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곰비 Dec 21. 2019

해외학위 없이 영국 런던에서
디자이너로 취업하기 (1)

UX UI 디자이너 정규직 서류전형 뽀개기

영국 런던 현지 회사 UX UI 디자이너 정규직 취업 프로세스는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5가지의 단계를 거칩니다.


1. 서류 지원


2. 인터뷰

2-1. 전화 인터뷰

2-2. 화상 인터뷰

2-3. Face to Face 인터뷰


3. 디자인 과제

3-1. 디자인 과제

3-2. 디자인 프레젠테이션 및 토론


4. 임원면접


5. 최종 오퍼 및 연봉 협상, 계약서 사인



서류전형 뽀개기


1차 서류전형은 회사마다 천차만별입니다. 같은 디자인 직군이라면 어느 정도 정형화가 되어있는 한국과는

다르게, 런던은 똑같은 UX UI 디자인 직군이라도 분야마다, 인하우스냐 에이전시냐, 회사 규모에 따라 정말 다릅니다.


만약 갓 대학을 졸업했거나 경험이 별로 없는 주니어라면, 최대한 많이 지원을 해보는 게 좋고요,

그렇지 않다면 나의 한정된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내 커리어적 강점과 약점을 파악한 후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 자신의 강점, 약점 알기 (Self-awareness)


같은 디자이너 직군이라고 할 지라도 영국에서 학사, 석사를 한 경우와 하지 않은 경우가 조금씩 다르고 또 시민권이 있냐, 비자 스폰이 필요하냐의 경우는 또 다릅니다.


예를 들어, 똑같은 UX UI 디자이너 직군이라도 빅토리아 앨버트(V&A) 박물관 공고와 런던 이스트의 신생 스타트업 디자이너 공고가 떴다고 봅시다. 취준생 A는 영국에서 오래 살진 않았지만 최신 트렌드와 소프트웨어에 밝을 시. 어디가 더 유리할까요? 물론 세상에 '불가능'한 일은 없지만, 내 한정된 시간을 생각한다면 영국의 역사와 문화를 잘 알고 있어야 하는 빅토리아 박물관보다는 연령대가 좀 더 낮고, 다양성과 포용력을 좀 더 중요시할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이 합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같은 석사를 했지만 시민권이 있는 A와, 비자 스폰이 필요한 B가 있을 때, B는 아무래도 비자 스폰을 해줄 가능성이 높은 다국적 기업에 많이 지원하는 것이 훗날 커리어를 생각했을 때 더 좋겠죠.  


말이 50개, 100개 지원하는 게 쉽지 일일이 자기소개서 쓰고 검수받고 하다 보면 가장 내가 붙을 것 같은 회사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합니다. (물론 정말 최선을 다해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그것을 먼저 지원하는 것이 맞지만, 우선 내 손안에 들어온 오퍼가 많아야 그 안에서 골라가는 게 가능해집니다. 저는 제가 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회사들이 vacancy가 있진 않았어서, 이렇게 했어요.)



(2)-1. CV 작성


디자이너의 CV는 크게 다르다고 느껴본 적이 없고, 요즘 영문 CV 작성법은 인터넷에 쳐도 너무 많이 나와서 넘어가겠습니다.  


(2)-2. Cover letter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데요, 저는 아무리 디자이너라도 커버레터가 정말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딱딱하게 내 경력만 나열된 CV 말고, 커버레터에는 내 동기, 내 생각, 내 커리어 계획 등 왜 나를 뽑아야 하는지 문장으로 어필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회사 측에서 커버레터를 옵션으로 해놓았더라도 무조건, 쓰는 걸 추천드립니다. 정말로 간절하게 가고 싶은 회사라면, 진심을 다해서 커버레터를 쓰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저는 copy and paste를 했다는 인상을 주기 싫어서 일일이 회사마다 2-3일간 진심을 다해 커버레터를 쓰고, 원고 검수를 받았는데요. 어떤 유럽 친구는 자기는 커버레터를 그냥 '한 줄'만 쓰고 끝낸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유인즉슨, 회사를 다니는 사람은 100개-1000개 정도의 엄청난 양의 서류를 보고, 그 서류를 다 읽으려면 커버레터는 읽지도 않고 쓰레기통으로 처박혀진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래서 제 커버레터를 보고는 왜 이렇게 시간을 낭비했냐며, 자기는 커버레터에 "당신의 시간이 중요하다는 걸 압니다. 전 그걸 존중합니다. 그렇기에 저는 커버레터를 이렇게 마무리하겠습니다." 이렇게 쓰고 낸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전 솔직히... 웃음이 나왔습니다. 1. 그 한 줄 본다고 감명받아 그 사람을 인터뷰에 초대할 정도로 강력한 이유가 될 것 같지도 않으며, 2. 커버레터를 쓴다는 건 지원자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는 의미인데, 안 쓰려고 뭔가 되지도 않는 꼼수를 쓰는 것 같고 3. 그 유럽 친구가 영어를 잘한다 하더라도 결국 원어민이 아니니까 커버레터 쓰고 검수를 받는 과정을 거쳐야 할 텐데, 그게 약점이니까 피하고 싶은 게 너무 티가 났습니다.


실제로 시간이 지나고 이 방법이 효과가 없었다는 것이 드러나기도 했고요.

 

저는 회사에 붙더라도, 그 많은 양의 커버레터를 꼼꼼히 읽어보고 신중하게 지원자를 검토하는 회사에 가고 싶어서, 커버레터를 열심히 썼습니다.




(2)-3. 포트폴리오


좋은 포트폴리오의 기준이란 너무도 넓고 방대해서 이건 분야에 따라, 회사에 따라 천차만별이라 어떻게 이야기할 수가 없어요. 그 회사가 중요시하는 기준이 '논리적 문제 해결 과정'인지, '창창한 비주얼'인지, 회사가 갖고 있는 Product 나 클라이언트와 비슷한 '프로젝트'인지. 다 다르죠.


그런데 저는 이미 영국 출국 전 PDF 버전 포트폴리오/ 개인 홈페이지/ 포트폴리오 북 이 모두를 공들여서 만들어놓고 갔고, 지원서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일일이 고치진 않았어요. 포트폴리오를 내 디자인적 강점과 관심을 100%로 보여줄 수 있는 상태로 만든 다음, '이러한 나'를 받아들여주는 회사에 가자고 생각했어요. 저를 떨어뜨린다면 저와 맞지 않는 거니 붙어도 괴로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기본적인걸 말씀드린다면 대부분 PDF로 제출하는 한국과는 다르게, 유럽 (스웨덴, 영국)은 홈페이지 링크를 냅니다.


형식이 다르다는 건 참 많은 걸 의미하는데요,


PDF는 내용 순서가 정해져 있고,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미디어에 한계가 있는 반면,

홈페이지는 영상 첨부, GIF 파일, 홈페이지 디자인 등등 표현이 다양하고,

첨부할 수 있는 용량 제한도 없으며, 내가 많은 내용을 넣어도 인터뷰어가 원하는 내용을 선택해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방법이 다르니 대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보여줘야 할지 감이 잡히실 거라 생각합니다.


여기부터는 Extra tip입니다.




회사의 지원과정을 보면 이 회사가 무엇을 중요시하는 지를 알 수 있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self-awareness와 어느 정도 맞닿아 있는 이야기인데요. 회사의 지원과정 시스템을 보면 사람을 뽑을 때 지원자의 어떤 역량을 중요시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1차부터 포트폴리오를 제출하라 할 경우, 포트폴리오 실력으로 스크리닝을 한다는 뜻이겠고,

1차에서 포트폴리오는 제출 안 하고 고등학교, 대학교 성적만 줄곧 적으라는 곳도 있습니다.

1차는 CV만 보고, 2차에서 포트폴리오를 제출하는 곳도 있고요.

1차에 CV와 포트폴리오를 내는데, 우리 회사에 왜 가고 싶은지 엄청난 질문과 에세이, 각종 수수께끼 같은 질문에 답을 써내라는 곳도 있습니다.


저는 두 번째 경우는... 고등학교 성적 일일이 찾아서 적으려다가 이건 내가 시간을 내서 지원서를 써도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원서 적다가 제출 안 하고 다른 회사 지원하는데 시간 더 투자했습니다.

(만약 제가 해외 학위가 있었고 성적까지 좋았다면 그건 당연히 지원하는 게 유리했었겠죠.)



엑셀에 그동안 지원한 회사 목록 적어서 Tracking 하기


취준 기간이 길어지고 지원한 회사들이 많아질 즈음, 내가 언제 어떤 회사에 지원했는지도 헷갈릴 겁니다. 특히나 영국은 채용 프로세스가 길어서, 지원해놓고 거의 까먹어갈 즈음 인터뷰 연락이 오는 경우들이 있어요.


지원할 시점부터 엑셀 파일을 만들어놓고, 간단히 그 회사에 대한 노트를 해서, 연락 있을 때마다 1차, 2차까지 갔는지 틈틈이 업데이트하는 게 좋습니다.


이런 파일이 있으면 나중에 불합격을 하더라도 내가 어떤 회사에 많이 붙었는지, 2차에서 떨어지는지 3차에서 떨어지는지, 약점을 알고 그것에 집중해서 고칠 수 있거든요.


내가 1차에서 주로 떨어진다면 내가 나를 표현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걸 의미하고,

2차에서 떨어진다면 인터뷰, 3차에서 떨어진다면 디자인 역량 테스트의 문제 등등 내가 계속해서 부딪히는 지점이 어디인지, 그걸 정확히 알고 그것부터 고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 만약 한 회사의 인터뷰까지 갔다가 떨어져서 다시 처음부터 지원을 해야 할 경우, 우선 인터뷰까지 갔다면 다시 새로운 회사를 지원할 때 포트폴리오나 CV를 전면 수정할 필요는 적다는 뜻이에요. 인터뷰 연습을 주로 하시면 됩니다.




                                해외 학위 없이 영국 런던에서 디자이너로 취업하기 (2)에서 계속

                                                 https://brunch.co.kr/@silver-rain/21






이전 05화 스웨덴 취업의 빛과 그림자 - 무급 인턴십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