바일 가입자수는 12억명이고 이중 GIO는 4억명 이상을 고객으로 확보하여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7천8백만명,22년 기준) 이에 비하여 우리나라는 2018년도에 참여연대에서 청구한 이동통신사의 원가공개 정보공개 청구에 대하여 승소를 하였지만 아직 시원하게 공개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인도의 보안인증 화면(OTP) (출처 : www.paisabazaae.com)인도의 보안인증 화면(OTP) (출처 : www.paisabazaae.com)


인도의 보안 인증절차도 저렴한 통신요금과 같이 편리합니다. 회원 가입부터 본인 인증, 은행 업무 등 모든 본인 확인 절차를 휴대폰 문자 서비스를 통한 OTP(One Time Password)를 사용합니다. 우리나라 경우에는 PC를 보안인증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 등 여러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저장하고 인증서를 통해서 암호를 입력해야 본인 인증이 완료됩니다. 가끔 비밀번호를 바꾸는 경우에 본인 명의 핸드폰으로 보내오는 인증 문자를 사용하는데, 인도의 OTP가 바로 이런 방식입니다. 우리나라처럼 일일이 이름과 핸드폰 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4자 또는 6자 메시지를 받아 입력하면 됩니다. 인도는 PC보급률이 낮고,  지방마다 다른 언어, 그리고 각 금융기관 등에서 요청하는 서류가 각기 다르고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GIO임팩트 덕분에 통신요금이 저렴해지고 휴대폰 보급이 늘면서 도입된 제도로 볼 수 있습니다. 인증 수단으로 휴대폰 유심(USIM)을 사용하다 보니 유심을 구입하는 절차가 조금 까다롭습니다. 우리나라는 신분증 사본을 요구하지만, 인도는 여권을 제출해야 하고, 본인 사진을 찍어야 합니다. 또 사진을 촬영할 때 눈을 감고 뜨는 장면을 반드시 포함시켜 본인확인을 철저하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본인 인증 방식처럼 이름, 생년월일, 핸드폰 번호를 입력하는 불편함은 없습니다. 하지만 번호 변경은 유심을 사서 바꿔끼면 바로 변경되는데 비하여, 은행에 등록된 전화 번호를 바꾸는데 한 달 이상 소요되었습니다. 휴대폰 번호 변경신청서를 서면으로 작성하여 은행으로 우편으로 발송하고 은행이 신청서를 확인하고 승인하는데 거의 한달이 소요되더군요. 한 달 동안 열심히 유심을 변경하면서 송금하였던 속 터지는 일도 있었습니다.


유심만 있으면 핸드폰 구매, 교체가 자유롭습니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통신사 사무실이나 인터넷으로 휴대폰과 유심을 구매하지만, 인도는 유심만 구매하면 휴대폰의 기종에 상관없이 이나 기종, 종류에 상관없이 바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주로 핸드폰은 오프라인 매장이나, 인터넷 쇼핑목을 통하여 구입합니다. 인도가 워낙 넓다 보니 무선 기지국 범위도 한계가 있어 지역별로 잘 터지는 통신사와 그렇지 않는 통신사가 있습니다. 인도에서 판매되는 휴대폰이나 스마트폰은 대부분 2개의 유심을 넣도록 설계가 되어 있고, 다른 통신사의 유심을 추가로 구매해서 사용하면 장소에 관계없이 통화 품질을 유지하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저렴한 통신 요금, 쉬운 보안 인증 절차에 비해 통화품질은 좋지 않습니다. 통화중 전화가 갑자기 끊어지기도 하고, 차량을 타고 이동할 때 통화감도가 떨어지며, 화상회의시 화면이 멈춰 등 먹통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유는 여러가지겠지만, 인구 대비 이용자수가 많고 중계기 등 기반 시설이 부족한 것이 원인인 것 같습니다 혹시 인도에 계신 분과 통화를 할 때 멈춰있거나 상대방의 말이 잘 들리지 않더라도 양해를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래도 제가 처음 인도에 도착한 1년 8개월 전보다는 사정이 많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도의 5G 시대 개막(출처 : Busimess india.com)인도의 5G 시대 개막(출처 : Busimess india.com)


인도의 통신환경도 4G에서 5G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22년 10월부터 일부 대도시를 시작으로 5G 서비스를 실시하였습니다. 릴라이언스 지오의 경우 4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1년 6개월 안에 전국에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에어텔도 13개 도시를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해 오는 24년 3월까지 5,000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5G 개막 행사에서 모디 총리는 인도의 인터넷 데이터 비용이 세계에서 가장 싸다며 정부는 이용자들이 많은 돈을 내지 않게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4G처럼 전 국민이 저렴하게 사용하는 통신환경을 구축한다면 디지털 신경망을 구축하여 또 다른 인도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디총리는 집권 초기에 인도를 코끼리에 비유하면서 '긴 잠에서 깨어나서 일어나는 코끼리'라는 비유를 했고, 여러가지 개혁 정책을 계획하고 추진하여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발전과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카스트 신분제도와 관료주의이지만, 해마다 원어민 수준의 영어와 유투브 그리고 스마트 폰으로 무장한 젊은이들이 매년 약 4천만명씩 배출된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5G의 도입으로 인도는 더욱 더 개방과 발전에 속도를 낼 것 같습니다. 거대한 인도를 5G로 묶어 하늘을 나는 코끼리로 변하는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끝//


2023년 2월, 인도에서 소전(素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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